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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폐쇄·폐점 종용… 크라운베이커리 사업 폐지 확실"

"합병해 경쟁력 강화한다더니 오히려 말려죽이기" 가맹점주 분통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5.08 13: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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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크라운베이커리가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 협의회 대표(천안직산점주)는 지난 7일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 횡포 피해 사례 발표회'에서 "크라운제과의 사업부인 크라운베이커리 사업 폐지가 확실시 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지난 1947년 영일당 제과로 출발, 1990년대에는 베이커리 업계 1위를 달렸다. 한때 매출이 1000억원대에 달했지만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데다 경쟁사의 추격으로 뒤처지기 시작해 2011년에는 매출이 400억원대까지 급감했다.

◆흡수합병으로 경쟁력 강화하겠다더니…

이후 크라운제과는 크라운베이커리의 재무구조 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크라운베이커리 흡수합병을 결정, 같은 해 12월 흡수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크라운베이커리 CI. ⓒ 크라운베이커리  
크라운베이커리 CI. ⓒ 크라운베이커리
유제만 대표는 "합병 당시 회사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매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합병 이후 경쟁력 확보는커녕 '계열사 죽이기'에 나선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 협의회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최근 크라운베이커리 영업·관리부서를 축소하고 전 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또한 자체 공장인 파주공장에서 생산하던 일반빵과 케이크 등 전 품목을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파고다식품과 만천, 금촌 베이커리에서 외주생산(OEM방식)하고 있다.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파주공장 생산부장과의 통화에서 '11일부터 파주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생산효율(수율)이 안 나와 본사에서 외주로 돌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책임소지 피하려 '가맹점 말려죽이기'

이 관계자는 이어 "파주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사업을 접는 수순"이라며 "하지만 사업을 접는 과정에 굳이 다른 공장에 제품생산 외주를 주는 것은 회사가 공식적으로 사업 철수를 밝히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 이유에 대해선 "회사가 사업 철수, 가맹사업 중지를 발표하는 순간 가맹금 보전 등 책임소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는 꼼수"라며 "외주 생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지만 이미 주문제도 변경, 각종 할인혜택 축소 등 가맹점에 불리한 영업환경을 조성해 가맹점 스스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도록 말려 죽이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크라운베이커리 대표이사였던 류근진 이사는 가맹점주들에게 합병관련 안내문을 보내  
지난해 10월 당시 크라운베이커리 대표이사였던 류근진 이사는 가맹점주들에게 합병관련 안내문을 보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 협의회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제10조 4항에 따르면 가맹본부(본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경우 가맹점사업자(가맹점주)에게 가맹금을 반환해야 한다.

가맹금이란, 가맹점주가 가맹점 운영권을 부여받고 영업활동에 대한 지원·교육 등을 받기 위해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대가를 말한다. 가맹비와 가입비, 입회비, 교육비, 계약금 등이 모두 포함된다.

관계자는 "현재 크라운베이커리는 가맹금 보전을 피하기 위해 비열한 방법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본사 "철수계획 없다"고 밝혔지만

가맹점주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크라운베이커리 측은 "사업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류근진 크라운베이커리 이사는 "(사업 철수설은)매출이 안 나오는 일부 가맹점주들이 비화하는 것"이라며 "상황을 보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일축했다. 

본사가 사업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가맹점주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제만 대표는 "수도권 담당 영업소장이 매장을 다니며 '곧 본사가 문을 닫으니 그전에 한 푼이라도 건질 수 있을 때 폐점하라'고 얘기하고 다녔다"며 "직영점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신규 가맹점 신청도 받지 않는데, 이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크라운베이커리 경영 악화가 족벌경영 탓이라고 비난하며 "윤영달 회장이 부인인 육명희씨가 말아먹은 회사를 설거지하기 위해 지난해 비서실 출신 류근진씨를 대표에 앉히고 사업을 정리하도록 한 것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크라운베이커리 일부 가맹점주들은 폐점을 종용하는 등 크라운베이커리의 횡포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고발했으며, 관련 증거자료를 추가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단체행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