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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정원박람회 조직위 |
[프라임경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막 2주만에 60만명을 돌파하는 등 관람객 유치에 성공하는 가운데 흥행분위기를 타고 불법 할인쿠폰(액면가 2000원권)이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박람회조직위와 관람객에 따르면 조직위 명의로 된 식음료시설 이용 할인쿠폰(사진)이 특정인에 의해 불법으로 인쇄된 채 박람회장 매점에 대량유통돼 상거래 질서를 흐트러뜨리고 있지만 조직위는 뒷북행정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정원박람회장으로 체험학습을 온 순천의 한 중학교 학생 수백명이 매점과 패스트푸드점에 '할인쿠폰'을 내밀고 약속된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쿠폰은 조직위가 허가하지 않은 불법쿠폰으로 매점에 물건을 독점공급하는 특정업자가 막무가내로 발행한 무허가 쿠폰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 쿠폰은 14곳의 매점 가운데 특정업자가 물건을 독점공급하는 10곳의 매점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나머지 4곳은 사용이 불가능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같은 사실을 모른채 쿠폰을 내민 학생들은 "사용불가"를 외치는 매점 점주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얼굴을 붉히는 등의 사고가 터지고 있다.
매점 주인들 또한 밀려드는 손님들에 치여 물건파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는 통에 학생들이 떼로 몰려와 '할인쿠폰'을 내밀자 "정신사납다"며 짜증을 냈다는 전언이다.
매점주인의 불허로 할인쿠폰을 사용못한 양모군(14)은 "선생님이 쿠폰을 나눠주시면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막상 안받는 곳이 너무 많았다"며 "속았다는 생각에 쿠폰을 찢어버리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불법쿠폰 유통사태는 조직위와 학교측의 안이한 행정이 빚은 촌극으로 나타나고 있다.
할인쿠폰을 발행한 업자는 자신이 물건을 독점공급하는 10곳에만 사용이 가능하다며 제멋대로 쿠폰을 발행해 마구 살포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문제의 할인쿠폰 디자인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식음료시설 이용쿠폰'으로 적시돼 있다.
또 '매점,패스트푸드점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확인란'에는 할인쿠폰 발행업자의 도장이 날인됐다. 외견상 박람회 조직위가 발행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조직위는 쿠폰사용여부를 놓고 매점업주와 학생들의 전화문의가 빗발치자 '부랴부랴' 실태파악에 나서는 등 매점관리에 허점을 노출했다.
매점 10곳은 쿠폰사용을 물건으로 교환해 준 반면 나머지 4곳은 쿠폰이 있는지조차 몰라 조직위에 발행여부를 문의했다는 후문이다.
해당 학교 측의 매끄럽지 않은 일처리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학교 측은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체험학습비용을 조직위원회와 통하지 않고 매점업자에 쿠폰을 일괄구입한 다음 학생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순천시로부터 체험학습비 명목으로 1인당 5000원씩을 지원받아 단체관람료 입장권(3000원)과 간식비 명목으로 현금대신 무허가 쿠폰(2000원권)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학교 측 관계자는 "쿠폰 발행업자가 2000원권 쿠폰발행을 제의하고 대신 3000원 상당의 물건으로 교환해 주기로 약속해서 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점업자는 선결제 금액으로 재량껏 약 1000장 정도를 인쇄했다고 실토했다. 1000장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추가발행해 유통시켰는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일부에서는 박람회 조직위와의 사전 교감설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확인된 사항은 없다.
앞서 순천시는 지역 초.중.고 76개 학교에 생태체험학습프로그램 명목으로 1인당 5000원씩 개별 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1인당 5000원씩, 4만여명 분을 선구입해 2억2000여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초반 박람회 흥행에는 학교 체험학습 단체관람객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박람회장에예상외로 관람객이 몰리면서 매점업자들은 물건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대해 양동의 박람회 운영본부장은 "불법상술 및 순천만정원박람회 명의 불법사용 등 박람회장내 유통질서를 문란케 하는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고 뒤늦게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