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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기사 "뜯고 씹고 막 보고 갈구고…"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5.27 15: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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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활 속 발견-구글로 주식하다'라는 리서치자료를 통해 구글(Google)의 사업확장 근거를 제시한 세계적 과학전문잡지 '네이처'의 보고서를 소개했다.

곽 연구원이 언급한 '구글 트렌드를 활용한 금융시장 내 매매행위 계량화'라는 제하의 보고서는 음원서비스(스트리밍방식)를 시작하겠다는 말이 도화선이 돼 구글 주가 1000달러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참고로 얘기하자면 현재 구글은 9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어쨌거나 구글 매매기법까지 다룬 이 자료는 미국인들이 많이 검색한 단어 중 주식 시장과 민감하게 움직인 단어로 △debt(부채) △inflation(인플레이션) △unemployment(실업) △money 등을 꼽았다.

각각의 단어들에 대한 검색이 많을 때 주식을 팔고 적을 때 사들이는 게 유효한 전략일 수 있다는 게 이 보고서에서 제안한 투자법이다. 이 보고서는 실제 'debt'를 이용해 얻은 수익률은 2004~2011년 사이 326%에 달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처럼 'Big data'를 활용해 이윤을 추구하는 등 현대 증시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여러 네트워크에서 접할 수 있지만 깊이를 판단하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다. 단순 자료는 지수와 기업의 미래를 따지는데 하나의 지표로 활용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 자체를 주식투자에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온갖 변수가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시시각각 투자처의 빈틈을 비집고 빠져나올 찰나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기사도 주식시장과 투자자를 엮는 매개체 중 하나다. 보름 전 'mone***'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독자에게 항의메일을 받았다. 전 부회장이 목숨을 끊은 코스닥시장의 한 자원개발전문업체 관련 기사를 보고 나름의 기술적 분석을 곁들여 주식을 사들였으나 기대와 많이 달랐던 모양이다.

기사 역시 참고자료일 뿐 절대적 판단기준은 아니며 이런 기사로 기준을 세우고 투자를 하면 기자들 또한 모두 주식갑부 대열에 올랐을 거라고 답장을 보낸 후 다소 화를 가라앉힌 어투의 메일을 다시 받았지만 그래도 투자미스를 탓하는 문체는 여전했다.    

증권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가끔씩 겪게 되는 일이지만 아직도 이런 일을 에둘러 넘길 때마다 기자로서의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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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이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투자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여전한 증시에서 효율을 추구하는 방법은 끊임없는 열정으로 기회를 기다리고 노리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물론 나 역시 예술 관점의 열정으로 시장을 본다는 말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주식으로 성공했거나 일가견이 있는 상당수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니 믿지 못할 기자의 기사보다는 투자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