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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톡] 광주銀·경남銀, 지역은행街 관심 대상인 이유

규모의 경제 실현 위한 마지막 비상구…실적들도 우수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5.28 12: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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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 방향이 대략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이번만큼은'이라는 각오가 당국과 은행권을 휘감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거대한 몸통째 넘기는 방안을 찾아서는 어려움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분리매각 처리안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분리 상황에서 가장 눈길을 모으는 '메스 방향'은 우리투자증권 분리 결정 여부다. 우리투자증권을 분리할 경우 현재 시너지 효과를 크게 얻는다는 평을 듣는 남은 몸집(주로 우리은행 문제)의 값어치가 현저히 깎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중요한 이슈로 꼽히는 안이 있으니 바로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의 분리 가능성이다. 지방은행가에 큰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이슈라는 점은 세계경제 침체 사정 속에서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인적 분할은 확실시, 지역은행이냐 주요금융그룹에 넘기느냐 관건?

우선 분리를 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인적분할로 가닥이 잡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직접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매각하는 물적분할을 추진할 경우 인수자는 각 은행의 지분을 95% 이상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인수자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결국 단계적으로 분리매각을 하는 속도전 효과를 살리려면 우리금융 산하 지방은행들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직접 매각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인적분할을 택할 것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문제는 주요 금융그룹에 넘길 것인지, 지방은행들에게 맡길지다. 잡음이 날 소지를 최소화하려면 최종적으로 남을 우리은행쪽 인수에 관심이 없는 주요 금융그룹들에 하나씩 넘기는 게 가장 낫다는 분석이 대두된다.

하지만 현재 신한과 KB, 하나 모두 여력이 넘치지는 않는다. 이미 진행했던 M&A의 소화 문제를 근래 털었거나 아직 안고 있는 사정에 있다. 혹은 KB 같은 경우 우리금융 인수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현재 수장 교체를 추진해야 하는 사정이라 큰 일을 벌이기 녹록치 않고, 또 인수를 함에 있어서 외국인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남은 우리금융이든 지방은행이든 주요 금융그룹에 보내는 게 과연 가장 좋은 선택인지 망설여지는 부분이다.

저축은행 문제 떠넘기기 논란 이후 다시금 '관치' 논란이 불거져 외국인 투자자 및 자금의 부정적 시선을 살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의 세력 판세가 갑자기 기우는(특히 경남은행을 부산은행이나 대구은행 중 하나가 차지하는 경우의 문제) 상황이 걸리기는 하지만, 이를 방지하고자 중앙의 유력한 지주사들에게 넘기자는 것은 지나치게 나이브한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경제계가 컨소시엄식으로 인수하는 문제도 여러 걸림돌이 있다. 결국은 지방은행가에서 확장의 기회를 잡으러 나서는 적극성의 강도에 따라 처리 방향과 판세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인 경남銀' 잡아 우위노리는 부산 vs 대구…전북銀도 지주사 이벤트 필요 

분리돼 매각될 것으로 보이는 경남은행이나 광주은행이나 실적은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지방은행은 대기업과 가계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기업 및 가계부채 문제 국면에서 영향을 덜 받는다는 풀이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갖고 있는 은행간에 합종연횡 구도가 형성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경남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에 407억원의 순익을 냈다. 또 1분기 순익 성적표만으로만 보면,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 

이런 경남은행이 부산은행에 합쳐지는 경우 대구은행의 부담감, 반대로 경남은행을 대구은행에 뺏기는 경우 부산은행이 직면할 난제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여기가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전남권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향토은행인 광주은행을 바라보는 전북은행의 시선은 이보다 약간 복잡하다. 우선 전북은행은 6월 중 지주사 체제 전환이라는 금융회사로서 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시기에 서 있다.

이런 이벤트를 치러내고 이를 장식할 큰 제물로 광주은행을 바라볼 여지가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거나, 몸집이 작은 전북은행이 광주은행을 삼키려는 자체가 부담스러운 M&A 방정식이라는 근원적 지적까지 나온다. 전북은행은 자기자본(8820억원)이 광주은행(1조3360억원)의 70%를 하회한다. 이런 소화불량 우려에도,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광주은행의 경우 지역 특성상 전북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황 연구원은 "자본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인수여력이 약해 보이기는 하지만, 다음달 중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어 M&A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도별 역내총생산(GRDP) 지표. ⓒ 통계청  
시·도별 역내총생산(GRDP) 지표. ⓒ 통계청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앞으로 전북 지역 외에 호남 전반을 아우르는 은행(지주)으로 성장하려면 무리수를 한 번쯤 둬야 한다는 유혹은 강렬할 수밖에 없다.

전남과 광주를 빼고 전북 맹주만으로 자족하기에는 전북 지역의 경제(도내 총생산) 규모가 일단 너무 작다. 또 현재 전북은행의 상황에서는 실적이 괜찮은 상대를 합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릴 필요성도 있다.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전북은행의 사정은, 성장세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순이자마진 하락은 점차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는 정도다. 물론 예대율은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대출이 점차 늘어나면서 순이자마진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있기는 하다. 앞으로 자력갱생을 못할 정도의 체력은 아닐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여기에 순이자마진(NIM) 등이 우수하고, 몸집도 키울 수 있는 결혼 상대가 나타난다면, 굳이 이를 마다해야 할까? 참고로 광주은행의 지난 연말 기준 NIM은 2.69%로, 경남은행 2.44%이나 우리은행 2.35%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