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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의 역사 돋보기] 세종대왕 모독 '몰상식 체험'

안천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기자  2013.05.23 16: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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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화문 광장은 나날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광장이 되고 있다.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아, 급속히 늘어나는 해외 관광객이 필수적으로 찾는 유명한 곳이 됐다.

낮에도 좋지만 특히 야경이 멋있어서 인기가 있고, 사진촬영 효과가 좋아서도 그러하다.
 
많은 해외 관광객들은 먼저 인간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게 신출귀몰하며 23전23승의 완벽하고 위대한 신화를 창조한 인류사 최고의 해군 해병대장인 이순신 장군을 흠모하며 광장에 들어선다.

그리고는 세계 최고의 창조적 문자인 한글에 찬탄을 아끼지 않으며, 우리민족의 무한한 힘에 압도되며 광장에 서서 세종대왕 동상에 저절로 감동하게 된다.

광화문 광장은 이제 우리민족의 자부심을 극대화시키는 기분 좋은 문화공간이 됐다.
 
지난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며, 세종대왕의 탄신일이다. 세종대왕을 최고의 스승으로 모신다며, 세종대왕의 탄신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때문이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은 온 몸으로 우리를 가르친 최고의 스승이 분명하다. 수도 서울 최고 중심에 두 분을 모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분명하다. 민족의 스승으로 두 분을 정말 잘 모셨다.
 
지구상의 어느 나라에서 이토록 놀라운 역사를 느끼고, 경이로운 존경심을 쉽게 찾겠는가?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의 가슴 뿌듯한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민족은 너무나 행복한 민족이다.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민족이다.
 
하지만 이토록 드높은 민족적 자부심을 정면으로 짓밟는 행태를 눈앞에서 보는 경악할 일이 있다. 생각하면 너무나 지각없는 일이다. 바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낯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엄하게 벌어지고 있다. 뜻있는 외국인들이 본다면 얼마나 개탄할 것인가?

지각 있는 내국인의 마음에다 얼마나 곤혹스런 아픔을 던져 줄 것인가? 무심코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관광사업의 일환인 듯하지만, 전후좌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몰지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하철 광화문역을 나와서 광화문 광장으로 들어서는 입구는, 아래에서 위로 서서히 걸어 올라오게 되어 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세종대왕을 우러러 흠모하게 만든 아주 훌륭한 구도다. 정말 세종대왕에 대한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나오게 잘 설계 돼 있다.
 
그런데 그토록 절묘한 장소에서 ‘나도 임금이다’라는 상식 밖의 간판까지 써 붙이고, 임금님 사진 찍기를 하고 있다.

아무리 문화품격(文化品格)이 낮고 문화실조(文化失調) 상태에서 전혀 사려 깊은 생각이 없다고 할지라도, 세종대왕 면전에서 세종대왕을 우롱하는 저급한 발상이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세종대왕의 초상화까지 그려놓고 세종대왕을 모독하고 있는데, 임금님 체험은 그런 것이 아니어야 한다.
 
그러려면 차라리 세종대왕을 경건하고 엄숙하게 우러러만 보아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임금님 체험이다. 정상적이라면 그 곳에서는 세종시대의 찬란했던 문화체험이 시행되어야 한다. 세종대왕에 대한 드높은 ‘존경심’을 체험하고 감동하는 것이어야 한다.
 
예컨대 재미있는 한글놀이를 시키던가, ‘30분 한글교실(가칭)’을 수강시키던가, 또는 모형 측우기 작동시켜 보기를 하던가,  또는 넓은 지하 공간에서 외국인에게 한글이름 지어주기, 한글도장 새겨주기, 외국이름을 한글로 써 주기 등을 하면 아주 뜻 깊은 기념품도 되고 세종대왕의 존경심도 높이게 될 것 이다.
 
현재도 지하 전시장에서는 훌륭한 체험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그것을 보다 확실하게 지원하고 새로운 것을 개발 확충하며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왕옷 체험’이란 사진 찍기는 즉시 중단되어야 옳다. 세계 최고의 한글을 갖고 세계 최고의 문화를 가진 민족다운, 격조 높은 관광 문화가 아쉬운 상황이다.

