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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다 바뀌었다' 7년만의 새 모습… 4세대 RAV4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5.28 16: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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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약 20년 역사를 갖고 있는 RAV4가 '4세대'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더군다나 최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핫한 세그먼트로,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에서 29%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RAV4의 행보에 적지 않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AV4가 지난 2006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7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국내 시장에서 재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록 이전 모델이 국내시장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400만대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인 만큼, 이번 4세대 모델로 시장 판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모습이다.

과연 4세대 RAV4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SUV 시장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번 시승은 토요타 서초 전시장을 출발해 △반포대교 △과천의왕고속화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를 거쳐 태안 둘레길(아우라) 오토캠핑장을 왕복하는 총 400㎞에 해당하는 거리에서 이뤄졌다.

◆외관은 보다 심플‧콤팩트… 패밀리 세단급 내관‧편의장치

이전 모습을 완전히 탈피하는데 성공한 4세대 RAV4는 전체적으로 보다 콤팩트한 느낌을 많이 선사한다. 또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50mm, 10mm, 40mm 줄어 차체가 콤팩트해지면서 단단한 근육질의 모습을 갖췄다.

RAV4는 전체적으로 화려한 디자인을 갖추지 못하면서 눈길을 확 끌지는 못한다. 이는 '대중성'을 중시하는 토요타 특유 이미지가 그대로 녹아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RAV4는 기존 모델에 비해 상당부분이 젊어지면서 외형적의 변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반적으로 둥글었던 부분을 버린 외관 디자인은 임펙트있고 더 날렵해지면서 확실히 진보된 느낌을 선사한다.

차량 전면부는 차체를 더 넓어 보이게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킨 룩'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토요타 만의 독특한 개성을 부여했으며, 가로축을 중심으로 한데 모인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통일감과 함께 깔끔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 헤드라이트의 모서리를 날카롭게 처리해 이전 모델의 둔탁함은 간데없고 날렵함이 가미됐다.

   전체적으로 영(YOUNG)해진 4세대 RAV4는 상당 수준의 주행 성능과 함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국내 SUV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한국토요타  
전체적으로 영(YOUNG)해진 4세대 RAV4는 상당 수준의 주행 성능과 함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국내 SUV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한국토요타
후면부는 안쪽으로 좁게 설정된 캐빈 테이퍼와 대비되는 넓은 하부를 통해 저중심의 안정된 이미지를 구현했으며 여기에 상대적으로 넓게 설정된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는 유니크한 이미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또 3세대 모델의 후면에 적용된 스페어타이어도 트렁크 안으로 감춰 후면부 디자인이 더욱 간결해졌다.

바디사이즈가 줄어든 4세대 RAV4의 실내 공간은 이전 모델과 동일한 휠베이스로 인해 넓은 실내 공간을 유지했다. 실제 뒷좌석 무릎공간은 166mm로, 기존 모델보다 4mm 늘어나면서 실제 2열 시트에 앉으면 패밀리 세단급의 안락한 공간을 체감할 수 있다.

또 화물공간도 동급 최대수준. 여행 가방을 실었을 경우 다른 경쟁차량에서는 수납이 안 되거나 문이 닫히지 않는 화물들이 RAV4에는 잘 수납이 되고 문이 수월히 닫혀져 4인 가족이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데 사용해도 충분한 실내 구성이다.

◆렉서스 닮은 정숙성… 가솔린모델은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올라 시동버튼을 눌렀다. 시동이 걸린지 모를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을 그대로 옮겨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을 최대한 억제했다. 물론 시승 차량이 2.5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4WD인 탓에 디젤 SUV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뛰어난 정숙성은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가속페달을 밟자 차체가 부드럽게 나아가는 게 달리기 성능도 한결 향상됐다. 시속 120km 이상의 주행에서도 부담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200km까지도 추가 가속이 완만하게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핸들링도 운전이 편할 정도로 민첩하게 반응했다. 물론 디젤 엔진이 뿜어내는 토크 힘은 부족해 초반 가속 시 탄력은 떨어지지만 대신 속도가 붙으면 가솔린 특유의 부드러움이 녹아 있었다.

이 차에 탑재된 2.5L 엔진은 최고출력 179마력, 최대토크 23.8kg·m의 힘을 발휘한다. 출력 수치는 비록 높지 않지만 변속기 단수를 6단으로 올려(기존 4단) 동력 전달이 효율적으로 개선됐다.

여기에 RAV4에는 에코와 스포츠 두 종류로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기능도 추가되면서 탑승자가 체감하는 주행 성능도 매우 향상됐다. 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단단함과 안정감은 고속, 코너링, 급정거 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했다.

   전체적으로 화려한 디자인을 갖추지 못한 4세대 RAV4는 임팩트있고 더 날렵해졌으며, 이전 모델에 비해 진보된 느낌을 선사한다. ⓒ 한국토요타  
전체적으로 화려한 디자인을 갖추지 못한 4세대 RAV4는 임팩트있고 더 날렵해졌으며, 이전 모델에 비해 진보된 느낌을 선사한다. ⓒ 한국토요타
180km/h로 속도를 올려도 떨림이나 흔들림이 없어 든든할 정도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 없이 잡아주면서 차체 강성도 이전 모델보다 훨씬 향상된 느낌을 선사한다. 여기에 운전석을 비롯한 전 좌석의 버킷시트가 든든해 약 400km의 주행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도심과 고속도로, 국도 등에서 급가속이 반복된 다소 거친 주행이 이뤄졌지만 RAV4는 9.8km/l로 양호한 연비를 기록했다. 기존 모델보다 5% 가량 향상된 공인 연비 10.2km/l(4WD 기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토요타 RAV4의 편의시설은 파워백도어 시스템과 BSM(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등 여러 시스템이 탑재됐다. 특히 사용자 키를 설정해 트렁크의 개폐 정도가 자동으로 조절이 되는 점은 RAV4의 매력요소 중 하나로 꼽을 정도다. 소위 말하는 '레벨링 메모리 기능'이 동급 최초로 적용되면서 도어 핸들에 손이 닿지 않는 차고 높이가 낮을 때에도 개폐 각도를 조절해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도 크게 향상됐다.

주행 중 우측 사이드미러에 표시등이 깜빡였다. 시속 16km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경우 시야 밖의 위험을 알려주는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BSM,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가 반응한 것이다. 여기에 눈길 빗길 운전에 안전한 주행을 돕는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과 계기판 아래에 타이어 공기압 상태를 알려주는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도 추가되는 등 다양한 첨단장치가 적용돼 안전성도 향상됐다.

이전 세대 RAV4는 국내 출시 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했다. 하지만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국내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민 4세대 모델은 '도심형 컴팩트 SUV'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기존 SUV와 세단의 장점을 골고루 소화했다.

여기에 '양품염가(良品廉價)'를 적용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국내 SUV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RAV4 4WD 모델의 판매가격은 37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