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결정이 내려질 예정인 가운데, 이번에도 '신중한 행보'로 일관할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창조경제 시동을 걸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자칫 중앙은행에서 돈의 흐름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문제로 인해 브레이크가 걸릴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오석은 한 발 뺐지만, 이한구는 '나무늘보' 격한 발언 마다않아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4월30일 국회의 한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부 경제정책은 한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한두개의 정책 툴(tool: 방법)은 다르게 갈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그간 당국이나 여당에서 기준금리 발언을 한 것이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모습으로 해석되는 상황인 데다, 일각에서는 갈등론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부총리의 체면 손상 문제로도 연결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원칙론을 강조하면서 뒤로 물러난 셈이다. 실제로 기준금리 관련 발언에 대해 한국은행쪽에서 크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아 당국에서 말을 해도 손해만 되는 양상이었던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대응 상황에 온도차가 좀 있다. 8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국은행이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나무)늘보 행보를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경 통과됐지만, 마중물 부족할까 조바심 존재
이런 상황은 추가경정예산 통과가 임시국회 마지막날 통과된 문제와 겹쳐볼 필요가 있다. 당국으로서는 한숨 돌린 것이 분명한 상황이지만, 이 원내대표가 "추경만으로는 경기 회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기에는 규모와 내용면에서 충분하지 못하다"고 한국은행 늘보 발언에서 언급한 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 즉 추경을 이번 1년을 버틸 장기 아이템으로까지 추경을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위기감이 존재하고 단기 처방인 추경 약효가 떨어지기 전에 다른 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주요 인사 중 일부가 갖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9일 기준금리 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임혜현 기자 |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논리, 즉 수출과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한구 스타일'의 의견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한국은행은 그간 행보로 볼 때 '경기저점 확신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추경도 했는데 왜?"라는 논리와 "추경은 됐지만 그것만으로는"이라는 의견이 충돌할 지점으로 이번 9일 금통위 날짜가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금융硏 "경제상황 맞게 처리해야" 의견, 김중수 몽니론도 대두
이 같은 상황은 한국금융연구원이 8일 '2013 경제 전망'을 제시하면서 경제 사정에 맞게 금리 관련 정책을 갖고 갈 것을 당부한(기준금리 인하 정당성을 강조한) 데서도 보듯 금통위만 느긋한 게 아니냐는 의견은 더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나치게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한다. 금통위 분위기가 한국은행 독립성 강화라는 기류 몰이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는 의혹인 셈인데, 이는 MB정부에서는 한국은행이 크게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해석을 하는 이들이 주로 개진하는 의견이다.
김 총재의 고집 때문이 아니더라도, 현 부총리가 무색무취하다거나, 제 역할을 못한다는 평가가 이미 나오는 사정에서 이런 기준금리 문제까지 겹치다 보니 해석론이 구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 부총리로 대변되는 박근혜정부의 경제 관련 추진력 논란이 한국은행 주변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상황이라 금통위 결정의 귀추가 주목된다. 금통위는 매번 시선을 받는 아이템이지만, 이번 결정 시점은 특히 위에서 언급한 여러 정치적 상황상 '기준금리 인하 실기론'으로 연결될 여지가 높고 그 후폭풍도 우려된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