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마음치유사⑥] 기아차 고객센터 '키다리아저씨'는 누구?

조경화 에스엘컨설팅 EAP전문가 "고민 털어놓을 편안한 상대 필수"

이혜연 기자 기자  2013.06.07 17:31:1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소비자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는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속 시원히 긁어주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바꿔 말하면 상담사들의 풀리는 스트레스는 업무성과와 반비례 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기아자동차 고객센터에 나타난 '키다리아저씨'가 감정노동에 지친 상담사들의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는 소문에 직접 찾아 나섰다. 

"기아자동차 고객센터 상담사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하면서 상담사에게 다소 꺼려졌던 상담문화가 이제는 너도나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고민창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에스엘컨설팅 소속의 조경화 EAP전문가가 소문난 '키다리아저씨'의 주인공으로 조 상담사의 말은 다소 차분하지만, 안정감이 배어 있었다.

조 상담사에 따르면, 에스엘컨설팅은 사회 심리지원 서비스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모여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직무능력향상을 위해 업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단체로 지난 4월 엠피씨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조경화 EAP전문가는 기아차 고객센터 내에서 소문난 '키다리아저씨'의 주인공으로 불리며 감정노동에 지친 상담사들의 멘토 역할과 고민을 들어주는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 기아자동차  
조경화 EAP전문가는 기아차 고객센터 내에서 소문난 '키다리아저씨'의 주인공으로 불리며 감정노동에 지친 상담사들의 멘토 역할과 고민을 들어주는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 기아자동차

지난 10여년간 기아자동차 고객센터를 위탁운영해온 엠피씨는 이곳의 상담사들의 업무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에스엘컨설팅 심리상담사를 도입했다. 매월 2회씩 고객센터를 방문하는 조 상담사는 1대1 상담을 중심으로 상담사 마음치유와 근로자지원 상담을 진행 중이다.

"최근 근로자의 업무 스트레스에 대한 행복지수는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콜센터 상담사는 감정노동, 악성민원 등 수많은 스트레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심리 상담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조 상담사는 상담사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하면서 콜센터 내 작업환경 개선과 감정노동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다음은 조경화 에스엘컨설팅 EAP전문가와의 일문일답.

-기아자동차 고객센터 상담사와의 심리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나.
▲처음에는 상담사들이 심리 상담이라는 부분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에 심리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는 적었다. 하지만 최근 감정노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인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점에 만족을 느끼며 재방문하는 경우도 늘었다. 특히, 에스엘컨설팅의 경우 심리 상담뿐이 아니라 근로자가 업무에 집중하고 직장생활을 즐길 수 있는 해결방안을 공유, 제시하고 있다. 상담 진행은 매월 2회씩 진행되며, 1명당 50분씩 일대일 상담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사전에 상담사에게 비밀로 진행되는 상담과정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동의서를 작성해 상담사들에게 편안한 상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래서 심리상담사를 찾은 상담사는 상담이 진행되면 본인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왜 키다리아저씨로 불리는가.
▲정확한 명칭은 EAP전문가이지만, 이 명칭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문가라는 딱딱한 명칭보다 키다리아저씨라는 캐릭터를 설정해 상담사들에게 따뜻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었다. 명칭을 바꾼 뒤, 상담사들이 친근하게 심리 상담을 신청하고 있다. 상담사들과 상담이 끝나면 그에 대한 피드백이 전달되는데, 나로 인해 고민이 해결됐다는 뿌듯함과 누군가를 도왔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심리상담사가 바라본 콜센터 작업환경은 어떠한가.
▲보통 근로자는 사람관계에 대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상담사는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 강도가 매우 높다. 특히 상담사는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객의 성향을 읽어내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상담사들에게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관계에 대한 자아분석과 타인의 이해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심리 상담의 중요성은.
▲상담이란 본인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는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업무 스트레스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없다. 근로자의 경우 업무 스트레스가 쌓이면 업무에 대한 의욕 저하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콜센터 상담들에겐 고객으로부터 화를 받아내는 단계,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심리 상담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중증의 경우 전문가를 연계하는 과정도 진행되며 상담사의 불만과 스트레스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예방법이 필요하다.

-심리상담사 직종의 향후 전망은.
▲심리상담사는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선 본인의 마음치유가 우선이다. 최근 심리상담사 직종이 유망직종으로 불리는데,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해선 상담심리학회 이외에도 한국코치협회 등 심리상담 관련 단체에서 제공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약 140시간 내외의 실습시간을 채우며 본인의 상담준비가 필요하다. 실습과정은 주로 지인을 대상으로 실습 대상과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본인만의 상담 능력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