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무상감자 후 거래를 재개한 금호종합금융(이하 금호종금)의 주가가 이틀째 내린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이하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여부를 재는 업계와 투자자들의 계산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난 3월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3.3대1 무상감자를 결정했던 금호종금(010050)은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대비 120원(10.13%) 내린 1065원에 장을 마치며 거래 재개 후 이틀 연속 하락했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순매도 수량이 상장주식수인 5451만6015주 대비 2% 이상인 200만주(3.67%)에 달하고 당일 종가가 전날 종가보다 5% 이상 하락하는 등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종목에 든다는 사유를 들어 금호종금을 8일 하루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래소의 조치는 물론 이날 주가 하락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눈치다. 거래를 다시 시작한 후 특이할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의 하락은 기술적 부분에서도 주목할 게 없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금호종금 매각 이슈에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구입 등 투자 확대를 노리고 금호종금 지분을 팔아 현금 확보에 주력했고 17%에 이르던 금호종금 지분율은 현재 12%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지난 2007년 금호종금 지분 41.44%를 넘겨받아 금호종금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선 우리금융지주 계열 사모펀드인 우리프라이빗에쿼티는 최근 우리금융으로 이 지분을 넘겨 최종 인수 일보직전까지 다가갔다.
그러나 최근 변수가 생겼다. 우리금융은 최근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금호종금의 실권주 공모청약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인수 가능성은 여전히 예측불가하다. 실권주 부담도 그렇거니와 경제민주화를 모토로 내건 새 정부의 지원은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런 이유와 맞물려 금호종금 편입 이슈는 우리금융 차기 회장을 둘러싸고 삼각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된 현직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전직 이덕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3인의 추진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테스트로 여겨지고 있다.
금호종금을 영입하면 종금업 라이선스의 장점을 살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고 금융서비스 종류도 다양화할 수 있어 우리금융으로서는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다만 지주회사법상 자회사 편입 요건인 30% 지분확보가 마냥 쉬운 것만도 아니고 금호종금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실권주를 액면가 공모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액면가 대비 주가 상향추세가 지속되면 엉뚱한 곳에서 실권주 청약비율이 높아져 우리금융이 한걸음 물러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우리금융의 금호종금 인수보다는 민영화에 관심을 보이는 정부는 내달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통해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3일 금호종금 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요구 조치에 따라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승인을 받아 정부의 태도가 하나로 굳어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시에서 금융위는 경영개선계획 이행기간을 1년으로 정하며 우리금융이 금호종금의 실권주 일반공모일 전일까지 금융위로부터 자회사 편입승인을 받지 못하면 계획이 불승인된 것으로 본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와 관련 금융위의 결정은 금호종금이 가만히 무너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중일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것이다.
한편 금호종금은 8일 유상증자로 인한 권리락을 실시한다고 이날 오후 공시했다. 기준가는 592원이다. 이에 따라 금호종금 인수를 향한 우리금융의 행보가 어떤 식으로든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