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CJ대한통운(000120·이채욱 대표이사 부회장)이 노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CJ대한통운은 보건복지부의 2013년 고령자 친화기업 공모에 선정, 실버택배 전문 회사를 설립하고 오는 2015년까지 1000개의 노년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의 실버택배 체계도. 통합터미널에 모인 택배물이 부산시 지역거점으로 이동, 시니어 인력이 고객에게 배송한다. ⓒ CJ대한통운 |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CJ대한통운만의 사업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부산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고령인력종합관리센터, 노인인력교육센터 등이 공동으로 진행해 눈길을 끈다.
◆공유가치창출 모델에 거는 기대
CJ대한통운은 사업을 위한 컨설팅과 택배물량 공급을 맡고, 사업에 필요한 배송장비 1000대를 지원한다. 이어 고령인력종합관리센터가 희망자를 대상으로 인력을 선발하면, 노인인력교육센터에서 업무를 위한 교육을 맡게 된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고령자 친화 기업인 (주)실버종합물류를 부산에 설립했다. 실버택배 전문기업인 (주)실버종합물류가 선발된 시니어 인력을 고용해 택배배송을 수행하는 것.
사업 진행 지역은 부산시로, 앞으로 부산시 전역에 108개의 배송거점이 설치된다. 배송 인력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배송거점은 활동이 쉽고 편리한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 동사무소 등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기업과 사회가 공동의 이익을 얻으면서 함께 발전하는 '공유가치창출' 모델이라는 점을 내세워 이번 사업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배송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덜고, 시니어 인력들은 일자리를 얻음으로써 소득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별도의 전문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효율적 배달 가능할까?" "수익성만 보는 것 아니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의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버택배의 시스템과 관련 효율성과 사업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는 것.
실버택배는 통합터미널에 집하된 택배물을 실버택배 거점에 보내고, 그곳에 모인 택배물을 시니어 인력이 고객에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통합터미널에서 실버택배 거점까지는 기존 택배 시스템과 동일한 루트로 택배물이 이동하는 셈이다.
또 시니어 인력이 이용하게 될 전동 자전거와 스마트 카트의 수하공간이 좁아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배달이 가능할 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수익성만 보고 진행한 사업이 아니라 사회적인 부분을 함께 고려한 사업이다"면서 "우려의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시범사업으로 어느 정도 사전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 연제구에서 전동 자전거 택배를 시행한 바 있고, 긍정적인 지역 반응에 힘입어 지역을 확대해 복지부 공모에 참여, ‘고령자 친화기업’에 선정됐다는 설명이다.
택배 배달의 효율성과 관련해서는 "배달 인력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노동시간을 길지 않게 조절하고, 실버택배 거점과 고객 사이의 거리를 좁혀 시간 안에 택배 배달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동 자전거와 스마트 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택배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아파트 단지나 좁은 골목에서도 택배 배송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르릉 따르릉 길을 비켜라" CJ대한통운 실버택배에서 배송을 맡게 될 전동 자전거. ⓒ CJ대한통운 |
CJ대한통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적 사항은 또 있다. 전동 자전거의 위험성이 바로 그것.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송의 빈번한 사고를 목격하기도 했고, 배송인력이 고령이라는 점을 들어 전동 자전거의 원활한 컨트롤 가능 여부와 함께 사고에 노출될 경우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CJ대한통운은 이 같은 우려의 시선에 대해 "효율성과 사업성만을 놓고 보면 젊은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기업과 사회, 국가가 상생 발전해야 자체 경쟁력을 높이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프로젝트로 봐달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유급 근로자 또는 참여자의 70% 이상을 고령자로 구성하는 '고령자 친화기업'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