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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회계장부 쥐어짜도…'효성 시계'는 돌아가야죠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5.30 18: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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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은 봐야지" 29일 갑작스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치른 효성그룹은 30일 마지막 인턴십 면접을 진행했다. 세무조사가 진행된 날에도 효성그룹 사옥 어딘가에서는 대학 졸업 예정자들의 효성 입사를 꿈꾸며 면접에 임했다. = 이보배 기자

[프라임경제] 국세청이 29일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 직원들을 파견해 회계거래 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효성 측은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지난 2010년에 정기세무조사를 받았던 만큼, 통상 4~5년을 주기로 하는 정기적인 세무조사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이날은 국세청이 버진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세금을 탈루한 역외 탈세 혐의자 23명에 대해 일제 세무조사에 착수한 날이기 때문에 갑작스런 효성의 세무조사에 궁금증을 더하고 있습니다.

앞서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조욱래 DSDL 회장과 그의 장남이 페이퍼컴퍼니를 조세피난처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했다고 공개해, 두 기업의 연관 여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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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30일 오전 효성으로 이동하면서 효성의 분위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3층 기자실로 향하기 전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섰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엘리베이터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고개를 들어 빼꼼히 내다보니, 오늘이 효성그룹 인턴십 면접 마지막일이더군요.

그러고 보니 이달 초 효성은 '2013 효성그룹 인터십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대기업의 하계 인턴십 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월, 효성은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요. 인턴십은 신입사원 공채보다 경쟁률이 낮기 때문일까요. 오늘 아침 효성 로비는 면접자들로 북적였답니다.

이미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 과정을 통과하고 마지막 면접의 관문만 남은 인턴십 응시자들은 면접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면 6주 동안의 인턴십을 거쳐 평가 우수자는 정규직으로 채용됩니다.

하루 전날 희망 기업의 갑작스런 세무조사 소식을 듣고 면접장으로 향한 면접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효성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정기적인 세무조사가 아니라 특별세무조사라고 해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중단할 이유는 없습니다. 당연히 계획대로 진행해야죠. 매년 진행해왔던 인턴십이고, 능력 있는 인재 채용은 효성에게도 득이 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하루의 텀을 두고 국세청 직원과 인턴십 면접자들이 같은 공간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봤을 생각을 하니 뭔가 아이러니 했습니다. 어쨌든 국세청 세무조사 압박에도 효성의 톱니바퀴는 오늘도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