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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작지만 강한' 미니 로드스터, 향춘객(享春客) 유혹 작전

미니 특유 디자인과 스포츠카 주행 성능 가미…슈퍼 콤팩트카 비전 제시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5.08 09: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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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출시된 '미니 쿠퍼 로드스터'는 미니 브랜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2인승 오픈 탑 모델로, 쿠페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답게 세련되면서도 앙증맞은 디자인을 자랑한다. Ⓒ MINI  
지난해 4월 출시된 '미니 쿠퍼 로드스터'는 미니 브랜드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2인승 오픈 탑 모델로, 쿠페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답게 세련되면서도 앙증맞은 디자인을 자랑한다. Ⓒ MINI

[프라임경제]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바야흐로 오픈에어링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낮의 온도가 10도 이상 올라가는 요즈음, 미니 로드스터를 타고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면 비록 아직은 차갑지만 시원한 공기가 그간 가슴 속에 쌓여 있던 스트레스와 함께 날려주기에 충분했다.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차를 대개 '오픈카'라고 부르곤 한다. '지붕이 열린다'는 의미에서는 틀리지 않지만, 구조나 브랜드에 따라 △컨버터블 △카브리올레 △로드스터 등으로 명칭이 달라진다. 예전 오픈카는 스포츠카이거나 고가 차량이 많았지만, 최근 수입 소형차도 오픈카 모습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대표 차종이 미니의 국내 6번째 모델로 지난해 4월 출시된 '미니 쿠퍼 로드스터(MINI Cooper Roadster: 이하 쿠퍼 로드스터)'다. 지난 2010년 베이징모터쇼에서 콘셉카 모델로 모습을 드러낸 쿠퍼 로드스터는 미니 특유 독창적인 디자인과 매력으로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쿠퍼 로드스터가 최대한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화창한 지난 주말, 서울역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을 거쳐 용인을 왕복하는 총 100㎞ 거리를 시승해봤다.

◆우수한 디자인…간단 조작으로 루프 개방

미니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2인승 오픈 탑 모델인 쿠퍼 로드스터는 쿠페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답게 외관 및 실내 인테리어는 세련되면서도 앙증맞다. 물론 쿠퍼 로드스터는 전체적으로 작은 사이즈로 느껴질 순 있지만, 실제 시승을 진행한 쿠퍼 S 로드스터 모델의 경우 △전장(전체 길이) 3734mm △전폭 1683mm로, 해치백과 동일한 크기다.

사실, 가장 널리 알려진 소형 오픈카인 로드스터(오픈 또는 컨버터블 스포츠카 명칭)는 차 설계 과정부터 고정된 지붕이 없는 것을 전제로 제작됐다. 초기 로드스터는 좌우측에 유리창이 없고 앞 유리창도 따로 제작해 차체에 장착하는 구조였다면, 지금 로드스터는 실용성을 고려해 측면 유리창과 함께 '소프트 톱(soft top)'이나 '하드 톱(hard top)' 같은 지붕을 가지고 있다.

같은 베이스를 바탕으로 개발된 쿠퍼 쿠페는 '하드 톱'인 반면, 쿠퍼 로드스터는 소프트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루프(지붕) 모양도 다르다. 특히 닫힌 컨버터블 지붕의 곡선이 부드럽지 않아 일반적인 로드스터 차량의 디자인 완성도가 부족해 보이는 것과 달리 쿠퍼 로드스터는 미니 특유 각진 차체의 덕택에 디자인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전면부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쿠페와 동일하다. 쿠퍼 S의 경우 차별화되는 부분은 범퍼와 안개등, 그리고 에어 인테이크(공기흡입구; 엔진으로 보내는 공기를 빨아들이기 위해 차체에 낸 구멍) 안의 장식 정도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닛과 펜더, 헤드램프가 모두 한 덩어리로 구성하면서 전형적인 미니 브랜드를 표현하는 동시에 차별화를 추구했다.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던 실내 디자인은 울긋불긋한 조명과 메탈의 조화가 잘 이뤄졌으며, 특히 스피드미터를 센터페시아 한 가운데 큼지막하게 위치시켜 보다  뛰어난 미적 감각을 표현했다. Ⓒ MINI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던 실내 디자인은 울긋불긋한 조명과 메탈의 조화가 잘 이뤄졌으며, 특히 스피드미터를 센터페시아 한 가운데 큼지막하게 위치시켜 보다 뛰어난 미적 감각을 표현했다. Ⓒ MINI