세계 제일 문화국가 다운 사려 깊은 생각이 절실하다. 세종대왕은 감히 가볍게 장난거리로 전락될 수 없는 민족의 얼굴이다.
 
세종대왕은 아무나 넘보고 맞먹을 수 없는 절대존경의 민족최고 어른으로, 역사의 최고위상을 갖는 드높은 분이다. 10000원 권 화폐에 그려져 있다고, 만원 짜리 임금님으로 오해하는 것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생각하면 우리민족에게는 ‘신성불가침의 절대적 위상’을 갖는 거룩한 임금님이시다. 세종대왕은 우리민족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지엄하고 ‘거룩한 어른’이다.
 
그런데 지각없는 시정잡배가 시시덕거리며 감히 임금님 옷을 제멋대로 걸치고 ‘무료체험’이라며 대강대강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백주에 연출되고 있다.

존엄한 세종대왕을 면전에서 모독하고 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구상의 어느 나라에서 그 나라 최고의 지엄한 인물을 그렇게 모독하는 나라가 있는가?
그 사진을 품위 있고 뜻있는 외국관광객이라면 어찌 감히 찍겠는가? 제대로 된 우리민족이라면 그 사진을 감히 어찌 부끄러워 간직할 것이며, 자식들이나 친구들에게 보이겠는가?
 
그 곳에서 사진 찍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세종대왕 앞에서의 의전행사 등을 시행하는 일을 시키던가, 다른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또는 세종대왕 앞에 예스러운 복식으로 경비병을 세우던가 하고, 관광객들이 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가 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사회는 왜 그렇게 생각이 단조로운가?

한 쪽 궁궐에서 수문장 교대를 하면 다른 곳도 똑같고, 도대체 특성이 없다. 또 한 곳에서 사진 찍기를 하면, 큰 생각 없이 아무에게나 무조건 임금님 옷까지 입히고 사진 찍기를 하겠다고 생각한다. 문화감각이 낮기에 그런 것이다.

최고의 문화 민족다운 창의적인 발상을 하려면, 얼마든지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아쉬운 생각이 크다.
 
예컨대 이웃나라 중국에 가면 이러한 유형의 사진 찍기를 하면서 푼돈벌이를 하고 있는데, 중국은 1000년 이상의 아주 오랜 기간 여러 북방 이민족들에게 짓눌려 식민지로 살았고 가까운 시기에도 만주족 청나라의 식민지였었다.

그래서 치졸한 한풀이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잘하는 일도 아니다. 하층민들이 집권한 현대판 황건적의 나라, 중국의 문화수준을 생생하게 말해주는 것일 뿐이다.
 
돈 몇 푼을 벌겠다고, 문화민족이라면 어찌 그런 일을 하겠는가? 중국 땅 곳곳에서는 돈을 번다면 염치도 체면도 없다. 드높은 문화수준을 자랑하며 국가적 격조가 높은 ‘타이완’과는 전혀 다르다.

큰 생각이 없이 어느 한 곳에서 돈벌이를 하였고, 그것이 신판 황건적의 나라인 중국 전체로 생각 없이 퍼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땅에도 전염되듯이 왔다.
 
하지만 중국과 우리는 전혀 다르다. 중국의 옛 임금님들은 한족으로 보면 북방 침략자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임금님들은 우리의 존엄한 조상이요, 거룩한 나랏님들이다. 그래서 일제침략자들이 우리 임금님들을 그토록 비방하고 농락한 것인데, 우리가  우리 임금님을 스스로 비하하며 모멸감을 드리는 생각 없는 일을 할 수는 없다.
 
우리사회의 일각에서는, 문화정책에 대한 세밀한 생각이 부족하다. 왜 일본 침략시대의 타성에 젖어, 우리 임금님 비하하기에 덩달아 동조하며 부화뇌동하는가? 왜 일제만행을 뒤따르는 추친일 행위를  하는가? 왜 중국인들의 내면 정치사회 심리를 모르는가?
 
