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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예견된 리콜…판매 상승세 급제동 왜?

국내 '연료탱크 불량' 3600대…안일한 대처 논란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6.05 17: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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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올 뉴 퓨전'은 출시 전부터 엔진 불량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제기된 모델이지만, 포드코리아는 출시를 강행하면서 지금은 포드의 판매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 포드코리아  
'2013 올 뉴 퓨전'은 출시 전부터 엔진 불량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제기된 모델이지만, 포드코리아는 출시를 강행하면서 지금은 포드의 판매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 포드코리아

[프라임경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종횡무진하던 포드의 판매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포드 일부 차량에서 연료 누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40만대 이상 리콜 진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리콜에 대한 대응마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브랜드 이미지 하락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드 차량 다수에서 또 다시 연료탱크 누수로 인한 결함이 발견, 글로벌 시장에서 46만5000대가 리콜 처리된다.

리콜 대상 차량은 △퓨전 △익스플로러 △토러스 △플렉스 △링컨 등으로 포드의 대다수 모델에 해당되며 아직 이번 결함으로 인한 화재나 충돌 등의 사고는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포드가 최근 잦은 불량으로 리콜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이러한 불량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美서 리콜된 퓨전 '출시 강행' 수입차 5위 등극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신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던 포드코리아는 미국에서 날아온 리콜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출시를 보름 정도 앞둔 2013년형 올 뉴 퓨전에 장착된 '에코부스트' 엔진에서 화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포드 본사는 지난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에코부스트(EcoBoost)' 엔진을 탑재된 퓨전(1만5833대)과 이스케이프(7만3320대) 차량 총 8만9153대에 달하는 자발적인 리콜을 시행했다. 리콜 사유로는 해당 차량 엔진이 작동 중 과열돼 화재가 발생한 사건들이 신고된 데 따른 것이었다.

결국 포드는 결함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 대해 리콜을 진행해야만 했다.

반면 당시 포드코리아는 과감한 투자와 신차 출시로 국내에서의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퓨전 출시를 강행했다. 물론 위험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포드코리아도 나름대로 반입과정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모델만을 판매하는 등 판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포드코리아는 퓨전 판매 상승세에 힘입어 전년(4월 말 기준) 대비 51.7% 증가한 2055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소비자원 요청엔 33대만…브랜드 이미지 하락 우려

그러던 중 지난 2일, 포드 본사는 자사 차량 연료탱크에서 연료 누출 가능성이 발견되자 세계 각지에 팔려나간 46만5000대를 리콜키로 결정했다. 리콜 대상 45만5000대 차량 가운데 △미국 39만대 △캐나다 2만3000대 △멕시코 7600대 등에서 팔렸으며 나머지는 유럽·남미·아시아 등지에서 판매됐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일부 차종을 리콜하기로 했다"며 "정확한 규모나 차종은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지만, 대략 3600여대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이 된 △퓨전 △익스플로러 △토러스 △링컨(MKS·MKT·MKZ) 등은 모두 2013년식이다. 특히 퓨전 차량은 안전에 대한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시를 강행했던 만큼, 포드 이미지 하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문제로는 포드코리아가 이러한 유사 결함으로 얼마 전에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지적받은 바 있다는 대목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은 포드 일부 차종(익스플로러·토러스·링컨 MKS)에 대해 연료탱크 불량으로 포드코리아 측에 국내 판매 차량의 해당여부 및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포드코리아는 국내에서 판매된 2012년형 토러스, 링컨 MKS 등 총 33대에 대해서만 리콜을 진행하는 데에 그쳤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떻게 보면 4월에 있던 리콜은 이번 문제와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약간은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즉 "4월 리콜은 연료탱크 자체 불량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연료탱크에 있는 파이프에 결함이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포드코리아가 국내 리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것으로 밝혀진 만큼, 업계에서는 최근 급상승세를 보이던 판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