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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DLS 발행' 대형사 집중 '상위 5곳 점유율 50% 이상'

탑 3 대우·현대·우투…기초자산 부진·하락 탓 전략수정 불가피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5.02 15: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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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상반기 가장 '핫'했던 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은 역시나 대형 증권사 위주의 발행 편중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들 상품은 저금리 기조의 대안상품으로 부상했으나 재형저축 등 이슈 상품들이 출시되는 등의 이유로 지난달 들어 발행규모가 급감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ELS 발행 상위 10개사의 점유율은 80%, DLS는 무려 90%에 육박했다.

공모와 사모를 모두 합친 합계 발행액의 경우 DLS는 삼성증권이 1조6165억원으로 전체 17.8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대우증권 1조4432억원(15.96%) △현대증권 1조513억원(11.62%) △우리투자증권 9420억원(10.42%) △신한금융투자 7753억원(8.57%) 순이었다.

ELS 발행규모는 대우증권이 2조2862억원, 13.11%의 점유율로 1위에 랭크됐으며 이어 △현대증권 2조1586억원(12.38%) △신한금융투자 1조9486억원(11.18%) △우리투자증권 1조7645억원(10.12%) △대신증권 1조4602억원 (8.37%) 등이 차순위에 올랐다.  

굳이 상위 10개 증권사 점유율을 모두 집계하지 않아도 이들 상위 5곳의 합계만 따진 비율만 50%를 웃돈다.

   ELS·DLS 상품 발행이 대형 증권사에 편중된 가운데 주요종목 주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시장 동반 위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네이버 블로그 캡처  
ELS·DLS 상품 발행이 대형 증권사에 편중된 가운데 주요종목 주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시장 동반 위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네이버 블로그 캡처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한 파생상품팀 관계자는 "발행하는 곳의 자기자본 등의 몸집과 신뢰도가 높아야하는 파생상품의 특성상 ELS, DLS 등 파생상품은 대형사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들은 ELS나 DLS 둘 중 하나에 맞추지 않고 고르게 상품을 발행해 양쪽 모두에서 인지도 및 이익을 키우는 상품전략을 세웠으며 동일상품에서 탈피한 차별화한 상품을 출시, 상품의 동반리스크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투자자를 늘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해당 상품의 발행이 대형사로 쏠린 가운데 DLS와 ELS 발행 규모는 연초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상품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DLS 발행 규모는 1조2000억원 정도로 직전월인 3월 1조9900억원과 비교해 40%, ELS 발행도 3조7000억원가량으로 같은 기간 4조7660억원 대비 20% 이상 감소세를 보였다.

이들 상품의 발행 폭이 줄어든 이유는 기초자산이 되는 일부 종목 부진 및 원자재 값 하락 때문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경우 국제 금값이 지난달 10% 이상 떨어진 것은 물론 은, 밀, 구리, 원유(WTI) 등 대부분 원자재 값이 동반 하락했고 이머징마켓의 원자재 수요추이도 큰 변화가 없어 원금손실 리스크가 커지면서 DLS시장이 위축됐다.

ELS의 경우도 발행액 감소 원인은 크게 다르지 않다. 상당수 증권사의 ELS 기초자산인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한진해운 등의 종목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급락, 50~60%대의 수익지급 기준인 원금손실 한계선(하방 배리어) 이하에 가까워지면서 원금손실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어닝 악재가 떠오르면서 ELS시장을 대하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다"면서 "이와 함께 주요 종목들의 주가 급락으로 조기상환 물량이 줄어 재투자가 힘들었고 청약미달 상품도 나오면서 시장이 더욱 냉각됐다"고 진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DLS 발행 감소와 관련한 멘트를 전했다. 이 증권사 최창규 연구원은 "DLS시장 역시 원자재 가격 반등에 대한 확신을 갖기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2조원대 DLS시장을 형성 중인 금과 은 기초자산의 상품이 부진하면 전체 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 대한 악재 해석은 앞서 대형사 위주의 시장 형성에 대해 언급했던 파생상품팀 관계자도 마찬가지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 모두 상황을 이해하고 다양한 상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및 주가 하락 리스크는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대세라서 큰 틀을 건드리지 않고 비교적 단순한 조정으로 시장에 맞설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