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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외치는 농협, 유통구조 다각화 '올인'

하나로마트·신토불이 창구·로컬푸드 매장·직거래 장터까지…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5.03 16: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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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농협중앙회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는 물론 은행 옆 작은 판매대를 이용한 신토불이창구와 함께 최근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로 가격이 더욱 저렴해진 '신토불이 농축산물 상설직거래 장터(이하 신토불이 장터)' 1호점을 개소했다. 또 지역 내 생산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이미 '신토불이창구'를 운영하던 농협은 지난달 24일 NH농협은행 용두동 지점 점포 내 국산 농산물을 판매하는 '신토불이 장터' 1호점의 문을 열었다.

◆신토불이창구 상향버전 '신토불이 장터'

신토불이 장터는 농협의 금융점포 내에 마련된 우리 농특산물 전시 및 간이판매장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1344개 창구를 꾸리고 있다. '신토불이창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신토불이 장터다.

   
"값싸게 모십니다" NH농협은행 용두동 지점에 지난달 24일 오픈한 '신토불이 장터'. 아직 한가한 모습이다. = 이보배 기자
신토불이창구를 운영하고 있는 금융점포 중 여건이 가능한 매장의 경우 공휴일 등 금융점포 영업시간 외에도 독자운영이 가능하도록 별도 분리시설을 설치, 신토불이 상설직거래 장터로 육성할 예정이다.

이번 1호점 개점을 시발점 삼아 농협은 신토불이 장터를 서울 등 7개 도시 중심으로 올해 20개소, 2015년 80개소 이상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농협의 '신토불이창구'는 그간 주로 전국의 농·축협에서 생산한 쌀을 포함한 양곡과 가공식품의 홍보 및 판매처 역할을 수행했으나, 앞으로는 훨씬 다양한 품목의 1차 농축산물을 취급한다.

실제 용두동 지점 신토불이 장터에는 축산물 코너가 신설됐다. 특히 신토불이 장터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농협에서 운영하던 '하나로마트'와는 달리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로 더욱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규모는 하나로마트 보다 작지만 유통단계를 줄여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개념 장터"라고 설명했다.

신토불이창구나 신토불이 장터에 앞서 소비자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농협 '하나로마트'다. 현재 농협 하나로마트(클럽)는 중앙회 및 계열사 직영 60여개, 지역농축협에서 약 207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직거래 방식이 아니다보니 신토불이창구, 신토불이 장터보다 농축산물 가격이 다소 비쌀 수 있다.

하지만 농축산물만 취급하는 신토불이 장터와는 달리 농축산물은 물론, 공산품, 생활필수품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경제 살리는 '로컬푸드 매장'

농협이 공들이는 것은 또 있다. 바로 '로컬푸드 매장'.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인 로컬푸드 매장은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유통과정 없이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구조다.

    
"골라, 골라" 매장은 작은 규모지만 값싼 농산물이 알차게 들어차 있다. = 이보배 기자

특히 농산물을 생산한 농민이 포장, 가공한 뒤 직접 가격을 책정해 매장에 내놓고 재고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즉, 농민이 생산과 유통의 주체가 되는 체계인 것.

로컬푸드 매장 1호점은 2012년 4월 오픈한 전북 용진농협 로컬푸드 매장이다. 매장은 큰 장소 안에 여러 개의 소규모 매장이 있는 샵인샵 개념으로 운영되고, 농민들은 자신의 생산품을 진열, 판매한다.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김포농협에 로컬푸드 매장 2호점을 개장했다. 도농복합 지역인 김포지역의 특징 상 이번에 개장한 로컬푸드 매장의 혜택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로컬푸드 매장은 농협중앙회가 '농산물 유통계열화' 사업의 한 축으로 진행, 산지에서 소비자까지의 거리를 최대한 줄여 신선한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역농협과 지자체는 장소를 제공하고, 관리 운영을 위해 소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컬푸드 매장의 가장 큰 메리트는 '반드시 지역 농산물을 판매해야 한다'는 것과 '신선농산물의 유통기한은 단 하루'라는 것이다. 또,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고 다품목 소량을 취급하며 친환경농산물로 인증됐거나 잔류농약 검사를 통과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지역 농민을 살리고, 시중 소비자가격보다 10~20% 정도 저렴하게 농산물 구입이 가능한 '로컬푸드 매장'과 도시농협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신토불이 장터', 농산물 가격 측면에서 큰 이득을 따질 수는 없지만 공산품과 생활필수품 등의 동시 구입이 가능한 '하나로마트'까지 농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농협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