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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명문학군' 송도, 강남·목동 그 이상

미 최고사학 채드윅국제학교·뉴욕주립대 안착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5.31 16: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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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들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맹모'.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의 집념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일도 없는 게 이 땅의 부모들이다. 강남 집값이 뛴 것도 교육환경 덕이 컸다. 그러나 '강남 8학군'도 이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다. 요즘 대세는 '송도'다. 21세기 신(新)맹모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신흥 명문학군, 송도의 교육환경을 살펴봤다.

맹자와 그 어머니는 처음 공동묘지 근처서 살았다. 맹자는 그곳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방울 하나를 주워와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이야 디이야"하며 날마다 흔들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맹모는 아들이 자칫 상여꾼이 될까 싶어 저잣거리로 이사를 결심했다. 현대적 개념으로 보면 맹모는 교육환경론자였던 셈이다.

저잣거리로 이사한 맹모, 강북 집을 팔아 부득불 강남에 전세를 얻어 자식을 강남 8학군에 보내는 요즘 부모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새로 이사한 곳도 시답잖다. 천 쪼가리를 하나 가득 쌓아놓고 "골라, 골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야"하면서 손뼉을 쳐대기 시작한 것이다. 

   ⓒ 포스코건설  
ⓒ 포스코건설
맹모는 다시 이사를 결심, 이번에는 서당 근처로 집을 옮겼다. 그제야 아들 맹자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운운하며 책을 읽었다고 한다.

'맹모삼천지교'는 오랫동안 우리네 부모들에게 '금과옥조'처럼 내려져 왔다. 유학 간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부부가 생이별을 하기도 하고, 학원비를 벌기위해 파출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학군도 아닌 학원에 따라 집값이 형성됐을까.

◆신맹모 송도에 모이는 까닭은?

그러나 '강남 8학군'도 21세기 신맹모들에겐 옛말일 뿐이다. 그들의 눈은 이미 '송도'를 향해 있다. 신맹모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은 송도, 그곳은 이미 우리나라 교육1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공립만 12곳이 넘는다. 먼저 초등학교로는 △신정초 △해송초 △명선초 △신송초 △송원초 △먼우금초 6곳이 있으며, 중학교는 △신정중 △해송중 △신종중 3곳, 고등학교는 △해송고 △신송고 △연송고 3곳이 위치해 있다.     

   채드윅국제학교 이미지컷. ⓒ포스코건설  
채드윅국제학교 이미지컷. ⓒ포스코건설
숫자만 우세한 게 아니다. 서울 대비 학업수준도 뛰어나다. 서울 강남 또는 목동에 준하는 학력수준을 갖췄다는 게 부동산업계 전언이다. 일례로 지난 2011년 전국적으로 시행된 학업성취도평가에 따르면 해송중 경우 서울 반포중과 유사한 학력수준을 나타냈다. 해송중 학업성취도 결과는 90.4%로 반포중 90.9%과 0.5%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신종중·신정중·연성중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의 평가결과는 각각 89.9%·85.5%·87.9%로 서울의 서일중(89.5%)·도곡중(89.4%)·목일중(89.1%)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고등학교 수준도 이와 비슷하다. 서울서 내로라하는 △한성과학고(96.1%) △숙명여고(93.7%) △목동고(91.9%) △휘문고(90.3%)와 비교해 한 치도 밀리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학교로는 △연수여고(95.4%) △연수고교(93.7%) △송도고교(92.3%) △해송고교(92.0%)가 있다.

학업성취도평가란, 국어·영어·수학 과목에서 보통이상 학력수준을 가진 학생비율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신맹모 입맛을 맞춘 건 국제·사립·특수목적 학교다. 우선 송도를 대표하는 학교로는 채드윅국제학교가 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위치한 채드윅국제학교는 1935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설립된 채드윅스쿨의 제2 캠퍼스다. 본교인 채드윅스쿨은 미국 내에서도 최상위급 명문사학으로 꼽힌다.

이밖에 인천·세종에 이어 국내 3번째 과학예술영재학교가 송도에 생기며, 포스코 자사고도 곧 개교할 예정이다.

◆국제적 교육·연구허브 구축

국내외 유명 대학들도 속속 송도에 안착했거나 개교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캠퍼스 중에서는 뉴욕주립대학교(SUNY)가 지난해 3월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다. SUNY는 미국 뉴욕주 4개 주요대학인 △올버니 △버펄로 △빙엄턴 △스토니브룩을 포함한 총 64개 캠퍼스를 운용하고 있는 최대 공립고등교육기관이다.

또 내년에는 조지메이슨대(미국), 겐트대(벨기에)가 개교를 앞두고 있으며, 이듬해에는 △유타대(미국) △일리노이대(미국) △샹트페테르부르크대(러시아) △모스크바대(러시아) △미주리대(미국)가 송도 입성을 노리고 있다. 

국내 유명대학들도 송도국제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2009년 인천대와 카톨릭대가 송도로 온 이래 2011년 연세대, 2016년 한국외대·재능대, 2019년 인하대가 이사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