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기자 기자 2013.05.02 16:37:29
[프라임경제] 처음 파업을 선언했을 당시, 이렇게 길어지리라 상상이나 했을까.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하 골든브릿지증권)의 노조 파업이 사무금융 노조로는 최장기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1년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파업을 선언한 4월23일을 이후 양측은 몇 차례 협상테이블에 앉기도 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이제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금미정 골든브릿지증권 노조원이 난타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이정하 기자 |
이날 늦은 오후 4시 집회에 열리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본사를 방문해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두 시간을 보냈다. 노동절을 앞둔 시점에 열린 결의대회인 만큼 노동단체, 정치권 및 학생, 지지자 등 500여명이 응집해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집회는 골든브릿지증권 소속 금미정 노조원의 힘찬 난타 공연으로 시작을 알렸으며 묵상과 민주화를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서는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평생을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앞장선 재야운동가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팔순의 고령임에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투쟁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백 소장은 군사독재정권 시절 자신이 겪은 고초를 회상하며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목숨을 걸고 싸웠기 때문"이라며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결의를 보일 때, 그때 이 회장도 나올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좌로부터 재야운동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호열 골든브릿지증권 지부장. = 이정하 기자 |
그는 복수노조 시행으로 자본가들은 노로갈등을 부추여 노조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 노조들이 힘을 하나로 합치지 못하고 각개전투가 되고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홍 지회장은 "서울 등 도심이 아닌 지방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며 "지금의 투쟁은 한두명이 싸우는 투쟁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 투쟁으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종인 유성기업 지회장. = 이정하 기자 |
또한 그는 "우리 모두 박근혜 정부에 맞서 투쟁할 것이며 투쟁 1년이 넘었지만 미소를 잃지 않은 골든브릿지 동지들이 존경스럽다"며 "연대해 반드시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골든브릿지 소속 노조원의 몸짓 공연. 앵콜 요청이 쏟아져 나올 만큼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 = 이정하 기자 |
결의행사는 이종회 사회주의노동자정당공동실천위 대표, 박조수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호열 골든브릿지증권 지부장의 투쟁선언문 발표에 이어 상징의식인 '박 터트리기'로 마무리됐다.
이날 두 시간 남짓 동안 진행된 행사는 이것으로 막을 내렸지만 골든브릿지증권 파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2일 현재, 투쟁 374일차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