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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메리트는 어디로…" 저축성보험 4%벽 붕괴

역마진 공포에 생보사 저축성보험 공시이율 처음 3%대 기록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5.03 17: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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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이 끝을 모르고 하락 중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내려갈 당시 '보험 공시이율 마지노선은 4%'라고 광고하던 생보사 저축성보험이 처음 3%대로 떨어졌다.

은행 금리가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비교적 안전한 고금리 저축성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은 공시이율이 지속 하락하자 너나 할 것 없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생보사 빅3 모두 '공시이율 하락'

생명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5월 기준 0.1~0.2%p 내려가며 3% 후반대로 떨어졌다. 공시이율은 은행 예금금리와 회사채, 약관대출금리를 반영해 보험사가 결정하는 것으로 은행 예·적금처럼 이율이 높을수록 고객의 보험금이 많아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연금 공시이율은 지난 3월 4.0%에서 5월 3.9%로 0.1%p 하락했다. 저축보험은 4.10%에서 4%로 연금저축보험도 3.90%에서 3.80%로 낮아졌다.

한화생명도 모든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이 하락했다. 연금보험의 경우 기존 4.01%에서 3.97%로, 저축보험은 4.20%에서 4.10%, 연금저축의 경우 3.90%에서 3.73%로 하향했다. 교보생명 역시 연금보험이 지난달 4.01%에서 3.92%, 저축보험 4.02%에서 3.92%, 연금저축 3.82%에서 3.63%로 공시이율이 아래를 향했다.

삼성·한화·교보생명 외에도 신한생명 등 중소형사 또한 공시이율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ING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현재 4%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속되는 저금리로 투자수익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2차 역마진 부담을 줄이려면 이율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고채금리가 내려가는 등 저금리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보험사도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저축성보험의 고금리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아직 타 금융권 비교 때 경쟁력 있어"

이율인하로 저축성보험의 경쟁력이 낮아진 만큼 생보업계 차원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율이 많이 하락했지만 다른 금융권도 금리가 떨어진 만큼 아직까지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 비과세 세제혜택 등이 있는 만큼 아직 상품경쟁력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성보험의 이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수익을 높이려면 변액저축성보험 등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이나, 변액보험 판매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달부터 공시이율 산출체계가 변경된 만큼 향후 공시이율 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공시이율 조정률 상·하한선을 기존 20%에서 10%로 줄였다.

김해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공시이율은 보험사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판매도 쉽지 않을 뿐더러 고령화시대에서 연금 등 저축성보험을 포기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금융당국에서 공시이율을 조정한 만큼 보험사들 또한 4월 이전처럼 공시를 급격히 떨어뜨리긴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현 상황에선 투자수익률을 보존할 수 있은 뚜렷한 방법이 없는 만큼 공시이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