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가계 빚에 집 날린 빚쟁이 6년만에 20배 증가

주택담보 부실채권 경매물건 총 1조2270억원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5.27 16:26:3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가계 빚에 허덕이다 집까지 날린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경매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나 연립 등 자신이 살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부실채권(이하 주택NPL)' 물건 수는 총 1만2299건으로, 낙찰가 총액만 1조2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NPL 물건 낙찰가 총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연도별 주택NPL 낙찰가 총액은 2006년 554억원을 시작으로 △2007년 2027억원 △2008년 2811억원 △2009년 4555억원 △2010년 7084억원 △2011년 9873억원 등 6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주택NPL 시장규모도 20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연도별 주택NPL 낙찰가 총액 현황 (단위: 억원, 전국 기준). ⓒ 부동산태인  
연도별 주택NPL 낙찰가 총액 현황 (단위: 억원, 전국 기준). ⓒ 부동산태인
이처럼 주택NPL 시장 규모가 커진 데는 늘어난 가계 빚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주택시장 경기침체가 심화되던 2010년 이후 국내은행 신규 주택담보 부실채권 규모는 매년 증가했다. 즉,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차주가 제때 원리금을 갚지 못해 새로 발생한 국내은행 '고정 이하 여신' 규모가 매년 늘었다는 의미다.

일례로 금융감독원이 올 2월 발표한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2009년 1조8000억원이던 신규 주택담보 부실채권 규모는 2012년 들어 2조6000억원으로 3년 만에 8000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전체 부실채권 대비 주택담보 부실채권 비율도 2009년 말 기준 0.38%에서 2012년 말 기준 0.65% 늘었다.  
 
이에 따라 주택NPL 물건도 덩달아 늘어났다. 2006년 1477건에 불과했던 주택NPL 물건은 △2007년 3305개 △2008년 4656개 △2009년 4289개 △2010년 8634개 △2011년 7775개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 경기가 침체일로를 걸었던 2012년에는 주택NPL 물건이 역대 최다인 1만2299개를 기록, 경매에 부쳐졌다. 

   연도별 주택NPL 물건수 및 낙찰건수 현황 (단위: 개, 전국 기준). ⓒ 부동산태인  
연도별 주택NPL 물건수 및 낙찰건수 현황 (단위: 개, 전국 기준). ⓒ 부동산태인
경매물건이 많아짐에 따라 낙찰건수도 동반 상승했다. 2006년 491건에 불과하던 낙찰건수는 △2007년 1341건 △2008년 1390건 △2009년 1705건 △2010년 3208건 △2011년 2947건 △2012년 4006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주택NPL 물건 대부분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낙찰가 총액 1조2270억원 중 88.7%에 달하는 1조880억원이 서울·수도권에서 나왔다. 반면 비수도권 지방 낙찰가 총액은 1390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부동산경매시장은 금융당국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집 마련에 있어서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부동산경매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주택NPL은 아직 낯선 게 사실"이라며 "주택NPL 거래가 활성화되면 매수자는 입찰시 가격 메리트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갈 수 있고 채권자는 부실채권 정리가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