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프로젝트 ③] '이유있는 고집' 동부… 갑을관계 벌써 청산

협력사와 공동제품 개발·생산… 동반성장 창조경제 실현 원동력

[프라임경제] "정도와 원칙에 입각한 경영을 통해 정당한 성과를 거둬야 한다." 해방 전후로 태어난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0대 그룹을 일궈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신념이다. 온 나라 안이 '갑을논란'으로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김 회장의 신념은 흔들림이 없이 굳건하다. 이는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협력사와의 경쟁력이 한데 모여야 전체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김 회장의 동반성장 철학은 동부그룹의 각 계열사별 상생 협력을 위한 제도 및 정책결정 과정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의 동반성장 활동의 핵심은 협력사와의 공동 제품 개발과 생산에 있다. 협력사의 발전 없이는 동부그룹의 발전도 있을 수 없다는 김준기 회장의 신념이 이를 뒷받침 한다.

동부그룹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각 계열사별로 상생협력을 위한 제도 및 정책결정, 협력사업 발굴 및 확산에 매진하고 있으며, 매월 정기적으로 협력사 자금지원, 기술개발지원, 교육·인력지원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있다.

"협력사 경쟁력이 곧 동부의 경쟁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동반성장 철학은 확고하다. 협력사와의 경쟁력이 한데 모여야 전체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동부

◆갑을관계 청산…동부건설 앞으로!

동부그룹의 동반성장 프로젝트의 시작은 그룹의 모태인 동부건설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9년 12월 동부건설은 전사회적인 동반성장 확산에 동참하고자 협력회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 3대 가이드라인을 도입, 운영 중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PCM제도. 이는 시공 전 협력사와 공동 질의사항을 만들어 현장에 대한 사전여건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12년 건설경기 악화로 자금 유동성이 부족한 협력회사가 증가하자 동부건설은 기업은행과 상생펀드를 조성, 협력회사 대출지원을 시행하고, 경영지원본부 산하 '동반성장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활동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건산법 및 하도급법 실무 등에 대한 교육 훈련은 물론,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협력사를 대상으로는 신용평가사와 공동으로 재무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동부건설의 이런 활동들은 여러 정부부처에서 인정받기도 했다. '2010년 건설협력 증진대상'에서는 협력업체와의 다양한 상생 파트너십을 통해 건설협력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해양부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2012년 건설협력 증진대상'에서는 협력사의 경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공사비 제값주기라는 새로운 하도급 발주방식을 도입해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최근 동부건설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갑을관계'와 관련, '갑을관계 청산 및 상생경영 추구'라는 주제의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지난 22일 동부금융센터에서 진행됐으며 이순병 부회장 주재로 팀장 이상 임직원이 참여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동반성장팀의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 관련 윤리경영 교육과 함께 경영지도팀의 전 현장 방문점검 및 교육성과를 공유하고 적발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이 강조됐다.

◆동부하이텍, 중소 팹리스들과 반도체 산업 기반 확장 노력

동부하이텍은 세계적인 파운드리 기업으로 신생 또는 중소 팹리스들의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국내 중소 팹리스들과 함께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기반을 넓히기 위한 작업에도 열심이다.

"협력사 동반성장은 동부그룹이 갑" 동부그룹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매월 정기적으로 협력사 자금지원, 기술개발지원, 교육·인력지원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있다. ⓒ 동부

팹리스란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생산설비를 갖추지는 않으면서 하드웨어 소자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동부그룹에 따르면 설립 초기의 팹리스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열악한 자금 환경에 부딪혀 개발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설계를 마치더라도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시제품 제작을 제때에 하지 못해 출시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동부하이텍은 초기 개발 단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MPW(Multi Project Wafer: 하나의 웨이퍼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 프로그램을 운영, 팹리스의 초기 개발 과정에서 투입되는 막대한 인력 및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수요를 선도하기 위해 세계적인 IP(반도체설계자산) 공급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팹리스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단기간에 설계할 수 있도록 최상의 설계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지명도가 낮은 신생 또는 중소 팹리스가 시장개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빌려주고 이미 갖춰 놓은 국내외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길고 오래가는 '장기공급계약', 동부제철이 최고

동부제철은 우수 협력사 육성 및 경쟁력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윈윈하는 동반성장이 필수적임을 일찌감치 인지한 것.

"아는 것이 힘이다" 동부그룹은 지난 22일 '갑을관계 청산 및 상생경영 추구'라는 주제의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은 동부건설 임직원이 갑을 간의 건전한 상생경영 추구를 위한 윤리의식 고취 교육을 듣고 있는 모습. ⓒ 동부

이와 관련 동부제철은 협력사와 자재의 재질 개선, 수명 연장, 국산화 등 동반성장 과제를 추진하고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국제 원자재가 상승에 따라 총 51개 품목의 납품단가를 현실화했다. 또 현금결제를 확대해 협력회사의 자금상황 개선 및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나아가 재정적 지원 외에도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매를 전제로 제품 개발을 독려해 협력사가 판매에 대한 부담 없이 신제품 및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동부제철만의 노하우도 공개한다는 사실이다. 동부제철이 보유한 원천기술에 협력업체의 생산기술을 접목해 협력사의 시장 점유율 향상을 돕고 있으며, 협력사의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동부제철의 시험장비와 현장 샘플 테스트 등을 지원한다. 

또 매년 상호 워크샵과 경영설명회를 개최, 회사의 비전과 경영현황을 공유함에 따라 협력사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