중국인들은 옛날을 잊고 싶고, 한풀이를 하고 싶어 그런 것이다. 그래서 중국 땅에서는 곳곳의 관광지에서 옛 임금님 비방을 당연한 듯이 한다. 과거가 부끄럽고, 옛 역사가 치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덧붙여 공자, 맹자까지도 비웃으며 무작정 탄압했던 것이니, 맹목적 한풀이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반작용 비판이 나오자, 느닷없이 세계 곳곳에 공자학원을 만들며 옛 역사를 재조명 한다고 호들갑스럽게 부산을 떠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이 그것을 따라하면, 오히려 일제침략 문화정책에 동조하는 것이 된다. 문화민족이라면 문화민족다운 생각과 행동이 꼭 필요하다. 문화민족다운 품위와 격조가 요망된다. 아무 것이나 막 따라 한다고 문화민족은 아니다.
 
서울시의 최고 중심부인 그 곳에 수도 서울의 로고 간판까지 달고, 더군다나 ‘나도 임금이다’라는 상식 밖의 글까지 내걸고서, 민족사상 부동의 최고 어른인 세종대왕을 눈앞에서 조롱하고 있으니 서울시의 문화정책 수준이 개탄스럽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일제침략자들의 만행을 뒤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침략자들이 우리임금님을 짓밟고 농락하던 것을 답습하는, 일제침략 후유증에서 비롯된 문화철학 빈곤현상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추친일 고질병은 오늘도 여전하다.
 
예부터 뼈대 있고 예절바른 집이라면 어떤 가정집에서도 할아버지 옷은 아무나 입지 못했다. 더구나 ‘동방예의 강대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할아버지 옷을 아무나 돌려 입고 할아버지 흉내를 내면서 무엄하게 사진을 막 찍는다는 몰상식한 생각은 거의 상상할 수도 없었다.  

심지어 아버지 어머님의 베개나 수저도 함부로 다루지 않은 우리민족이었는데, 어찌 임금님을 마구 대하는 참상을 중인환시 속에 연출할 수 있는가?

어쩌면 이토록 일제 침략시대 그대로의 부락민 천민화 정책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단 말인가? 참담할 뿐이다.
 
생각하건대, 마치 아버지, 어머니가 한 가정의 상징이듯이, ‘임금님’은 그 존재 자체가 나라의 얼굴이요 문화이며 최고 위상의 가치를 대변한다. 아니 임금님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요 긍지요 자부심이다. 더구나 세종대왕은 임금님 중에서도 가장 존경스런 최고 최대의 임금님이다.
 
그런데 어찌 우리민족이 이토록 극심한 ‘문화 실조상태’로 까지 전락 되었나 한숨이 나올 뿐이다. 요즘 심지어는 임금님 옷을 아무렇게나 마구 걸치고 천박하게 돈벌이 광고를 하는, 임금님 저속화 TV광고까지 나왔는데 그것도 사실상 일제침략 후유증이다.

원래 우리민족은 세계적인 예의존중 문화를 가져,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렸던 격조 있는 나라임을 유의해야한다.

저속한 광고는 생각 없이 마음대로 하겠지만, 덴마크, 네덜란드, 스페인,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요르단 등에서 임금님이 그런 저속한 광고에 이용되는 것을 보았는가 생각해 보라.

사우디 왕국에서 국왕을 저속한 돈벌이 광고에 악용하던가, 영국에서 관광객에게 여왕 옷을 입혀 푼돈을 버는 것을 보았는가?  심지어 우리 임금님을 짓밟은 전범국 일본도 그렇지 않다.
 
그렇게도 관광 문화 아이디어가 허약하고 빈곤한가? 아무리 생각이 모자라기로서니, 서울 핵심지 중앙의 광화문 광장에서 임금님을 그렇게 모독하는가?

더구나 민족 최고의 어른인 세종대왕을 모시고서의 치졸한 망발행위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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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 역사와 문화를 스스로 조롱하며 제 얼굴에 침 뱉는, 일제침략 후유증은 고질병이 되어 끈질기게 남아있다. 아직도 일제침략 시대에 찌든 추친일파가 많이 존재하고 있다. 민족의 최고어른을 모독하고 조롱하는 문화품격 파괴 현장이 부끄러울 뿐이다.

안천 (서울교육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