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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통장정리 "수동으로 페이지 넘겨 주세요"?

은행마다 관행 다르거나 일부 불편사항…"수정 쉽지 않다"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4.30 13: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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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은행 영업시간이 끝난 시간대. 원래 공과금을 잘 못 챙기는 A양은 전기가 끊길 위기에 처해 부랴부랴 신한은행 자동인출기 코너를 찾았다. 통장입출금 기능을 신청해 놓은 덕에 체크카드 없이도 통장을 바로 넣으면 돈을 찾을 수있다. 지난 번 잔고 기록을 보니 **만원이 있는 것 같다. 한전 고지서에 적힌 가상계좌 번호를 공들여 입력하고 액수도 버튼을 꾹꾹 눌러 기입한 A양. 하지만 잔액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뜨는데…아차 싶어 통장정리를 해 보니 역시나 몇 개의 기록이 새로 인자(인쇄)되고 잔액은 그래서 부족하다는 게 나타난다. 아예 통장으로 거래를 할 때 바로 통장정리까지 돼 버리면 좋지 않을까, A양은 생각한다.

흔히 고객이 스스로 입출금을 할 수 있는 기계를 가리켜 ATM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지만, ATM은 원래 비동기 전송 모드(Asynchronous Transfer Mode)의 약자로, 통신전송방식을 가리킨다.

ATM은 한 가닥의 전송로를 사용, 여러 대의 단말기가 공동으로 통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어떤 단말이 데이터를 송출 중일 때 다른 복수의 단말기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송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어방식을 말한다.

즉 자동판매기처럼 간단해 보이지만, 은행 전산망과 연결해 움직이는 첨단기술 집약기기가 우리가 보는 ATM인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개발, 많은 돈을 들여 전국 각지에 설치하는 ATM인출기지만, 일각에서는 더 발전했으면 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농협과 부산은행 ATM "수표 넣는다면서요, 왜 안 넣으세요? 네?"

근래에는 ATM인출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입금 기능을 더한 기계도 개발, 시중에 설치돼 있다. 또한 현금 외에도 수표를 입금할 수 있어 편리하다.

즉 △현금입금 △수표입금 기능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찰이나 수표를 섞어서 입금하고 싶은 고객 수요도 있으므로, 여기에 하나 더해 △현금+수표입금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은행들이 자동입출금기를 많이 설치,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편리를 위해 더 넣거나 고칠 부분에 대한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흥창 소재 KB국민은행 자동화코너. = 임혜현 기자  
은행들이 자동입출금기를 많이 설치,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편리를 위해 더 넣거나 고칠 부분에 대한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흥창 소재 KB국민은행 자동화코너. = 임혜현 기자

그런데, 이 세번째의 현금+수표 기능을 택하면 먼저 수표를 입금하고 현금을 넣게 되는데, 농협 ATM입금의 경우, 수표 우선주의가 지나친 것으로 우려된다. 현금+수표 기능을 택하면 우선 수표를 입금하라고 지시가 나오는데, 자행 수표가 아닌 타행 수표를 기계를 통해 입금시도하면, 경우에 따라 반환되기도 한다. 이는 사고 수표와는 개념이 다른데, 실제로 조회를 하거나 발행은행의 영업점에서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수표 1매를 포함한 예를 들어 13만1000원을 입금하려 시도하는 경우에 이 같은 문제의 수표가 섞인 경우다. 반환되는 수표를 챙기면 바로 현금을 입금하는 기능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지만,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 달라는 요구가 뜬다.

부산은행의 기기도 이렇게 설정이 돼 있다. 현금+수표 기능을 실수로 누른 뒤 수표를 입금하지 않으면 역시 거래가 취소된다.

◆우리은행, 통장정리 와중에 페이지 손수 넘겨주세요?

또 우리은행 ATM기기는 통장정리를 할 때 여러 페이지를 해야 할 경우, 번거로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통장정리를 오래 하지 않아 거래내역이 많은 경우 페이지를 자동으로 넘김하면서 처리를 한다.

그런데, 우리은행의 경우 이번 페이지는 정리가 끝났다고 페이지 마지막에 인자되는데, 한,두개의 거래 내역이 남은 경우 반환된 통장에 그 다음 장을 넘겨 다시 넣어야 한다. B씨(서울시 구산동)는 우리은행 역촌동지점에서 "아니, 적금 만기가 돼서 돈이 들어와 있어야 하는데"라면서 갸우뚱거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장정리를 한 번 더 했다. 다음 페이지를 넘겨 한 번 더 정리해 보지 않았으면 아마 은행측 콜센터에 전화해 다짜고짜 '엉뚱한(실제로는 돈이 입금된 것이니)' 항의를 하는 진상녀(?)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은행별로 몇 가지 사정들이 있는데, 이런 기능들은 쉽게 수정이 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워낙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어서 일의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예를 들어 하나금융그룹으로 피인수된 이후 하나은행 통장도 외환은행 ATM코너에서 통장정리 등을 할 수 있게 했는데(고객 서비스 차원) 이런 경우는 ATM기기의 설정 등만 바꾸면 되는 건 아니고 전산 전반의 개발을 하는 등 여러 절차가 수반됐다고 한다.

또다른 경우인 새로 등장한 5만원권 사용을 가능하게 한 문제의 경우도 사례로 언급됐다. 이 관계자는 "이 경우 기계 자체의 부품을 바꿔줘야 하거나 아예 새 기계를 사야(배치해야) 하는 경우였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복잡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일부 고객들의 의견이 나오는 부분은 기계를 새로 순차적 교체하는 등으로 차차 개선되는 것을 기대하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