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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29] 자바르떼 소통의 힘 "지역이 변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재도약 원년,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연합회 구성 모색

나원재 기자 기자  2013.05.22 18: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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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 있다는 소식에 뒤도 안 보고 곧장 문을 나섰다.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남문시장 인근에 위치한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 앞. 그리 높지 않은 건물에선 아침부터 귀에 익숙한 우리 소리가 한창이다. 시장통 한복판에서 들리는 정겨운 가락에 이끌려 계단을 밟았다. 보다 선명히 귀에 꽂히는 신명난 소리는 어느 누구의 설명보다 명쾌하게 '자바르떼'를 소개하고 있었다. 숨을 돌린 후 조심히 들어섰다.

"지역이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상인운영위원회가 꾸려졌고, 아이들부터 지역상인과 공무원들까지 다양한 마을사업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죠."

이동근 '자바르떼' 대표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사회적기업의 문화예술 사업이 불러온 기대이상의 변화를 가늠할 정도로 결연했다.

   이동근 '자바르떼' 대표는 문화예술 사업이 불러온 기대 이상의 변화를 강조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한 지속성장 가능성을 꾀하고 있는 이유다. = 나원재 기자  
이동근 '자바르떼' 대표는 문화예술 사업이 불러온 기대 이상의 변화를 강조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한 지속성장 가능성을 꾀하고 있는 이유다. = 나원재 기자
이 대표에 따르면 '자바르떼'는 '신나는 문화학교'의 사업단 이름으로, 지난 2004년 문화예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3년 정도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는 물론, 예술·교육으로 사회공헌을 하자는 의도도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은 아니었다.

◆미약한 시작이었지만…탈바꿈 성공

하지만, 출발과는 달리 '자바르떼'는 모 그룹에서의 지원이 1년 만에 끊겨 당장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참여 예술가도 초기 50명에서 많게는 70명까지 늘어난 터라 걱정은 더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서울과 경기, 안산 지부 내 자활·복지관 등 아동청소년 교육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2007년까지 프로젝트 비영리 민간단체로 운영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때문이었을까. '자바르떼'는 그해 말 노동부 인증을 받고 사회적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바르떼'는 2008년 6월부터 3년간 노동부 일자리 지원을 받게 됐고, 2010년 말 마포구 연남동에서 금천구로 이동하게 됐다. 내부적인 변화는 빠르게 이어졌다.

'자바르떼'는 사회적기업 종료 이후를 대비해 컨설팅을 받고, 올 2월7일 사회적협동조합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자바르떼는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으로는 두 번째 인증이다"며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기다리고 있고, 완료 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법인 등기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궤도 오른 지역사업, 지속 가능성 확인

이 대표는 "사회적협동조합은 크게 △기획사업 △교육 △공연 △컨설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자바르떼'의 교육사업은 2004년부터 소외계층과 지역아동센터 자활기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문화교육 공연을 지속 중이다. 대부분 기금사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렇다 할 수익구조를 만들기 어려워 바우처 사업도 접목시켰다.

기획사업은 금천구를 구심점으로 서울지역을 포함한 지역사업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독산동 남문시장 상인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밴드와 풍물, 합창으로 구성된 '문전성시 사업'도 인기다.

이 대표는 "문전성시는 궤도에 잘 올랐다. 올해가 마지막 지원 사업이지만 향후에도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자바르떼'는 올해 '문전성시 2013'과 지역특성화 교육, 비인가 대안학교까지 포함한 청소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사진은 시장통문화학교 '풍물교실'. ⓒ 자바르떼  
'자바르떼'는 올해 '문전성시 2013'과 지역특성화 교육, 비인가 대안학교까지 포함한 청소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사진은 시장통문화학교 '풍물교실'. ⓒ 자바르떼
이와 함께 △아이들 체험과 놀이 프로그램인 '남문탐험대' △초등학교 4~5학년 교과과정과 연계된 프로그램 △제품에 예술을 접목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예술가와 생산자 네트워크(예생네트워크)도 지역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하고 있다.

오는 8월까지는 금천아트센터에서 예술가와 지역 주민 간 다양한 사업도 예정돼 있다.

이 밖에도 어쿠스틱 밴드 등 공연사업과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든 컨설팅 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재단에 멘토를 파견, 무료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협동조합으로 전환과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이 목표다"며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는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것이다"고 밝혔다. 법인명도 '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가 될 전망이다.

어찌 보면 재도약의 원년인 셈이다. 이 대표가 늘어놓은 올해 사업만 봐도 터닝포인트 이상의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

이 대표는 "올해 '문전성시 2013'과 지역특성화 교육, 비인가 대안학교까지 포함한 청소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며 "세 개 이상 협동조합 모이면 연합회로 갈 수 있어 전국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연합회 구성을 모색 중이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