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일선직원 교감, 임원은 탕평 '신한 한동우 용인술' 눈길

저수익시대 자신감 돌파 의중인 듯 '신한웨이' 업그레이드 풀이도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5.24 08:04:4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신한금융그룹의 인사가 23일 단행된 가운데 한동우 회장의 용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회장의 인사 스타일은 현재 저수익·저금리기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신한의 상황과, 주요 경쟁자인 우리금융그룹, KB금융그룹이 큰 폭의 인사 변동에 직면했다는 점과 맞물려 더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현재 각 금융지주의 전체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신한의 포트폴리오 분산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진단된다. KB금융지주는 92.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우리금융 90.7% △하나금융 90%선인데 비해 신한의 은행 수익 비중은 83%로 낮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5월 소폭, 여름 중 중폭 인사로 흐를 것으로 예상됐던 점과 달리 이번에 단행된 것. 또 일선 직원들을 챙기는 한편 사회공헌 행보를 활발히 유지하는 점 등에서 한 회장 인사 스타일의 키워드 풀이에 눈길을 주는 이가 적지 않다.

아이디어·업무 고충 외에도 '일선 직원' 속내 궁금해

이번 임원 인사에 즈음한 지난 22일, 한 회장은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회장님, 밥 한 번 사주세요'라는 사내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직원들과 부서(지점)장 이하 35명을 만났다. 이날 참석자들은 워킹맘을 포함한 전원 기혼자들로 가정과 직장의 양립에 대한 고민, 양육의 애로사항 등의 이야기를 한 회장과 나눴다.

한 회장은 9월까지 여러 번 진행될 이번 행사에 임원 및 본부부서 직원 등 누구도 들어오지 말라고 직접 주문한 상황이다. 편하게 속내를 듣고 싶어하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6월에는 신입직원 및 미혼자로 구성해 직장 초년생으로서 CEO(최고경영자)를 만나는 설렘과 결혼에 대한 고민, 직장 생활의 노하우를 배우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 밖에도 광주, 부산 등 지방 근무자와 거제 지점 등 원격지 근무자들과의 식사 등으로 특화돼 일선 직원들이 의견을 CEO와 교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신한은 한 회장의 사령탑 임명 이후 사회공헌을 한층 활발히 전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타금융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굴지의 금융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얻은 게 많고 이를 이제 환원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한 회장은 직원들이 이에 적극 동참하도록 독려하고 자신과 임원들도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는 봉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이 특화된 오찬 행사와 맞물려 소탈하면서도 정감있는 수뇌부의 이미지로 직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그룹 직원들이 한동우 회장과 속내를 털어놓은 오찬 자리를 갖고 있다. ⓒ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직원들이 한동우 회장과 속내를 털어놓은 오찬 자리를 갖고 있다. ⓒ 신한금융그룹

'임원급' 능력·기업 충성심 있으면 '탕평'

그런가하면 이번 인사에서 보듯, 임원급의 경우 능력과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확인하면 과거의 여러 정치적 고려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지 않도록 배려하는 탕평 인사를 진행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례로, 이번에 신한생명 사장에 발탁된 이성락 현 신한아이타스 사장은 신한은행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 요직을 거쳤으나, 신상훈 전 사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비주력 자회사'로 옮겼던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은행, 카드에 이어 신한금융에서 주요보직인 곳으로 영전하게 됐다.

신한지주 부사장으로 옮기게 되는 김형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역시 탕평 인사의 케이스로 보인다. 다만 연임이 유력시됐던 권점주 현 신한생명 사장이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이동,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점은 '신상필벌'을 확실히 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의지표현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 일부 직원들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위해 은행들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키워드들을 보면, 신한의 한 회장은 그룹의 반석을 확실히 다지는 밑그림을 그리는 한편 자신을 낮추고 일선을 챙기는 등 큰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향후 그의 연임 추진 설이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