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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7억이 뭐 길래" 934억짜리 골프장 경매行

박지영 기자 기자  2013.05.09 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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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요 며칠 경매시장이 꽤나 시끌벅적 합니다. 이유인 즉, 총 113만㎡(옛 34만평) 규모 대형골프장이 경매물건으로 나온 까닭인데요, 모두 스물일곱개 홀로 구성된 이 골프장이 경매시장까지 나오게 된 이윤 뭘까요. 

부동산경매 호사가들에 따르면 문제의 L골프장 감정가는 934억6603만6550원으로, 오는 13일 제주지방법원 경매6계서 첫 매각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제주시 봉개동 2○○-○번지에 위치한 L골프장은 애초 L리조트사가 오는 12월까지 조성할 예정이었던 골프리조트사업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공사기간만 8년7개월에 달하는 이 사업은 총 127만6498㎡ 땅에 회원제 골프장(18홀)과 대중제 골프장(9홀), 120실 규모 호텔급 골프텔, 골프빌리지 등을 지어 골프와 휴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책정된 사업비용만 2930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웬만한 중소기업 값입니다.

   단돈 7억원 때문에 934억원에 달하는 골프장이 경매로 넘어갈 신세에 놓였다. 사진은 오는 13일 경매에 나오게 될 물건일부인 L골프장 골프하우스. ⓒ 부동산태인  
단돈 7억원 때문에 934억원에 달하는 골프장이 경매로 넘어갈 신세에 놓였다. 사진은 오는 13일 경매에 나오게 될 물건일부인 L골프장 골프하우스. ⓒ 부동산태인
그러나 이 사업 핵심부지인 골프장이 최근 경매로 넘어가면서 리조트조성에 급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이번에 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은 건물 1만4032㎡와 땅 113만5807㎡ 상당입니다. 이중 매각대상 건물은 리조트 내 콘도미니엄과 클럽하우스, 관리창고 등이라고 합니다.  

이번 경매가 부동산경매 호사가들 사이서 입에 오르내리는 이윤 딱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좀처럼 보기 드문 '빅사이즈 물건'이라는 데 있고, 두 번째는 경매 청구권자 청구액이 고작 7억여원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물론 7억원이라는 돈이 많지 않다는 건 결코 아닙니다. 다만 이 금액이 경매에 나온 물건에 비해 '푼돈'이라는 얘깁니다. 실제 경매 청구권자가 원하는 청구액은 이번 물건 감정가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금액입니다. 

현재 이 물건에 대해 경매를 청구한 채권자는 총 5명으로, 이들이 경매절차를 통해 회수하려는 금액은 감정가 937억여원의 0.77%에 불과한 7억1648만여원입니다.

그렇다면 이 물건이 정말 매각에 부쳐질까요, 일단 부동산경매업계는 청구권자들이 경매를 취하할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은 일례로 지난해 4월 인천지방법원서 있었던 사례를 들었는데요, 이때 경매에 나온 물건(토지) 감정가는 1765억원으로 역대 최고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매를 신청한 사람의 청구금액은 고작 2600만원에 불과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취하로 잘(?) 마무리 됐다는 게 업계 호사가들 전언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 역시 경매청구액이 사업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으로 별다른 일 없이 채무자 쪽이 채권을 변제하고 사건 자체를 취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낙찰이 될 경우 어떻게 될까요, 못해도 한바탕 '소송잔치'가 벌어질 듯합니다. 경매특성 상 말소기준권리 이하 모든 채권이 말소되는 만큼 골프장 회원권 역시 말소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지요.

5월 초 기준 L리조트 골프회원권은 1억5000만원선으로 만약 낙찰이 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 경매전문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물건 감정가나 낙찰가 가치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금액으로 경매청구가 될 경우 취하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번 물건 역시 실제 매각에 부쳐진데도 입찰보증금만 93억원으로 어지간한 자산가나 기업 아니면 입찰표를 적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정 팀장은 이어 골프회원들의 반란도 예고했는데요. 정 팀장은 "채권변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골프장이 타인에 낙찰될 우려가 발생한다면 회원들이 컨소시엄형태로 투자해 직접 낙찰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13일이 지나봐야 낙찰여부를 알겠지만, 오랜만에 흥미로운 경매사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