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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소원을 말해봐?"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5.21 13: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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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긴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햇볕을 느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여름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직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이곳저곳 나들이 인파로 넘쳐나고 있는데요.

필자도 주말을 맞아 강화 석모도 보문사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 4년에 회정대사가 창건한 절로 양양의 낙산사와 금산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상 사찰로 유명한 곳입니다.

보문사를 찾은 김에 눈썹바위와 마애관음보살상을 보기 위해 계단을 올랐는데요. 계단을 오르다보니 남산타워의 '사랑의 자물쇠'를 연상시키는 병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용왕단 주변에 사람들이 소원을 적은 종이를 담은 유리병을 매달아 놓은 것이었는데요. 100일 후에 스님이 축원을 올린 후 소원지를 태운다고 합니다.

가족의 건강, 자녀의 대학 합격, 취업 성공, 승진, 연애 등 누구나 마음에 품은 소원 한가지쯤은 가지고 있을 텐데요. 미신이긴 하지만 흔히 '기도빨'이 좋다고 하는 곳에 가면 이처럼 기대심리에 소원을 적어 달아놓거나 기도를 올리게 됩니다.

   용왕단 주변은 다양한 사람들의 소원이 담긴 유리병으로 가득하다. = 이지숙 기자  
용왕단 주변은 다양한 사람들의 소원이 담긴 유리병으로 가득하다. = 이지숙 기자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 좋은 풍경으로 기분전환도 되고 효험이 있다고 소문난 '소원 명소'를 알아봤는데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미신'을 누가 믿느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소원이 차곡차곡 쌓이는 곳은 왠지 '간절함'이 모여 좋은 기운을 내뿜는 것도 같습니다.

우선, 설레는 봄 아직도 솔로인 분들에게는 울진의 '사랑바위'가 도움이 될 듯합니다. 울진군 서면 삼근리에 있는 미륵바위는 일명 '사랑바위'라고 불리는 데요. 높이 4m의 이 바위는 몸통 하나에 머리가 2개인 모습으로 남녀가 포옹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뤄지고 이곳에서 나는 구엽초를 달여 먹으면 자식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네요.

하회마을 삼신당 느티나무도 부부들에게 인기 관광코스인데요. 수령 600년의 느티나무는 아기를 점지해주고 산모와 아기를 돌보는 신목이라고 합니다. 이에 관광객들은 부정한 것의 침범이나 접근을 막기 위해 쳐놓은 금줄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끼운다고 하네요.

11월말이면 어머니군단이 모이는 곳도 있습니다. 자식의 '수능합격 기원' 기도를 올리기 위함인데요.

갓바위는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으며 머리에 갓을 쓰고 있는 형상의 좌불상입니다. 본래 이름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인데요. 갓바위는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고 하네요. 특히 갓바위가 바라보는 방향이 동남쪽이라 부산·경남 쪽 사람들의 소원이 잘 이뤄진다는 소문도 있다고 합니다.

안성 칠장사도 입시철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수능 명당'입니다. 사람들이 찾는 곳은 칠장사 안의 '나한전'인데요. 과거시험에서 줄줄이 낙방하던 어사 박문수가 마지막 도전을 앞두고 들렸다고 전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박문수는 이곳에 들려 유과를 공양했는데 그날 꿈에 과거시험 시제가 그대로 나왔다고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지금도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곳에 들려 조청이나 과자를 공양하고 기도하는 일이 많다고 하네요.

이밖에 '영천 돌할매'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소원명당' 중 한 곳입니다. 무게 10kg, 지름 25cm 계란 모양 화강석을 이곳 주민들은 350년 전부터 신돌할머니로 모셔왔다고 하는데요. 1993년부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 지금도 휴일에는 500~600명 정도가 '돌할매'를 보기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하네요. 소원을 빌고 돌을 들었을 때 돌이 번쩍 들리면 실패, 반대로 밑에서 자석이 당기듯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