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감정노동. 자신이 갖고 있는 본래의 감정을 절제하거나 숨기고 조직이 요구한 감정을 오랫동안 표현하는 노동형태를 말한다. 덧붙이면 그로 인해 심각한 직무스트레스를 유발시켜 정신과적 증상이나 질병이 생기는 노동형태를 말하는 것이 좀 더 구체적인 개념이다.
우리나라도 서비스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 확대되면서 고객. 즉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거나 유선으로 접객하는 직업이 많아져 감정노동자들도 무려 600만명이나 된다. 커피숍, 마트, 영화관, 병원 등에서 우리는 감정노동자들을 만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감정노동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얼마전 발생한 '항공기 승무원 폭행사건'이나 '호텔 주차요원 폭행사건'처럼 감정노동자들은 전혀 잘못이 없어도 타인의 감정에 의해 폭언, 폭행을 당하는 등 극심한 직무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이쯤되면 '감정노동 문제는 해당 감정노동자가 스스로 참고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할 문제로 인식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감정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해 본다면 첫 번째로 기업 경영방침의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감정노동자 대부분은 기업 내에서 하달된 업무지침, 메뉴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감정노동의 정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면 진상고객이 나타났을 때에도 무조건 친절하게 대하고 공손히 사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업무지침이 감정노동자들의 감정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감정노동을 유발하는 업무지침을 완화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변경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두 번째는 감정노동자를 만나게 되는 소비자들의 인식전환 문제이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거나, 영화표를 끊거나, 안내를 받을 때 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감정노동자들은 나를 도와주고 나의 요구를 받아주는 '고마운 사람'으로 인식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감정노동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진정으로 따뜻한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구태한 사고에서 벋어나야 한다.
이성종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기획실장 |
이를테면 감정노동자들을 배려하자는 공익캠페인을 한다던가, 교육과정(공교육이던 직업교육이던)에서 감정노동을 체험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입법기관과 협력해 감정노동의 예방과 사후 대책 및 보호방안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일이다.
결국 소비자와 감정노동자 그리고 기업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의지를 보여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