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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치유사⑤] 이정례 심리상담사 "감정노동, 상담사 찾는 습관부터 익혀야"

심리상담 문화 확대, 근로자 '실천' 사업주 '이해' 근무환경 조성

이혜연 기자 기자  2013.05.22 15: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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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쉴 새 없이 전화를 받으며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친절함을 보이기 위해 사소한 개인의 감정을 절제하며 노동을 제공하기에 감정노동자라 불린다.

지난 14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주최로 진행된 '감정노동자 청책토론회'에서는 감정노동자와 노동계 관계자가 모여 현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감정노동 인구가 늘면서 이들의 애환이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심리상담의 중요성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감정노동자의 건강한 정신 관리에 앞장서는 이정례 심리상담사를 만나봤다.

지난 4월30일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 개소 이후, 심리상담사를 찾는 방문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기존에는 상담실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었던 반면 지금은 누구나 상담실 문을 두드리며 고민을 털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에는 타 건강센터와는 달리 총 2명의 심리상담사가 배치돼 근로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고 있다. 센터는 일대일 상담을 중심으로 이용자 마음치유와 다양한 심리상담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이정례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 심리상담사 일문일답.

   이정례, 이정호 심리상담사는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를 찾는 방문자에게 편안한 상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 이혜연 기자  
이정례, 이정호 심리상담사는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를 찾는 방문자에게 편안한 상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 이혜연 기자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 심리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나.
▲최근 감정노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심리상담사를 찾는 방문자도 늘었다. 특히,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의 경우 한국안전보건공단에서 사업비 전부를 지원하면서 근로자와 일반인 모두 검사 진단부터 상담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심리상담은 나를 포함한 2명의 심리상담사가 방문자 상담을 돕는다. 다만, 체계적인 상담을 받기 전에 직무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결과에 따른 주1회씩 약 4주간의 맞춤형 상담이 제공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리상담은 이용자들이 스스로의 고민을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센터는 철저한 비밀 보장과 함께 스트레스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지역 네트워크 연계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감정노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심리 상담이 중요한가.
▲심리상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선 정확히 정의내리기 어렵다. 그러나 상담을 진행할수록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는 근무환경뿐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대인관계나 가족 문제 등이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센터는 근로자의 심리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직무 스트레스 진단 외에도 감정 코칭, 자기이해, 대화훈련, 리더십에 관한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심리상담사가 바라본 소규모 사업장의 산업 환경은 어떠한가.
▲소규모 사업장은 감정노동자에게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이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할 공간조차 없다. 그렇다보니 열악한 상황 속에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대다수 근로자들은 화를 억누르거나 참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상담실을 찾는 사람들은 극히 적었지만, 상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많은 이들이 한결 편히 이곳을 찾고 있다. 특히 서울시 근로자건강센터는 소규모 사업장이 많이 위치한다는 이유로 디지털단지에 세워졌다. 감정노동에 노출된 주변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들부터 앞장서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진단받고 치료받는 습관을 키웠으면 한다.

-감정노동자들이 상담에 앞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우선, 심리상담사를 찾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로자를 위한 건강센터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근로자의 자발적 실천과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이해가 결합돼 편안한 근무환경을 조성해야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몸 건강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정신적인 건강은 방치하곤 한다. 해로운 정신 건강은 질병을 낳을 수 있다. 스스로 심리상담사를 찾는 여유가 필요하다.

-심리상담사 직종의 전망은 어떤가.
▲최근 '상담'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면서 상담사는 주목받는 직종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심리상담사는 상담센터, 청소년 기관, 기업 등 취업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심리 상담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다양한 전문지식과 자격증이 필요하다.

우선, 심리 상담과 관련된 학과를 전공하고,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부여하는 상담심리사 자격증 취득해야한다. 또,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도 수반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