특히 경사 13도 각도로 기울어진 전면 유리 부문의 A필러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가속성능 및 연비를 높이겠다는 쿠퍼 로드스터의 전략을 대변했다. 다만 이는 두꺼운 양쪽 필러 두께와 함께 운전자 시야 확보를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후면부에는 주행속도에 따라 높낮이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도 탑재됐다. 쿠퍼 S쿠페에서 소개된 바 있는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는 주행속도가 80km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펼쳐지며 60km 이하로 감속 시 작동이 중지된다. 이를 통해 공기역학 균형과 접지력을 개선시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울긋불긋한 조명과 메탈의 반짝임으로 여심을 흔드는 실내 디자인 역시 쿠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두 개 미터류와 네 개 에어벤트의 원으로 구성됐으며 스피드미터를 센터페시아 한 가운데 큼지막하게 위치시켰다.

여기에 회전속도계(타코미터)를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보이도록 탁상시계 모양으로 해놓았다. 하지만 숫자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점에서 기능성보다는 미적 감각을 중시한 듯 보인다.

오픈카의 핵심인 '루프 개방'은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룸 미러 위쪽에 위치한 오픈 탑을 위한 레버를 이용해 잠금을 풀면 청명한 봄 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수동이 아닌 탓에 소나기라도 내리면 거리에 차를 세우는 방법밖에는 없었으며 여성 운전자의 경우 루프 개폐가 버거울 수도 있다.

쿠퍼 로드스터는 콤팩트한 차체 크기와 함께 스포츠카 성격을 강하게 나타내기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의 헤드레스트 뒤쪽에 롤 바(탑승자 안전 확보 목적으로 차 내부에 둘러치는 쇠파이프나 구조물)를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좌석수를 두 개로 한정해 보다 스포티한 분위기를 높인 것도 쿠퍼 로드스터의 포인트로 뽑을 수 있다.

◆깜찍한 외관에 '반전' 주행성능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면 4기통 트윈 터보 엔진의 강한 배기음이 들렸다. 미니 특유의 우렁찬 엔진소리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귀에 거슬릴 정도. 

쿠퍼 로드스터에 장착된 1.6L 4기통 엔진은 강력한 출력과 동급 최강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시승을 진행한 쿠퍼 S 로드스터는 트윈스크롤 터보엔진을 장착해 엔진속도 1600~5000rpm에서 최대토크 24.5kg·m(오버부스트 시 26.5kg·m)의 성능을 자랑한다(쿠퍼 로드스터 경우 최고 122마력, 16.3kg·m 최대토크).

실제 가속 페달을 밟으면 184마력의 엔진이 차체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반동과 함께 다이내믹한 주행을 시작했다. 특히 강력한 초반 가속력은 깜찍한 외관과는 다른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하며 루프를 오픈한 상태의 구동력은 체감속도를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시속 80㎞ 이상이 넘어서면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펼쳐진다. 사측에 따르면 이 스포일러는 작지만 40㎏의 차체 무게 감량 효과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스포일러로 인한 소음도 만만치 않았다.

쿠퍼 로드스터의 매력은 우수한 그립감과 함께 매우 부드럽게 작동되는 패들시프트에서도 느낄 수 있다. BMW 밸브트로닉 기술을 기초로 개발된 완전 가변 밸브 제어 시스템의 장착으로 우수한 가속력을 자랑하는 로드스터에겐 패들시프트 장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우수한 효율성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콘셉도 적용돼 콤팩트 스포츠 로드스터임에도 복합연비 12.4km/L(쿠퍼 S 로드스터 기준, 쿠퍼 로드스터 12.7km/L)라는 효율성을 자랑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실제 주행에서도 공연연비에 가까운 11.9km/L의 기록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반면 제동능력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다른 모델이라면 크게 개의치 않겠지만, 쿠퍼 로드스터가 단순한 '컨버터블(오픈카)'가 아닌 주행성능을 중시하는 '로드스터'라는 점을 감안해 좀 더 강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

화창한 날씨에 지붕을 열고 고객 마음을 흔들고 있는 미니쿠퍼 S 로드스터의 가격은 4470만원이며 쿠퍼 로드스터는 3940만원이다(VAT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