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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우직한 드라이빙' 폭스바겐 티구안, 인기비결은?

안정감·효율성 매력에 초보도 노리는 드림카…출고대기 3개월 기본

김병호 기자 기자  2013.05.20 18: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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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6개월에서 올해는 그나마 줄어들어 3개월입니다." 이는 폭스바겐 티구안을 기다리는 예약고객의 인내심테스트 기간이다. 이처럼 티구안의 인기는 그나마 줄어든 '3개월'이라는 출고기간이 말해준다. 2007년 첫 선을 보인 후, 세계 약 70만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가장 성공한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손꼽히는 티구안의 매력은 무엇일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내용이 좋으면 겉모양도 반반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라는 옛 속담이 말하듯, 폭스바겐의 놀라운 성장세와 성공담 뒤엔 철저한 '알짜배기' 베스트셀링카들이 버티고 있다. 특히 티구안은 이러한 성장세에 톡톡히 한 몫을 한 일등공신이다. 티구안을 타고 서울 도심을 출발해 용인에서 행담도, 경기도 파주코스를 시승했다.

100m 미인인줄 알았더니…탑승하면 '반할 수밖에'

개인적으로 SUV보다 세단을 선호하는 만큼 티구안의 첫인상은 그리 달갑지 않다. 특히 '100m미인'이라는 말처럼 다가갈수록 티구안의 외관은 폭스바겐 SUV 맏형격인 투아렉과 흡사하다는 느낌뿐이다. 전면 라이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지만 전체라인 등 전체 평가에서 결정적 포인트를 획득하기는 어렵다.

   폭스바겐 티구안. ⓒ 폭스바겐  
폭스바겐 티구안. ⓒ 폭스바겐
내부를 살펴봤다. 콤팩트 SUV라지만 실내는 만족할만한 개방감을 자랑한다. 구석구석에서 보이는 공간 활용뿐만 아니라 300% 이상 커진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는 일반적인 차량 실내를 훨씬 넉넉하게 보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60대 40으로 분할이 가능한 뒷좌석 시트는 등받이 각도를 23도 범위 내에서 조절할 수 있었으며, 앞뒤 간격 역시 전후 16cm까지 이동이 가능해 패밀리 SUV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안전성과 효율성은 티구안이 왜 국내에서 패밀리카로 각광받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티구안은 웹상에서 트렁크가 작다는 평가들이 많지만 일반적 관점에서 뒷좌석을 접어 사용하면 공간활용은 대만족에 가깝다. 웬만한 사이즈의 짐 수납은 가뿐할 정도로 콤팩트라는 호칭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또 패밀리 SUV라는 말이 이보다 적합할 수 있을까? 가족들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마음이 놓이는 차는 드물다. 더욱이 초보 운전자가 운전해도 마음이 놓이는 티구안의 파크어시스트는 가족 안전과 내차의 안전지킴이로 손색이 없다.

파크어시스트는 평행 주차는 물론 T(직각) 주차와 50cm(앞뒤 25cm)의 간격만 주어지면 좁은 공간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티구안 한 대를 조금 웃도는 공간을 확보한 후 파크어시스트를 사용하면 긁히거나 짧은 시간에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수동주차에 익숙한 이들은 약간의 어색함을 지울 순 없다.

이유 있는 '안정감' 인기도 '~ing'

본격 시승에 나섰다. 시동을 걸자 디젤엔진의 떨림이 미약하지만 몸을 진동시킨다. 정숙성에선 가솔린 엔진에 비할 바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가솔린인지 디젤인지 연료뚜껑을 열어볼 태세다.

   폭스바겐 티구안을 타고 용인에서 행담도, 경기도 파주코스를 시승한 결과 실연비 18.3km/L를 기록했다. = 김병호 기자  
폭스바겐 티구안을 타고 용인에서 행담도, 경기도 파주코스를 시승한 결과 실연비 18.3km/L를 기록했다. = 김병호 기자
두꺼운 도어에서 느껴지는 튼튼함은 운전하는 드라이버의 마음을 여유롭게 만든다. 유로 NCAP 충돌시험에서 만점인 별 다섯 개, 이에 더해 폭스바겐 모델 중 최초로 탑재된 피로 감지 시스템은 운전자의 운전패턴을 모니터해 운전자가 피로하다고 판단되면 '경보'를 울리고 '주의' 아이콘을 띄운다. 티구안을 타게 되면 '안전하면 볼보'라고 떠오르는 문구가 티구안으로 바뀔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티구안은 1968cc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을 적용한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와 4모션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하고, 제로백 10.2초를 자랑한다. 또 안전 최고 속도 188km/h에 락(lock)이 걸려 있지만, 속도에 탄력을 받으면 그 이상의 속도도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코너링에 진입하면 기존 SUV 단점들이 장점으로 바뀐다. 특히 고질적인 SUV 문제점인 높은 전고에서 오는 쏠림현상 등은 단단한 하부로 하여금 이질감을 해소시켰다. 오히려 머리만 살짝 숙이면 타고 내리기 편한 SUV의 장점만이 느껴질 뿐이다.

또 120km의 고속주행에서도 넓은 시야와 함께 도로와 일체감을 형성하는 것 같은 드라이빙은 티구안의 매력을 더욱 어필하고 있다. 반면 가속력과 강한 힘을 기대하는 드라이버에게는 약간의 실망감도 느껴진다. 140마력, 32.6kg·m의 토크가 작지는 않지만, 고속주행 시 앞차를 추월하거나 다이내믹하게 치고 나가는 가속력은 기대에 살짝 못 미쳤기 때문이다.

효율성은 티구안이 빛을 발하는 최고의 장점이다. 블루모션 테크놀로지의 일환인 스타트-스탑 시스템, 에너지 회생 시스템, 코스팅 모드 등의 혁신적 기술을 조합해 사륜구동 SUV임에도 불구하고 복합연비 13.8km/L의 공인연비를 구현했다. 아울러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148g/km에 불과하다. 실제 고속주행과 도심주행 등의 테스트 드라이빙을 거친 티구안의 연비는 18.3km/L를 기록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성, 기본에 충실한 우직함은 폭스바겐 티구안의 인기를 더욱 실감케 만든다.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의 가격은 44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