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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배고픈 결식아동과 어린이날

조국희 기자 기자  2013.05.05 17: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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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3년에 발표된 어린이날 선언문은 '아동존중사상'을 담고 있다. = 이보배 기자  
"5월은 푸르구나?" 모든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날',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 이보배 기자

[프라임경제] "어린이가 배우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가정과 사회시설을 보장할 것."

1923년 5월5일 발표된 어린이날 선언문 중 일부입니다. 선언문에는 아동존중사상이 잘 드러나 있는데요. 어린이날은 1970년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우리나라 모든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하루'입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부모로부터 선물을 받고 놀이공원을 찾아 즐거운 하루를 보냅니다.

지방 소도시 어린이공원을 찾은 사진 속 어린이들도 다르지 않을 텐데요. 대도시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의 어린이공원이지만 아이들의 모습은 천진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즐거운 '어린이날' 일까요. 양손 가득 부모의 손을 잡고 나들이에 나선 아이들은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어린이도 존재합니다.

빈곤, 가족해체, 부모의 실직, 질병 등의 여러 사정 때문에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대표적인데요. 끼니를 거르거나 먹는다 해도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결식아동'들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요건인 '의식주' 조차 보장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린이날'은 그저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급식지원 아동 수는 43만8042명입니다. 미취학아동은 조·중·석식, 취학아동의 경우 조·석식, 학기 중 토·공휴일 중식, 방학 중 중식 등을 제공받는 숫자라고 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공되는 학기 중 중식 지원 실적은 제외된 자료라고 하니 실제 끼니 걱정을 하는 아이들은 더욱 많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지난 2008년에는 경제불황으로 전년대비 14만명이나 증가해 41만5519명의 결식아동을 기록했는데요. 이후 수치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고 4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복지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정부는 단순 급식지원이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과 병행한 급식제공 계획을 밝혔습니다. 단순 급식지원은 아동의 참여율이 낮고 효과 제고가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결식아동들이 방과 후 교실이나 청소년 상담소,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관 등을 이용하도록 유도해 자연스럽게 급식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지역사회 복지단체,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어린이날은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그 어떤 어린이들도 소외감 없이 행복한 꿈을 그리며 잠들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