EZ EZViwe

금융권 빈자리 '모피아 출신' 잠식…관치금융 부활

금융당국 금융권 인사개입 지적…시민단체·정치권 논란 가열 전망

노병우 기자 기자  2013.06.08 12:39:1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알짜자리로 불리는 주요 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소위 '모피아(옛 재무부(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 인사가 잇따라 내정된 가운데 관치(官治)금융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과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각각 임영록(행정고시 20회) KB금융 사장, 임종룡(행정고시 24회) 전 국무총리실장이 내정됐다.

그동안 민간 금융회사인 KB금융 회장 자리는 늘 민간 몫이었지만, 지난 1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관료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회장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줘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현상은 금융지주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국제금융센터 원장으로 김익주(행정고시 26회) 전 기획재정부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장이, 여신금융협회장에도 김근수(행정고시 23회) 전 재정경제부 국고국장이 선임됐다.

또 오는 7일 임기가 만료되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자리에는 후임으로 홍영만(행정고시 25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서는 최경수(행정고시 14회) 전 현대증권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순수 금융인 출신이지만, 민영화를 이유로 '제한적 임기(통상 3년인 임기를 절반으로 제한)'를 부여받아 온전한 인사라고 보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정권 초 모피아 출신들이 금융사 CEO자리에 내정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관치금융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관치 금융 제기 논란이 부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면 반박하며, 입을 모아 비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민주화에 역행하는 관치경제가 금융 분야에서 부활하고 있다"며 "관치금융의 퇴행적 역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6월 국회에서 단단히 제동을 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BS금융지주회사 임기가 얼마 안 남았고 감사결과도 하자가 없다"며 "회장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갈등요인을 없애는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노조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출근 저지 투쟁에 본격 돌입했으며, 노조 측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