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한화그룹 대규모 임원 승진, 왜?

"김승연 회장, 의사결정할 수 있는 상황 아냐" 대표이사 책임경영 강화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5.03 11:54:43

기사프린트

    
"경영 공백 없애라" 김승연 회장의 장기부재로 경영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한 한화그룹이 대규모 임원 승진을 단행하고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김승연 회장의 장기부재로 경영공백을 초래했던 한화그룹이 최근 대규모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24일 '비상경영위원회' 가동을 알린 지 일주일 만이다.

한화그룹은 4월30일 비상경영위원회(위원장 김연배 부회장)를 개최, 2013년 임원인사를 5월1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직급별 승진 인원은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7명 △상무 37명(전문위원 3명 포함) △상무보 91명(연구임원 2명, 전문위원 8명 포함) 총 139명으로 전년에 비해 증가한 규모다.

한화그룹은 특히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진 대표이사 중 7명을 승진시켜 예년에 비해 대표이사의 승진 폭을 확대했다.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고성과자를 중심으로 승진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창범 한화L&C 대표는 건축자재 가공사업 중심의 회사를 자동차 경량화 소재, 전자 소재 등 글로벌 소재 전문기업으로 변모시킨 성과를 인정 받아 2011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우수 여성인력 발탁도 눈길을 끈다. 김행선 한화투자증권 영업부장은 고졸 출신이지만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도전의식을 바탕으로 탁월한 영업실적 및 조직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부장 승진 2년 만에 상무보 지위를 얻었다.

앞서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자, 경영공백의 심각성을 실감하고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그룹 내 경영공백을 막는 것은 물론 최근 글로벌 경기악화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국가적 현안에 동참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걱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실 여러번의 위기상황에서도 김 회장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라크 대규모 도시건설 수주도 직접 성사시킨 그였다. 하지만 최근 '비상경영위원회' 가동이나 '대규모 임원 승진' 등이 잇따라 진행되자 한화그룹에 관심이 집중된 것.

이와 관련 한화그룹 관계자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화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했고, 비상경영위원회에서 해야할 일인 △그룹의 대규모 투자 △ 신규사업 계획 수립 △주요 임원 인사 중 임원신사가 먼저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김 회장의 현재 상태에 대해 "김승연 회장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면서 "그룹의 주요 사안과 관련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경영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고 대규모 임원 승진을 통해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은 이번 임원 승진에서 자리를 지켰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실장은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 하고 있다"면서 "김 회장과 김 실장의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