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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의 이론조론 : SNS는 과연 소셜(Social)한가?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기자  2013.05.28 0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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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등장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가입자 수가 늘어나 단 몇 년 만에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됐다.

또 국내에서는 카카오톡, 라인, 미투데이 등과 같은 로컬 SNS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 등의 국가들도 나름대로 다양한 SNS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음성통화나 단문 메시지 이외에도 3~4가지의 SNS 채널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고 홀로 차단돼 있을 수 있는 시간과 장소는 없다고 느낄 정도가 됐다.

과거 모 통신사의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TV 광고문구가 요즘에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의 삶은 항상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고 깨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하루 24시간 항상 누군가와 언제나 연결돼 있는 스마트폰과 소셜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점차 소셜서비스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SNS를 'Social Network Stress' 라고 부른다는 얘기를 필자도 얼마 전에 들은 바 있다.

SNS가 사회전반에 가져온 순기능과 그 엄청난 위력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소개되고 실감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기득권자들의 부정부패가 폭로되고 이를 통한 새로운 민주화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더불어 과거 어떤 매체보다도 빠른 속도로 정보가 확산되고 과거에는 절대 불가능했던 기적 같은 일들이 SNS를 통해서 이뤄지곤 했다. 최근 국제적으로 깜짝 스타가 된 싸이도 SNS가 만들어 낸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점차 SNS의 순기능 이면에 숨어 있는 역기능과 사회적 관계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소셜시대의 인간류를 '증강인류'라고 부르곤 한다. 이는 SNS의 친밀성, 확산성, 동시성, 외향성 등으로 사회적 능력이 증강된 새로운 인간류에 대한 설명이다. 어떤 기업에서는 SNS의 활동성과 영향력을 인력채용의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한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의문은 과연 없는가.

SNS에서는 어느 정도의 온·오프라인적인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관심사, 일상 이야기 및 정보 등이 집약적으로 제공되며 자신들을 기꺼이 공개하고 때로는 과시하고자 하는 컨텐츠가 공유된다. 사람들의 멋진 삶과 활동이 소개되고 감동적인 이야기, 축하할 만한 이야기, 공분할 만한 사건 등이 넘쳐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대중 속에 휩쓸리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요동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소셜에서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채 손쉽게 타인과의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과거 아날로그적인 삶에서조차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대중적인 가치체계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고민하였는가를 생각하면 지금과 같이 SNS가 제공하는 컨텐츠의 홍수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지키고 자아를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하는 암울한 상상을 하게 된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SNS에서는 오프라인에서의 기존 친구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하여 수백, 수천 명의 친구를 가질 수 있다. 인생에서 단 한 명의 진실한 친구만 있어도 성공한 삶이라는 말은 '고분의 벽화'에나 써있을 법한 시대가 된 것이다. 가상세계의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자칫 친구가 가상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적 관계의 본질이 SNS에서 일방적이고 피상적인 관계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과연 사회적(Social)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