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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장애인 고용, 의무 아닌 필수"

김광환 회장 "고용안정 우선, 비장애인과의 '협동관계' 목표"

이혜연 기자 기자  2013.05.02 11: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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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년부터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공공기관은 3%, 민간 기업은 2.7%로 각각 상향된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곳곳에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 활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과 대기업의 저조한 의무고용률은 정체기에 머물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는 이 같은 환경을 개선하고자 장애인들이 안정된 일터에서 비장애인과의 협동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는 지난 1999년 고용노동부에서 허가받은 비영리 민간단체다. 협회는 '일을 통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목표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고용안정을 챙기는 돌봄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광환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장은  
김광환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장은 "장애인의무고용률이 지정됐지만, 기업들은 장애인 고용보단 부담금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 고용은 의무가 아닌 필수사항으로 인지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고용안정을 책임지는 협회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계획·실천 중이다. 대표적으로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 청소년장애인인식개선 프로그램이 그 일환으로 꼽힌다.

김광환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장에 따르면, 장애인에게 다가오는 비장애인의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은 어릴 적부터 시작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회는 장애인이 청소년 시기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낼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자 청소년장애인인식개선 프로그램을 개발, 2008년 서울지역부터 시작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126개교에서 교육을 진행해왔다.

특히 장애 학생이 사람들의 시선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 마련과 비장애인의 통합학급 내 장애학생을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등 청소년에게 눈높이를 낮춰 교육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협회는 교육, 문화, 고용, 상담을 전담하는 단체로써 장애인의 고용안정과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다음은 김광환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장의 일문일답.

-장애인등급제가 2017년 폐지된다. 장애인등급제의 필요성과 보완점은 무엇인가.
▲등급제는 편리하고 합리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등급제 운영이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에게 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반인권적 행위다. 그래서 정부가 현재 6단계로 나뉜 장애인등급제를 폐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듯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장애인에 대한 인권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애인등급제 대안이 필요하다.

-최근 장애인복지에 대한 지원활동이 열악한데, 장애인복지의 수준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수준은 낮다. 아직까지도 장애인에게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시설, 보조기구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시설보충과 보조기구만 갖춰있다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은 경제활동, 교육, 기술 분야에서 소외된 집단으로 불리고 있다.

선진국처럼 장애인복지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애인은 여전히 희생시키는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기업, 정부가 함께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바꿔야한다.

-협회가 장애인 고용창출을 위해 내놓은 계획방안은.
▲협회는 비영리단체다. 때문에 많은 재원으로 구성됐거나, 수익사업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 또,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는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일자리 창출로 고용 확대를 목표로 하진 않는다. 다만, 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한 장애인노동상담센터를 운영하고 근로욕구를 높이기 위한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 사업을 매년 실시 중이다.

이러한 사업 활동으로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물론, 협회도 표준사업장 운영 등 다양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

-대표 문화행사인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 목표와 활동방향은.
▲문화란 우리의 삶을 의미한다. 그래서 장애인에게도 문화 활동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장애인들이 문화 활동을 즐기기엔 많은 부분이 부딪힌다. 협회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매년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활동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사회활동을 하면서 그간 겪은 어려움과 지친 마음을 풀어 주기 위해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제출한 문화예술작품을 통해 비장애인과 공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작품에는 이들의 희망과 고난, 역경, 행복이 담겨 있다.

-장애인 행사가 4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은.
▲장애인의 날이 4월20일이다. 그래서 4월에 장애인을 위한 행사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사들이 편중된다면 사람들의 인식은 단기간 기억 될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은 장애인의 날뿐만 아니라 지체장애인의 날, 시각장애인의 날, 흰 지팡이의 날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협회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1년 중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장애인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장애인의 직종 선택 폭은 좁은 편인데, 이들에게 적절한 직종을 꼽는다면.
▲장애인에게 적절한 직종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종의 폭을 넓혀야한다. 물론, 이들에게 적합한 직종을 단편적으로 꼽을 순 없지만 지역, 성별, 연령, 나이에 따른 직종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최근 바리스타, 안마사와 같은 전문직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장애인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자신만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직을 연구하고 생산해야한다. 

-올해 협회에서 준비 중인 사업계획과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한 마디 부탁한다.
▲국내에 등록된 장애인이 5~6% 정도지만, 추정 장애인까지 포함하면 10% 정도를 차지한다. 비장애인의 10%라도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도 개선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물론, 협회에서도 올해 장애인 인재 양성과 고용 정책에 변화를 줘 장애인들이 올바른 사회생활과 고용안정이 이뤄지도록 협력강화를 목표하고 있다. 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이 넓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인에게도 기회와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관심은 협회가 앞장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