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남양피해자대리점協 "더 이상 대화상대로 안 봐…협상 불참"

회사는 예정대로 협상추진…어용단체 주장에 대리점주간 대립양상도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5.23 17:53:1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남양유업과 남양유업피해자대리점협의회(이하 피해자협의회)가 최근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으며 양측의 갈등이 해결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피해자협의회가 2차 단체교섭을 하루 앞둔 23일 불참을 공식선언해 협상은 무산될 전망이다. 

남양유업과 피해자협의회는 지난 21일 제1차 단체교섭을 갖고 협상에 돌입했다. 이날 피해자협의회는 사측인 남양유업에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 대리점협의회 구성 및 협조 등 9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양측은 24일 제2차 협상을 갖기로 합의했다.

◆"본사, 대리점주 압박해 어용단체 유도"

그러나 피해자협의회는 지난 22일 제2차 단체교섭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이 남양유업전국대리점협의회(이하 전국대리점협의회) 이른바 '상생협회'라는 어용단체를 만들도록 유도하고 발족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전국대리점협의회는 1050여개 남양유업 전국시판 대리점주와 450여개 방판 대리점주 중  1000여명으로 구성됐다. 반면, 피해자협의회는 전·현직 대리점주 90여명으로 이뤄져 규모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피해자협의회가 24일로 예정된 2차 협상에 불참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열린 1차 단체교섭 장면. = 조민경기자  
피해자협의회가 24일로 예정된 2차 협상에 불참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열린 1차 단체교섭 장면. = 조민경기자
정승훈 피해자대리점협의회 총무는 "본사가 현직 대리점주들을 압박해 또 다른 대리점주협의회를 발족시킨 것은 더 이상 우리를 대화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무는 이어 "전국대리점협의회는 본사가 강제적으로 유도한 어용단체"라며 "이 같은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협의회는 협상결렬을 선언하는 한편, 내주 남양유업 전·현직 직원 200명을 추가 고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홍원식 회장과 김웅 대표 등 남양유업 직원 총 56명을 고소한 바 있다. 

◆대리점주간 갈등으로 확산 조짐도…

이에 전국대리점협의회는 어용단체라는 주장에 반박하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혀, 이번 사태는 대리점주들간의 갈등으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병렬 전국대리점협의회 사무총장은 "우리는 불매운동으로 당장 생계가 위태로워진 대리점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선 자주적인 단체"라며 "피해자협의회의 어용단체라는 주장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며 이 같은 주장이 계속되면 법적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피해자협의회의 일방적인 결렬 선언은 현직 대리점들의 생계를 담보삼아 본인들의 정치적 세력 목적을 달성하려는 수법"이라며 "지속적으로 교섭을 결렬시키고 현 사태의 해결을 요원하게 만든다면 우리가 직접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자협의회의 협상 불참 결정에도 불구 남양유업은 협상대표단을 구성해 예정대로 24일 협상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피해자협의회 요구안을 적극 검토했다"며 "이들의 요구안뿐 아니라 그 외 1000여명의 현직 대리점주들까지 수용할 수 있는 협의안을 2차 협상에서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용단체 발족을 유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사는 어떠한 대리점 단체 결성에도 관여하지 않았던 만큼 다른 대리점단체의 결성을 핑계로 피해자협의회가 협상에 나오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