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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음모론' 그만하고, 새 국제질서 역할 찾아야"

이철희 이코노미스트 "민족주의 시각 쓴소리… 미국 패권 재도래"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5.07 16: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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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로 불리는 일본의 노력을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쓸 수 있는 경기부양책일 뿐이죠. 모든 문제를 민족주의에 치우쳐 부정적으로 보면 안 됩니다. '남은 안 되고 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는 모순에 빠져서는 안 되죠."

◆선진국 양적완화, 신흥국에 도움 될 수도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고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월 일본은행(BOJ)의 과감한 통화정책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통화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만이 1998년 BOJ에게 권고했던 처방전과 2002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권고한 처방전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달 3~4일 양일간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본원 통화량을 두 배 늘리고 장기국채 매입량도 내년 말까지 배 이상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의장도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은 '이웃나라 거지 만들기의 환율전쟁'이 아닌 '포지티브 섬 게임(참여자 모두 이익 발생)'이라고 밝혔고 궁극적으로 선진국의 양적완화는 신흥국에 도움을 될 것으로 분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BOJ의 통화정책은 전통적 경제학자들이 권고하는 선진 7개국(G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가 지지하는 전통적 처방전의 하나며 버냉키의 '이웃나라 부자 만들기' 개념에서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日, 美 도움으로 경제적 재등장

이와 함께 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중국의 약화로 미국 패권이 재도래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경제, 정치, 군사 등 모든 측면에서 지배적 파워로 등장하게 되며 일본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경제적으로 재차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

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우 정치적 통합을 이루지 못해 결국 완전한 하나를 이루지 못했으며 영국은 유로존과 거리를 두고, 동유럽 국가들도 유로존 가입을 미룰 것으로 봤다. 그는 또 중국은 시장경제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중진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불어 기존의 에너지 독점가격으로 부를 누렸던 중동, 러시아, 브라질 등의 자원부국의 힘이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약화될 것으로 전망, 새로운 저임금 생산국가로 등장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라틴 아메리카 일부, 동유럽 국가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사회는 디플레 기대를 종식시키고 경기를 정상화하려는 일본과 미국의 노력을 환율전쟁이라는 일종의 음모론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음모론적 시각에서 벗어나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