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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신용불량자 구제…'15년만의 경제 외출'

연대 보증 등으로 추락한 경우 선별, 만시지탄이지만 패자부활전 기회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5.21 15: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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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환 위기로 인해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로 들어섰던 1997년 말 이후부터 신용카드 과다 위기 무렵까지, 한국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낙인이 찍힌 이른바 '신용불량자' 중 일부가 구제된다.

21일 당국은 1997~2001년 외환 위기로 낙인이 찍힌 신용불량자 236만명 중에서 '연대 보증으로 채무를 진' 11만여명을 오는 7월부터 선별 구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대되는 파급 효과는?

이번 조치는 과거 외환 위기로 불가항력으로 빚의 늪에 빠진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 등을 구제하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서민 경제를 안정시킨다는 취지다.

  IMF 등 경제적 난국에서 추락, 영원한 '열등국민'으로 낙인찍혔던 신용불량자들이 이번에 선별적으로 구제된다. 이들이 경제 활동과 금융 이용을 다시 할 수 있게 돼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지 주목된다. = 임혜현 기자  
IMF 등 경제적 난국에서 추락, 영원한 '열등국민'으로 낙인찍혔던 신용불량자들이 이번에 선별적으로 구제된다. 이들이 경제 활동과 금융 이용을 다시 할 수 있게 돼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지 주목된다. = 임혜현 기자

외환 위기 당시 연대보증 신용불량자에 대해 채무 조정을 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특히 대국민적 선언 효과, 박근혜정부가 경제의 위기 국면에서 추락했던 서민층(영세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을 경영하던 이들, 그들과 연관된 평범한 사람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구제 대상으로 혜택을 볼 이들의 규모가 상당하다. 외환 위기 당시 부도율이 급등했던 1997년부터 2001년에 도산한 중소기업에 대해 연대 보증한 채무자가 이번 구제 대상이라고 잡으면, △연체 정보 등 불이익 정보 등록자 1104명 △연체된 보증채무 미상환자 11만3830명이며 △총채무액으로 따져도 13조2420억원이나 된다.

아울러 당국은 이런 이들에 대해 은행연합회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괴롭혀온' 관련인 정보까지 삭제하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다. 이들이 간만에 경제적으로 제대로 재기의 길을 노려볼 만 하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이 사회 전반에 흐를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 해이 우려 등은 문제 아니나, 패자부활전 제대로 될지 관건

일각에서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15년이나 지난 시점에 신용불량자를 회생시키기로 함에 따라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가 커질 우려도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15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관리와 추심 지속의 대상이 아니라 이제는 대승적 관점에서 앞으로의 경제적인 활동의 숨통을 틔워줄 시혜의 대상으로 봐야 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온전히 우리 사회로 재편입될 수 있도록 해 '창조경제'의 참여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국민 대통합의 긍정적 효과론'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이들이 종잣돈이 거의 없는 사람들인 만큼 이제 채무를 갚을 부담에서 빠져나온다고 해도 앞으로 큰 재활의 추진을 스스로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당국의 상당한 관리와 지도를 통해 경제적인 활동에 재참여하도록 배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구제의 대상이 되는 이들은, 총 연대보증 채무금액이 10억원 이하일 경우에 해당하며 연대보증인에 대해 연대보증인 수로 나눈 뒤 그 원금의 40~70%를 감면해 준다. 원금은 최장 10년까지 분할 납부하면 된다. 한편, 채무 조정을 하더라도 상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채무부담액이 많다고 판단되면 채무부담액 최고 한도를 별도로 산정할 방침이다. 질병, 사고 등으로 정상 상환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면 최장 2년까지 상환 유예가 가능하다.

캠코의 채무 조정으로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개인회생, 파산 등을 유도할 예정이다. 7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 캠코 등을 통해 구제 신청을 하면 된다. 불이익 정보 삭제는 고의, 사기에 의한 어음와 부도자 등 부적격자 여부를 검증한 뒤 처리해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