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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호남광풍, 민주당 사태심각성 "알랑가몰라"

호남지지율 압도적 격차…民-安 선 긋기 본격화

김성태 기자 기자  2013.06.03 12: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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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민주당의 속이 타고 있다. 안철수 바람이 호남지역에서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안풍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호남지역에 불어온 바람은 오히려 거세질 뿐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는 민주당의 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안철수 신당 창당 때 정당 지지도' 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1%p)에서 안철수 신당은 26%를 기록, 새누리당의 29%에 3%포인트 뒤쳐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민주당은 12%에 그쳤다.

지역별 지지도에서도 안철수 신당은 호남 지역에서 40%의 지지율로 민주당(18%)과 새누리당(9%)를 크게 앞섰다. 이는 호남에서의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수준에 올라섰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북지역으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주KBS와 전주MBC, 전북도민일보가 전북도민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도 ±3.1%p)를 실시해 지난달 28일 보도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45%로, 민주당 지지도(22.8%)의 배에 달했다.

또,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31일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간 공개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8%p)에서 안철수 신당은 충청(43%), 호남(48%)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이던 호남에서 30.9%, 수도권에서 9.2%를 얻는데 그쳤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풍'에 대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 것에 대한 반작용이며, 사실상 안철수 신당은 실체가 없는 거품"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또, 최근 여론조사들과 관련 "안철수 신당이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창당된다는 가정 아래 별 다른 의미가 없다"며 "민주당이 본격적 혁신에 나선 만큼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지른 것에 대해 "민주당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상한 결과"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이 추구하는 혁신은 '진정성이 결여된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용섭 의원은 "민주당 조직은 권력정치시대의 선거용 조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바로 국민에게 혁신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환골탈태하는 혁신의지를 보여줬었어야 했는데 실기했다"며 "이 결과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기대감 때문에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 상례인데도 정체 내지는 하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혁신의 생명은 진정성과 실천인데 지난 5월16일 광주혁신선언은 구호에 그친 이벤트로, 국민들은 진정성이 없는 혁신에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표'로만 보고 지방정부와 의회를 중앙정치의 동원세력으로 이용하다보니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간 선 긋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지난달 3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나와 안철수 의원의 독자 세력화에 대해 "여당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며 경계했다. 사실상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는 '새누리당의 2중대'라는 것.

안 의원은 자신의 독자노선 선택에 대해 민주당이 자신의 정책이나 혁신으로 승부하지 않는 점을 꼬집으며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며 맞불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안 의원은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최종 리허설을 겸한 데뷔전을 치른 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당으로 민주당과의 진검승부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민주당 아성이었던 호남지역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과 예측할 수 없는 혈전이 예고되며, 지역의 정치적 지각은 요동을 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크게 앞서고 있는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 간의 호남사수를 위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안 의원 측의 공세에 어떤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