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3.05.28 10:17:05
ⓒ 대우인터내셔널 |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두 가지다. 과거 (주)대우 시절의 관성대로 처리하거나 묻어뒀던 일이 포스코 측에 인수된 이후 계속 잠자고 있다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등에 의해 이번에 억울하게 걸려 나와 도매금으로 넘어간 셈이 된다. 다만 세간에서는 문제를(문제의 일부 실마리나마) 인지를 했으나 제대로 털어내지 못하고 미봉했다가 문제가 커졌을 가능성에 더 흥미를 느낄 여지가 있다.
◆대우 계열사 시절 문화 존중해 줬더니, 비자금 파이프라인 습관 흔적?
대우인터의 전신인 (주)대우는 과거 BFC 논란 등으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자금 채널 역을 했다는 '흑역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FC는 당초 대우개발 산하였으나 이후 이 회사가 (주)대우에 흡수된 이후에도 BFC를 은밀한 자금 채널로 유용하게 쓰려던 그룹 고위층의 의중에 따라 별동대처럼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옛 경찰 사직동팀이 제대로 된 경찰 계선조직이라기 보다는 청와대의 심복 기구였던 점을 상기, 비교해 보라).
이후 대우그룹은 몰락했고, 대우인터는 워크아웃을 치러내면서 체질 변화를 시도했다. 이후 포스코 쪽과 인연이 닿았는데, 포스코는 과거 소위 '세계경영'을 모토로 걸었던 대우의 공격적인 문화를 존중했다. '자유방임형 PMI 전략'으로까지 불릴 정도였다. 고 박태준 회장 시절부터 엄한 관리문화가 있었던 철강기업 포스코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결과만 갖고 평가받는 종합상사의 문화를 존중해 주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 분석이다.
포스코 쪽에서는 실제로 초기에 고위 파견자도 3명에 그칠 정도로 간섭을 적게 하려 노력했으며, 명함이나 직함 등의 변화도 최소화 한 바 있다.
◆포스코식 깔끔하고 무리 없는 해외 교류 추진 와중에…
더욱이 금년 봄 대우인터는 콩고에서 큰 자원 개발 건을 다루던 중 해당국가에서 무리한 협상조건을 제시하자 고심 끝에 사업을 접은 적도 있다. 대우인터에서는 콩고 당국이 광산사업에서 발생하는 MCM의 잉여현금흐름을 다른 인프라 사업에 투자해달라는 요청을 한 점에 대해 검토했지만, 무리수를 두지 말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과거의 음습한 문화, 그것도 종합상사가 단순수출입에 매몰돼 제대로 된 금융기능을 하지 못하고 오너 일가의 부정한 자금줄이라는 이상한 금융적 업무를 봐 주던 시절처럼 종합상사는 본부장급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열 수 있다거나 하는 해명성 해설까지 따라나오는 사정은 아이러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참으로 포스코 측으로서는 경악스럽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