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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래저축은행 서초사옥, 법원 경매장에선…

6월4일 다시 경매 "임대수익 노리는 이들 세번정도 유찰 기대"

김태형 기자 기자  2013.05.02 18: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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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3월 미래저축은행이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 지난달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파산을 신청한 솔로몬저축은행은 채권자로 미래저축은행 서초사옥에 대해 경매를 청구했다. 지난 4월30일 오전 10시에 치러진 미래저축은행 서초사옥 경매현장을 다녀왔다.

경매장 앞은 이른 시간부터 분주했다. 경매가 열릴 경매5계는 청사 내 가장 위쪽에 위치한 4별관 211호. 경매장 앞에는 경매·공매 전문 법률사무소 관계자와 대출업체에서 나온 사람들이 이날 경매물건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인쇄물과 명함을 부지런히 나눠줬는데, 작은 인쇄물에는 '2012타경19803' 미래저축은행 서초사옥도 있었다.

경매가 시작되기 8분전 집행관이 먼저 입장해 입찰방법·주의사항과 취소·기일변경 된 물건들을 설명했고, 10시 정각에 경매가 시작됐다. 하지만 총 140개 좌석에는 40여명만 착석해 있었다.

입찰이 시작되자 사람이 빠르게 늘면서 경매장을 채워갔다.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임산부도 있었다. 임산부는 '어떤 물건에 관심이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남편과 경매를 통해 주택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 옆자리로 40대여성 한명이 입찰봉투를 들고 와 이것저것 말을 붙였다. 이 여성은 "5~6년 전부터 지인을 따라 경매장에는 자주 왔다"면서 "직접 경매에 참여해보고 싶어 시간나면 경매장에 나와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매장 곳곳에선 삼삼오오 사람들이 둘러 앉아 입찰에 응하지는 않고 입찰서류를 받아와 서로 작성방법부터 경매물건 판단까지 '현장실습'을 하고 있었다. 다른 쪽에선 실제입찰자들이 이미 응찰한 후 경매장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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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경매장 분위기는 시장분위기를 보러오거나 서너명씩 와서는 경매에 대한 공부를 하기도 한다. = 김태형 기자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작년 3분기부터 경매장을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전부 입찰을 위해 오는 것은 아니다"면서 "요즘 경매장 분위기는 시장분위기를 보러오거나 서너명이 경매에 대한 공부를 위해 찾는다"고 설명했다.

집행관이 20분후 입찰을 마감한다고 알렸다.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슬림한 양복차림 사내들이 들어와 순식간에 입찰을 마치고 경매장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경매·공매를 대행하는 O법률사무소와 S법률사무소 직원들로 이중 한 직원은 "경매장에 굳이 일찍 올 필요는 없다"면서 "우리는 경매 마감 직전 입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오전 11시20분 입찰이 마감되고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래저축은행 서초사옥은 결국 높은 가격 탓에 유찰됐다. 이날 경매는 총 79건 가운데 변경·취하 13건, 낙찰 14건, 유찰 52건이었다.

정 팀장은 "이번처럼 규모가 클 경우엔 매수자들은 보통 두 종류로 나뉘는데, 기업이나 매수 후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로 보통 세 번 정도 유찰된 후 입찰에 응한다"고 말했다. 감정가의 절반수준에서 매수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이어 "하지만 보통 세 번 이상 유찰 시키지는 않는다"며 "그 이상으로 가면 건물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보통 그전에 매수에 들어간다"고 말해 다음 경매에서 낙찰될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편, 이날 유찰된 미래저축은행 서초사옥은 6월4일 다시 경매가 치러진다. 최저입찰가는 20% 낮아진 364억5402만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