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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부처님'의 땅 화순, 파프리카로 명품경제 관광지 우뚝

지역경제 성장 눈길…먹거리·즐길거리 관광지로 손색없어

장철호·임혜현 기자 기자  2013.05.18 15: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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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광역시에 갈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잠시 짬을 내서라도 꼭 근처의 전남 화순군을 들러보는 게 좋겠다. 현대인의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줄 '힐링'의 고장으로 화순이 떠오르고 있다. 

화순은 산이 많은 고장이다. 광주와 무등산을 공유하고 있는 데다, 만연산·백아산·모후산·천운산 등 좋은 산들이 솟아있어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이런 조건에 일조량이 풍부해 산약초 재배의 최적지이며, 흑염소·흑두부·다슬기 등 이른바 '블랙 푸드(건강에 좋은 검은색 음식)'가 유명하다.
   화순은 수려한 산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수직문칠층석탑(전남 문화재자료 257호) 부근의 풍경. ⓒ 프라임경제  
화순은 수려한 산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수직문칠층석탑(전남 문화재자료 257호) 부근의 풍경. ⓒ 프라임경제

   운주사 경내. ⓒ 프라임경제  
운주사 경내. ⓒ 프라임경제
일제시대부터 운영돼 온 화순탄광이 유명할 뿐 그냥 농사짓는 시골이었던 화순이 이런 장점들을 살려 힐링의 고장으로 컨셉트를 설정하고 있다. 음식과 산자수려한 환경이 바쁜 경쟁사회 속에서 받은 압박을 치유하기 좋은 공간이 화순이다. '와불'로 유명한 명승고찰 운주사 역시 화순을 찾아볼 이유 중 하나다.

힐링푸드축제 인기…명품채소 '파프리카' 

이번 5월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으며 치러진 힐링푸드축제는 이런 지역적 음식 배경을 십분활용한 이벤트다. 5개 분야, 68개 이벤트로 구성돼 탄탄한 준비 과정을 짐작케 한다. 개발음식·향토음식·다문화음식 등을 전시 및 판매하도록 기획돼 지역 명물 음식들의 자원을 널리 알리는 한편, 결혼해 화순에 뿌리내린 다문화여성들에게도 향토 행사에 기여할 수 있게 해 지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렸다.

   힐링푸드축제가 관심을 모으며 치러졌다. 금년에 첫 출항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는 모습. ⓒ 화순군청 제공  
힐링푸드축제가 관심을 모으며 치러졌다. 금년에 첫 출항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는 모습. ⓒ 화순군청 제공
일년에 한 번 화순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파프리카를 구입하기 위해서 화순을 들른다고 해도 손해보지 않을 선택이다. 화순도곡파프리카영농조합법인은 공동선별-공동출하-공동정산까지 책임지는 구조로 품질을 관리, 외지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높인 바 있다.

파프리카를 요구르트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파프리카 명산지 화순만의 비밀무기다. 파프리카 요구르트 및 치즈 생산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이 체험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화순도곡치즈마을영농조합법인은  '2013년도 안전행정부 공모사업'에 지정돼 이름을 날린 마을기업이다.

천불천탑을 볼 수 있는, '부처님의 놀이터' 운주사
   운주사 불상들. ⓒ 프라임경제  
운주사 불상들. ⓒ 프라임경제

'구름이 머무는 곳'이라는 뜻의 운주사는 와불로 유명하다.

천불천탑의 절로 잘 알려진 운주사는 1481년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도 소개돼 있다. 동국여지승람의 편찬자는 "절 좌우 산에 석불, 석탑이 각 1000기씩 있고 두 석불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있다"고 기록했다. 산과 들에 흩어져 있는 돌부처들은 수십여cm에서 10m 이상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평면적이면서 토속적인 생김새에 어색하고 균형이 잡히지 않은 몸피가 어우러져 친숙감을 준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나라 석공들이 마지막으로 두 부처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데, 시간을 착각하고는 그냥 포기하고 올라가 지금처럼 운주사 와불이 누워 있다고 한다. ⓒ 프라임경제  
전설에 따르면, 하늘나라 석공들이 마지막으로 두 부처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데, 시간을 착각하고는 그냥 포기하고 올라가 지금처럼 운주사 와불이 누워 있다고 한다. ⓒ 프라임경제

운주사 와불은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의 와불이다. 이는 열반상(부처님이 옆으로 비스듬이 누운 상)과는 다르게 좌불(앉은 모습)과 입상(선 모습)으로 자연석 위에 조각된 채로 누워 있다.
   돌탑에 작은 돌을 하나 올려놓으며 소원을 비는 관광객들. 화순은 천불천탑의 고장으로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돼 있다. ⓒ 프라임경제  
돌탑에 작은 돌을 하나 올려놓으며 소원을 비는 관광객들. 화순은 천불천탑의 고장으로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돼 있다. ⓒ 프라임경제
   보물 797호로 지정돼 있는 운주사 석조불감. ⓒ 프라임경제  
보물 797호로 지정돼 있는 운주사 석조불감. ⓒ 프라임경제
   운주사 대웅전. ⓒ 프라임경제  
운주사 대웅전. ⓒ 프라임경제

전설에 따르면 도선 국사(고려를 개창한 태조 왕건의 멘토로 알려져 있는 승려)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하늘에 사는 석공들을 불러 하루 낮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두 불상을 세워야 하는데 일하기 싫었던 동자승이 닭이 우는 소리를 흉내내 날이 새는 줄 알고 일하던 석공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고 한다. 결국 두 불상은 서지 못하고 누운 채 남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운주사 와불이 일어나면 세상이 바뀐다는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미륵불 사상의 땅, 화순을 찾아 운주사 와불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어가는 이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