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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구전략 본격화? 아직은 '시기상조'

이영원 팀장 "출구전략 논의 심화…종료 시점에 주목해야"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5.21 17: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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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국은 그동안 금리 인하뿐만 아니라 매달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으나 조만간 전면적 중단 혹은 축소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시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자산가격 상승이 생각보다 빠르다고 판단할 경우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본격 성장궤도에 진입했다는 신호 부재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 논의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출구전략은 가능성 차원에서 고려되고 있으나 앞으로 관련 논의는 더욱 잦아질 것이며 종료 시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팀장은 출구전략은 비전통적인 방법의 통화정책을 마감하기 위한 절차로, 현재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 모기지담보증권(MBS) 등 매월 850억달러(한화 95조원)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1·2차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주식시장은 고점 대비 20% 정도 조정을 받았다.

그는 "향후 출구전략이 1·2차 양적완화와 동일한 수준의 정책종료 및 중단의 의미를 갖는다면 과거와 유사한 주식시장 반응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사전에 종료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과 목표(1차 금융위기 수습·2차 경기 진작)를 만족시키기 전에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이 팀장은 1·2차 양적완화와 달리 지금은 목표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글로벌 경제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 모두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제시한 출구전략 충족 정책목표는 물가상승률 2.5%, 실업률 6.5%다.

이어 "실물경기 상황에 따라 출구전략 등 정책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라며 "현 실업률은 7.5%로 연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약 150만명 이상의 추가 실업자수 감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월별 10만건대 중반의 감소 추세로 볼 경우 시행은 적어도 10달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복 없는 종료, 통화·환율 '악영향'

이 팀장은 다만 고용시장 개선 이전에 물가가 상승할 경우,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실물 경기 회복 확인 전에도 출구전략이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 상업은행의 신용창출기능 회복 여부와 이에 따른 주택시장, 고용시장 회복에서 출구전략 시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막대한 통화방출에도 불구하고 낮은 물가수준이 유지되는 것은 급격하게 하락한 통화승수 등의 영향"이라며 본원통화량의 증가에도 신용창출이 위축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 팀장은 통화승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택시장 회복이 뒤따라야 하며 낮은 금리에 기초한 모기지 주택담보대출 이른바 모기지 대출이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고용시장 회복은 진행 중"이라며 "미국의 설비 가동률과 실업률을 살펴보면 산업생산의 증가와 고용 증가가 이어지고 있고 견조한 회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이끌 추진력은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 팀장은 "고용시장의 회복과 이로 인한 실물경기 회복이 장기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확인 이후에 출구전략은 물가상승 압력을 제어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유지시키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출구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실물경기의 회복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산가격 상승을 경계하기 위한 출구전략은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 축소로 위험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자산배분은 위축될 것"이라며 "엔·엔 등 아시아 통화, 환율의 추가 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