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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30] 밑줄에 별표까지 '와우!북페스티벌'

'국내 유일 책문화예술축제' 상시사업 특성 살려 북카페·북스트리트·책문화센터' 조성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5.24 14: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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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젊음의 거리, 문화의 메카' 홍대 일대는 일 년에 한 번 책에 미친다. 지혜와 상상력의 원천인 책을 소재로 문화와 산업, 산업과 예술을 엮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하 와우!북페스티벌)'의 흥겨운 마당이 지적 광란의 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중심에 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이하 와우!책)가 있다. '와우!북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책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연계사업을 통해 지식정보시대의 책 읽는 문화를 선도하고, 미래 출판산업 및 예술문화산업 토대 마련에 앞장서는 '와우!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들여다봤다.

    
"무슨 책이 좋을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홍대 일대에서 매년 진행된다. 사진은 와우!북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는 모습. ⓒ 와우!책

서울 마포구에 등록된 출판사는 5300여개에 이른다. 마포구는 출판산업의 메카라는 지역적 특색과 함께 문화예술 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음악, 미술, 일러스트, 디자인, 출판 등의 관련산업이 풍부하게 발전, 이를 기반 삼아 축제를 기획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시작은 바로 지난 2005년 제1회 '와우!북페스티벌'이었다.

◆국내 최초 북 페스티벌 "읽기만하면 무슨 재미"

이채관 와우!책 대표는 "당시 국내에는 도서전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카피라이터 시장에 불과했고 책을 소재로 한 축제 모델은 없었다"며 "책의 문화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축제 모델을 만들어야겠다는 고민으로 축제를 기획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조직명은 '사단법인와우!북페스티벌조직위원회'. 조직위 형태로 5년간 축제를 이어왔다는 와우!북페스티벌은 교육적 가치가 기반이 되는 '책'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일상 속에서도 책을 친밀하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책 문화를 조성하는데 목적을 뒀다.

책을 단순히 상품으로 읽을 것이 아니라 여러 감성을 담고 있는 하나의 콘텐츠 허브로 인정하는 풍조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 실제 와우!책은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의 책을 재미있고, 신나는 책으로 바꿔 즐겁고 다양한 독서진흥운동을 조성했다.

문학과 예술의 접목으로 탄생하는 다양한 체험, 전시, 공연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참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예술과 창의성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주고 싶었다는 것.

    
"책에서 찾는 즐거움 공유가 가장 큰 보람" 이채관 와우!책 대표는 사회적 차원의 책 문화확산운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최민지 기자

이런 노력 때문일까. 해를 거듭할수록 와우!북페스티벌을 찾는 시민은 물론 참여업체도 늘었다. 작년에는 110여개의 출판사가 참여했고 '저자와의 만남' '작가 사인회' '낭독' '문화공연' 등 130여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축제 참가비용은 무료지만 와우!북페스티벌을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됐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책'을 소재로 한 축제와 함께 사업의 면면이 공공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와우!책은 2010년 서울형 예비 사회적기업에 선정되면서 정식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와우!책문화예술센터'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도 그때쯤이다. 이어 와우!책은 2년만인 2012년 4월, 노동부 지정 사회적기업에 선정됐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 선정의 가장 큰 장점은 상시사업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며 "조직위 때는 여러 여건상 상시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힘들었지만 사회적기업 선정 이후 '와우!책시장, 어린이책놀이터, 도서관 컨설팅 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와우!책은 대표축제인 와우!북페스티벌뿐만 아니라 컨설팅, 연구, 교류·개발, 공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사업의 중심에는 책이 있다. 변화하는 도서관의 기능에 발맞춰 다양한 문화활동이 가능한 도서관으로 탈바꿈을 돕는 '도서관 컨설팅'과 책을 통한 시민문화,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연구도 와우!책이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특히 교류·개발 사업 분야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포탈업체 네이버와 함께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했고, 기상캐스터와 아나운서의 목소리 봉사참여로 문화소외지역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사회적가치·목적 실현 기업이 바로 '사회적기업'

그런가 하면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라는 명패에 부담 가질 필요가 없다고 역설한다.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사회공헌과 봉사에 꼭 활동의 틀을 맞출 필요는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사회적 가치와 목적을 실현하려 노력하는 기업이 바로 사회적기업"이라며 "다양한 문화예술계 종사자와의 협력을 통해 책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와우!책의 활동 자체가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책에서 찾는 즐거움을 공유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면서 "여러 사람을 만족시키는 축제, 특히 책을 통한 축제 모델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제시했다는 점과 이를 통해 사회적 차원의 책 문화확산운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자긍심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재시인 이상을 노래하다" 와우!북페스티벌에 특별강연자로 참여한 방송인 조영남이 시민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와우!책

이 대표의 말처럼 와우!북페스티벌이 유명해지면서 서울시내 많은 도서관과 지자체 곳곳에서는 소규모 북페스티벌이 자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책을 통한 문화예술축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직접 보여준 와우!책의 새로운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

그는 첫 번째로 '북카페'를 꼽았다. 9년간의 노하우와 출판사 네트워크, 문화예술적자원을 한데 모은 북카페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물론 책거리조성사업에도 뜻이 있음을 밝혔다. 마포구 경의선 부지 철길 자리에 '와우!북스트리트'라는 이름의 책거리를 조성하고 싶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는 "와우!책의 장기목표는 조직명에 부합하는 센터 건립"이라고 강조했다.

와우!책이 진행하고 있는 컨설팅, 연구, 축제, 공공사업 등이 한 공간에서 이뤄질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문화센터를 설립, 책 읽는 아이들과 젊음의 청춘, 관록의 어르신이 한데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희망이다. 

9년을 한결같이 책과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축제를 기획한 와우!책의 빛나는 노력은 지금 이 순간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