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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남양유업 대표 "잘못된 관행 모두 인정…다시 태어나겠다"

9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갖고 대국민 사과·대리점과 상생발전 방안 제시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5.09 12: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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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욕설 파문', '떡값 요구' 등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횡포로 논란을 빚고 있는 남양유업이 결국 대국민 사과를 택했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 = 조민경기자  
김웅 남양유업 대표. = 조민경기자
김웅 남양유업 대표이사와 본부장급 임원진 등 10여명은 9일 오전 서울 중림동 브라운스톤서울에서 '남양유업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사태에 대해 사죄했다. 

이날 김웅 대표와 임원진은 기자회견에 앞서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김웅 대표는 "저희 스스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잘못했습니다"라며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영업현장에서의 밀어내기 등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이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에 대한 경찰 고소를 취하하고 화해 노력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 대리점주로 한 가족이었던 피해자협의회 분들의 고충을 경청하고 해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원인을 파악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관행처럼 행해지던 '제품 밀어내기', '떡값 요구' 관행을 개선하는 한편 향후 대리점주들과의 상생발전 방안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밀어내기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대리점과 협의를 통해 공동목표를 수립하고 반송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또 대리점의 고충이 경영진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대리점 고충 처리기구를 운영하고 500억원 규모의 대리점 상생기금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 끝 무렵 "이번 사태로 스스로 참담한 마음을 감출길이 없다"며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리점과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남양유업이 다시 태어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욕설 파문 등으로 회사매출이 급감하고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주식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은행 채무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김웅 대표이사, 박주영 영업총괄본부장과의 일문일답.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이 급작스럽게 결정됐다. 사태를 방관하다가 갑자기 잡게 된 이유는.
▲지난 3일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한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주말을 지나며 파문이 확산됐다. 그 당시부터 기자회견 일정을 조율해왔지만 내용을 깊이 있게 검토하고 상생방안을 논의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홍원식 회장이 이처럼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주식을 팔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 홍 회장은 왜 기자회견에 참석 안했나.
▲주식 매각은 개인적으로 은행 채무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4월 중순부터 증권거래소 통해 매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홍 회장은 공식적인 호칭이라기보다 대주주로서 회사 내에서 부르는 호칭이며,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 의사 결정은 최고책임자인 제(김웅 대표)가 하고 있어 대표로 사과의 말씀을 올리게 됐다. 

-밀어내기 관행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어떤 식으로 이뤄져왔나.
▲실적이 부진한 품목에 대해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체적인 부분은 파악 중이다.

-경영진이 밀어내기 등 관행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나. 나아가 지시하거나 조직적으로 이뤄진 부분이 있었나.
▲본사에서 밀어내기 정황을 보고받거나 인지한 적이 없었다. 본사는 영업 전략부분을 담당하고, 실질적 판매는 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내부사정을 다 말할 순 없지만, 본사에서는 알지 못했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노이즈 마케팅, 앞뒤 안 가리는 영업방식 등 남양유업 전반적인 기업문화에 문제가 있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식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먹거리는 제일 먼저 정직이 우선이다. 품질이 2순위다. 기업문화 속에 이런 것이 베여있고 모든 일을 꼼꼼하게, 철저하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살펴 본래의 기업문화를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겠다. 

-시민단체에서는 대리점주들에 대한 피해보상 대책이 완벽히 해결되지 않으면 20일부터 불매운동 들어가겠다고 했다.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에 대해 경찰 고소를 취하하는 외에도 피해보상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 있나.
▲대화를 몇 번 시도했는데 대리점 피해자협의회 측에서 변호사를 통해 얘기하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그분들의 얘기를 듣고 적극적으로 협의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