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지하철 독서녀 '반전에 반전'

나원재 기자 기자  2013.05.16 17:23:22

기사프린트

    
"전자책 때문에…" 직장인들의 독서량이 주춤했다. 지난해 직장인이 읽은 종이책은 13.8권, 전자책은 1.5권이지만, 2011년 전체 독서량은 종이책 14권에 전자책 2권이다. = 나원재 기자
[프라임경제] 먼저 사진부터 보겠습니다. 아침 출근시간 지하철 안입니다. 직장인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무언가를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다른 승객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직장인들이 읽은 평균 독서량은 15.3권으로, 전년 16권까지 매년 증가했던 직장인 독서량이 소폭 줄었다고 합니다. 전자책 독서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인이 읽은 종이책은 13.8권, 전자책은 1.5권이지만, 2011년 전체 독서량은 종이책 14권에 전자책 2권입니다. 전자책 독서량이 0.5권 줄어들은 셈이죠.

또, 2012년 월평균 도서 구입비용도 3만7600원으로, 2011년 3만7900원, 2010년 3만8100원에 비해 줄었습니다. 직장인들의 독서 장소는 절반 이상이 '집'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지하철·기자'가 뒤를 이었습니다.

위 사진을 보자니 저절로 반성을 하게 됩니다만, 사진 속에는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여직장인 손에 들린 것은 책이 아닌, 결재판이라는 것이죠. 게다가 결재판 안에는 어떠한 내용물도 들어있지 않았다는 점에 또 놀랐습니다.

아침 고단한 몸을 이끌고 전쟁터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은 십분 공감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란 생각도 잠시나마 스쳤던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의문도 잠시,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확인되지 않지만, 사진 속 주인공이 앉은 자리는 임산부·노약자 자리입니다. 혹시나 모를 '양보' 때문에 일부러 책을 읽고 있는 자세를 취했다는 생각에 무게는 점점 기울었습니다.

직장인의 생존비법이 찰나 머릿속을 스치는데요. 최근 한 취업포털이 조사한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이 포털에 따르면 직장인 10명중 6명은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생존비법이 있었습니다.

428명 중 59.8%가 '있다'고 답을 한 것이죠. 이중 '재미없는 말도 크게 웃어준다'가 43.8%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아침에 상사보다 일찍 출근'(35.9%), '상사의 눈에 보이도록 일을 한다'(29.3%), '업무능력을 추켜 세워준다'(26.6%), '술자리는 꼭 참석한다'(25.4%), '대소사를 챙긴다'(17.2%), '상사보다 늦게 퇴근한다'(16.4%), '야근을 최대한 많이 한다'(15.6%), '커피나 음료를 챙긴다'(14.8%)가 뒤따랐습니다.

게다가 회사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에 직장인 34.0%가 '동료들과의 인관관계'를 꼽았습니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하철에서의 습관적인 독서를 통한 자신만의 능력배양은 또 다른 생존비법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