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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다카라 '쯔께멘' 라멘? 소바?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5.24 14: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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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매일 점심시간은 학생, 직장인 할 것 없이 기다려지기 마련인데요. 전날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거나 영어공부, 운동 등 자기개발을 하기도 하고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 수 있는 일상생활 중 활력소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다는 게 점심시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점심메뉴를 고르는 것은 여간 고민되는 일이 아닌데요. 구내식당이나 회사, 학교 주변 음식점은 몇 번 만에 물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주변에 새로운 음식점이 생기면 반갑기도 하고 어떤 맛일지 기대가 되는데요. 최근 새로 문을 연 맛집이 있어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 다녀와 봤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뒤쪽 간장게장 골목 인근에 새롭게 자리 잡은 '다카라'라는 일본 정통 라멘 전문점입니다. 할리스커피를 오른편에 두고 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보이는 밝은 회색 벽으로 둘러싸인 음식점이 바로 다카라랍니다. 

다카라 내부도 외관처럼 회색 벽으로 꾸며져 있었는데요. 연한 갈색의 나무테이블, 의자와  조화를 이뤄 편안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한쪽 벽면은 일본 우산을 이용해 장식해 일본 라멘집 분위기를, 또 다른 쪽 벽면은 큰 도쿠리(술을 담는 도자기 병) 모양의 틀 안에 자그마한 도자기들을 붙여 이자까야(선술집) 분위기를 냈죠. 

   일본 라멘집과 이자까야 분위기를 동시에 갖춘 다카라 매장. ⓒ 다카라  
일본 라멘집과 이자까야 분위기를 동시에 갖춘 다카라 매장. ⓒ 다카라
일본 라멘집과 이자까야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다카라는 메뉴 역시 라멘과 이자까야 메뉴를 함께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라멘과 돈부리(덮밥), 나베 등 식사메뉴와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튀긴 일본요리 가라아게, 닭고기나 모래주머니 등 꼬치구이인 야끼도리 등 이자카야 메뉴가 있는데요. 30년간 라멘을 조리·연구해온 사키타(Sakita) 쉐프의 추천을 받아 '쯔께멘'과 '토마토 라멘'을 맛보기로 했습니다.

'쯔께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생소한 메뉴였는데요. 소바처럼 면과 국물이 따로나오는 라멘으로, 이곳 다카라만의 이색 메뉴랍니다. '쯔께멘'은 국물 종류에 따라 소유쯔게와 미소쯔게, 아카쯔게 3종류가 있는데, 이 중에서 '소유쯔께'를 맛봤습니다.

   소바처럼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 '소유쯔께'. ⓒ 다카라  
소바처럼 면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 '소유쯔께'. ⓒ 다카라
'소유쯔께'를 주문하면 면과 차슈(돼지고기), 반숙 달걀, 멘마(마른숙주)를 담은 넓은 접시와 소유국물 그릇이 내어집니다. 면과 함께 취향에 따라 돼지고기, 반숙 달걀 등을 소유국물에 담가 먹는 방식인데요. 면과 토핑을 먹을 만큼씩 조금씩 소유국물에 담가 먹는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소유가 일본어로 간장을 뜻하는데, 소유국물은 간장을 베이스로 한 국물을 말하죠. 그래서인지 첫맛은 짠맛이 조금 강했습니다. 면과 토핑을 국물에 오래 담가 두지 말고 적시듯이 먹는 게 좋은데요. 그렇게 먹어보니 쫄깃한 면발이 소유국물과 어우러져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냈죠. 소유국물에 찍은 차슈도 많이 기름지지 않아 먹기 좋았습니다. 

'소유쯔께'를 한참 먹다보니 '토마토 라멘'도 내어졌는데요. 우선 외양과 향은 토마토 스파게티와 흡사했습니다. 면을 먹어봤는데요, 맛 역시 토마토 스파게티와 비슷했습니다. 국물이 조금 더 많고 진한 맛이 두드러졌죠. 토마토를 으깨 넣어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았습니다. 새콤한 맛이 강하지 않아 국물도 맛있었습니다.

사실 주문할 때만 해도 '토마토 라멘'에 대한 의아함과 함께 맛이 있을까 살짝 걱정을 한 메뉴인데요.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일 것 같긴 하지만 한번쯤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모찌리 도후'. ⓒ 다카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모찌리 도후'. ⓒ 다카라
'소유쯔께'와 '토마토 라멘'을 먹은 뒤 후식으로 '모찌리 도후'를 먹어봤습니다. '모찌리 도후'는 크림치즈를 넣어 만든 두부인데요, 일본식 이자까야에선 빼놓지 않고 찾아볼 수 있는 메뉴죠.

다카라의 '모찌리 도후'는 한눈에 보기에도 탱글한 식감이 전해졌는데요. 젓가락으로 한입 크기로 잘라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부드러우면서 달콤하고, 또 담백하기도 한 오묘한 맛이었죠. 차가움이 라멘으로 약간 텁텁해진 입안을 개운하게 해줬습니다. 후식으로도, 애피타이저로도 손색없는 메뉴인 것 같네요.

매일 비슷한 점심메뉴에 물리신다면 다카라에서 색다른 일본라멘을 맛보시면 어떨까요. 저녁시간이나 주말, 편하게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이자까야로 찾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