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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대중화 시대…한계 속 필요한 열쇠는?

브랜드별 충전 표준 통일 시급, 정부 보조금 활성화 절실

노병우 기자 기자  2013.05.30 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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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기업·정부 등이 전기차(Electric Vehicle, 이하 EV) 보급 확산을 위해 적극 나서면서 EV 대중화의 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V는 전기로 구동되는 모터를 순수 동력원으로 삼아 배기가스가 없는 차세대 친환경 차량이다. 특히 오는 2020년까지 EV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는 지난해 80기의 공공 급속충전소를 설치, 올해는 전국 각지에 100여기의 EV 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충전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한 대당 1500만원 수준의 'EV 보조금'도 지속적으로 지급할 계획으로, 정부는 올해 전국에 약 2500대의 EV를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소비자의 인식 전환과 함께 충전시설 확충, 다양한 EV 모델 출시는 앞으로 EV 보급 확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의 단계인 국내 EV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EV 셰어링 서비스 개선, 충전 표준 통일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양한 EV 선택폭 넓어져…치열한 경쟁 예고

지금까지 국내에 보급된 EV는 기아차의 '레이'뿐이었으나,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한국GM이 '스파크 EV'를, 르노삼성이 'SM3 Z.E.'를 선보일 계획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아차의 '쏘울' EV 모델은 본격적인 양산형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EV 보급이 활성화되려면 정부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보조금 계획은 없는 실정이다. ⓒ 기아자동차  
EV 보급이 활성화되려면 정부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보조금 계획은 없는 실정이다. ⓒ 기아자동차
기아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른 2011년 12월부터 '레이 EV'를 양산, 서울시 등 일부 관공서에 시범 보급돼 운행 중이다. 레이 EV(16.4㎾h의 배터리 용량)에 장착된 전기모터는 최대출력 68마력, 최대토크 17.0㎏·m의 성능을 낸다.

완전 충전(이하 완충) 시 91㎞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가장 먼저 양산을 시작했지만 아직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할 구체적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 한정적으로 선보였던 레이 EV와 달리 쏘울 EV는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쏘울 EV는 레이 EV 대비 한층 향상된 성능과 연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1회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가 약 200km에 최고 속도는 140km/h에 이른다.

이와 함께 한국GM의 스파크 EV(20㎾h 배터리 용량)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20분 내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또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V 콘센트를 통해서도 6~8시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스파크 EV는 최대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55.3㎏·m로, 고효율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용해 차량 제동 시 발생하는 마찰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시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를 늘렸다.

   현재의 전기차 성능으로는 내연기관 차량의 1대 1 대체는 제한적이며, 근거리 빈번운행 등으로 유지비 절감 욕구가 큰 수요처를 발굴해야 한다. ⓒ 한국GM  
현재의 전기차 성능으로는 내연기관 차량의 1대 1 대체는 제한적이며, 근거리 빈번운행 등으로 유지비 절감 욕구가 큰 수요처를 발굴해야 한다. ⓒ 한국GM
르노삼성이 하반기에 선보일 SM3 Z.E.(24㎾h의 배터리 용량)는 모기업 르노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시판에 들어간 '플루언스 Z.E.'를 기본으로 국내 실정에 맞게 제작된 EV로, 완충 시 최대 123㎞ 주행이 가능하다.

장착된 전기모터는 최대출력 91마력, 최대토크 23㎏·m의 성능을 내며,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충전시설을 통해 급속충전 할 경우에는 30분, 가정용 콘센트로도 6~8시간이면 된다.

SM3 Z.E. 역시 스파크 EV와 마찬가지로 회생제동 시스템을 채용했으며, 특히 EV 중 유일하게 배터리를 중간에 교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하지만 배터리 무게가 250㎏이 넘는 것은 물론, 비싼 가격 때문에 개인이 구매 및 교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EV들의 출시가 예고되고 있는 것은 물론, 더욱이 지난 9일부터는 EV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EV 셰어링' 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EV 보급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설픈 'EV 셰어링'…충전 표준 통일 등 풀어야 할 과제

하지만 현재 기아차는 일본의 EV 급속충전시스템 기술 표준인 DC(직류)를, 르노삼성은 AC(교류) 3상 방식을, 한국GM은 DC콤보 타입을 적용하는 등 충전 표준 통일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EV 이용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EV 셰어링' 서비스 사업 역시 운영하는 업체들이 차량은 물론 충전소까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정작 '셰어링'이 안 되는 등 혼란이 일고 있다.

   EV는 글로벌시장에서 핵심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들로부터 부진사업이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EV는 글로벌시장에서 핵심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들로부터 부진사업이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현재 EV 셰어링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AJ렌터카(20대) △kt금호렌터카(11대) △LG CNS(120대) △코레일네트웍스(33대) △한국카쉐어링(20대)으로, 턱없이 부족한 차량을 서로 개별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서비스 질이 크게 부족한 실정.

특히 5곳 업체가 이를 따로따로 운영하다보니 '편도 서비스'가 아닌 차량 대여와 반납을 한곳에서 해야 하는 '왕복 서비스'만을 시행하고 있다.

더욱이 시내 모든 충전소에서 충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EV 셰어링 사업자들이 회원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여되는 모든 차량이 레이 EV이기에 기술적으로는 충전이 가능해야 하지만 사업자 간 인증과 결제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회사에서 빌린 EV는 A 회사가 운영하는 충전소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공공 충전소에 각각의 충전설비를 별도로 갖추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몇 배의 비용과 시간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표준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EV에 대해 일부에서는 가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스파크 EV와 레이 EV의 경우 1대당 가격이 4000만~4500만원이며, SM3 Z.E는 6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EV는 시내 모든 충전소에서 충전이 불가능해 표준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지만, 민간충전사업은 수익성 담보가 어려운 구조다. ⓒ 기아자동차  
현재 EV는 시내 모든 충전소에서 충전이 불가능해 표준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지만, 민간충전사업은 수익성 담보가 어려운 구조다. ⓒ 기아자동차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엇보다 EV 보급이 활성화되려면 정부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보조금 계획은 없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관공서 시범보급용으로 EV 1대당 15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일반 구매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 여부는 확정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V 시장은 환경보전, 에너지절약,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서 세계 각국이 핵심기술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하지만 일각에서는 EV 제작과 충전시설 확충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 호완이 되지 않은 급속충전방식은 EV 보급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국가적인 표준화 추진이 시급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가능한 한 각각의 업체별 방식이 아닌 통일된 1개의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2017년 EV 4대 강국에 진입하고 2020년에는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발표한 바 있다"며 "EV 보급에 대한 공격적인 목표설정도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등 도전적 목표설정과 미달성에 따라 부진사업이란 인식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좁은 땅 △조밀한 도로 △심한 교통정체 △저렴한 전기료 등의 이유로 EV가 활성화되기에 미국이나 유럽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일본의 전력주파수 이원화 같은 여러 가지 난제들을 만들어 내기 전에 초기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