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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넥스, 현대모비스와 끈끈한 인연…결초보은 할까?

믿은 통한 투자·독려…자동차 카메라시장 호령 밑거름

노병우 기자 기자  2013.04.30 13: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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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이 엔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국내 기업들의 수출전선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최근 정부는 엔저 방어책을 마련할 뜻을 내비쳤지만, 약효가 실질적으로 발휘될 때까지 산업계는 이 상황을 온몸으로 버텨야 한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이 없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기 십상인 시기다. 저마다 처지에 맞는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엠씨넥스는 협력 대기업과 탄탄한 상생 속에서 일찌감치 경쟁력을 찾아뒀다.   
   
'모수자천 낭중지추.' 엠씨넥스에 적합한 표현이다. 물론 이들 간 협력관계를 보면 스스로 "저를 데려가 주시면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듯 실력을 발휘하겠다"며 나선 모수의 고사와 완전히 같은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를 만드는 업체'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던 엠씨넥스가 모바일용 카메라를 만들고 여기서 한 단계 더 욕심을 내 자동차용 카메라를 만드는 데 뛰어든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실제로 그 도전 끝에 빛을 본 과정을 살펴보면 기회를 만들어준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저를 그 주머니라는 데 넣어만 주신다면…"

지금의 변덕스런 아베노믹스(엔저 양적완화 공세)도 고통스럽지만, 엠씨넥스가 2006년 차량용 카메라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을 당시 글로벌 악재는 힘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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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나라의 자동차 카메라시장 선점 노력에 밀리는 후발주자로서의 서러운 상황을 버티길 몇 년, 2008년 리먼사태가 터졌다. 아울러 엔캐리트레이드 변동성 국면(초저금리인 엔화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 변화가 커 대응이 어려움) 등 다양한 악재의 연속은 늘 중소기업들을 울렸다.
 
특히 현재 자동차에는 최대 4대정도 카메라가 장착되고 있지만, 고급차의 옵션이던 그 당시에는 수량이 많지 않았다. 초기 사업당시 월 700대에서 1000대 정도를 생산하는, 턱없이 부족한 수요를 올렸다.

또 차량용 카메라의 개발기간은 2년이 넘었으며, 인증기간 역시 길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엠씨넥스가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모비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모비스는 원가조정은 물론, 엠씨넥스와 함께 R&D소스와 여러 프로세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서로 윈윈하자' 엔캐리트레이드 변덕 쓴맛 뒤안길에서 결의

리먼사태가 끝나기 전 엔케리가 터진 점은 현대자동차그룹에게도 정신을 번쩍 들게 할 만한 악재였다. 이는 국산화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외부변동에 대한 원가 변동을 최대한 줄여야 할 필요가 부각됐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은 첫 국산이자 양산승용차인 포니1을 만들면서 부품도 국산으로 조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이력이 있다. 여러 협력업체가 먹고 살 길을 같이 뚫던 정신을 다시 발휘하면서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 상생을 주문, 오랜 투자와 독려를 엠씨넥스에 보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러한 협업은 엠씨넥스를 현재 월 10만~15만개 제품을 생산해 자동차 카메라 시장을 호령하게 만들었다. 약 7년만에 엄청난 변화를 이뤄낸 것이다. 엠씨넥스는 현재 파나소닉, 소니, 후지쯔, 마그나에 이어 글로벌 5위의 차량용 카메라 모듈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현대모비스와 엠씨넥스는 '상생'을 위한 협력을 통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글로벌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노병우 기자  
현대모비스와 엠씨넥스는 '상생'을 위한 협력을 통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글로벌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노병우 기자
현재 엠씨넥스는 차량용 카메라부문 기준 연간 700억원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에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오는 2020년 목표는 전체 매출 1조원 달성이다. 사업 초기 연매출 5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 그 자체다.

이 같은 엠씨넥스의 자신감에는 안전에 대한 글로벌 기조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차량용 후방카메라 법안이 이미 목전에 있는 등 안전 관련 수요가 팽창할 조짐이다. 이에 대한 수혜 또한 작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기만 할까. 현대차그룹의 주요 공략 대상인 미주에서 엠씨넥스가 수혜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 상황에 대해 호사가들은 입을 모아 현대모비스 등에서 늘 협력업체들을 데리고 각종 국제무대를 누빈 상황을 연상한다.

각종 유력 박람회에 현대차그룹의 협력업체들이 부스를 설치하고 국제적인 감각의 바람을 쐴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노력을 일찍이 시작한 것이다. 아베노믹스 국면에서 이들 협력업체들이 그간 갈고 닦은 기술력으로 결초보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