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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카메라 국산 모듈 양산… 마침내 꿈 이루다" 엠씨넥스

[기업탐방] 까다로운 절차, 품질 인증 거쳐…마치 첨단정밀 연구소인양

김병호 기자 기자  2013.04.30 12: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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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대 후반, 험한 운전 솜씨로 이름난 김여사(가명, 서울시 은평구)는 "택시도 버스도 무섭지만 사실 난 내가 제일 무섭다"고 말하는 초보 운전자다. 그런 김여사에게 주차, 특히 후방주차는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또 갑자기 좁은 골목에서 뛰어나오는 아이들도 식은땀을 흘리게 하는 존재다. 하지만 이런 김여사에게 사각지대를 잡아주는 자동차카메라가 생겼다. 이젠 중형차 후진주차도 겁나지 않을 것 같다.

자동차 장비들의 발전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고급 승용차에 적용되던 AVM(어라운드 뷰 모니터), HBA(하이빔 어시스트) 그리고 LDWS(차선이탈경고시스템) 등 기술 집약형 자동차 부품 영역에서 국산화의 업적이 달성되고,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처럼 일반화 문턱에 이르기까지 숨은 주역에는 '강소기업'이 있다. 국내 차량용 카메라 사업 1위, 글로벌 5위 엠씨넥스(MCNEX)는 평탄치 못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엠씨넥스 성장 핵심에는 최근 이슈로 등극한 "협력업체와 사용업체의 돈독한 상생관계"가 존재하고 있어 주목된다.

초기 6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카메라 모듈전문기업으로 벤처신화를 이룬 엠씨넥스는 초기 모바일 사업 중심에서 현대모비스라는 국내 1위 전장부품기업과 협업관계를 형성, 더욱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엠씨넥스는 오는 2020년 1조원 달성 목표로 불철주야 업무에 매진 중이다. 상생을 외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어찌 보면 모범 답안이라 평가되기도 하는 엠씨넥스를 찾았다.

까다로운 차량용, 쉽지 않았지만 '이 악물고…'

김재병 엠씨넥스 전무는 "차량용 제품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제품의 범위를 넓히기는 쉽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아울러 "모바일과 차량용 제품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의 엄청난 기술 공백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투자하고 연구하며 국산화 시키는 것까지 웬만한 중견기업에서도 진행하기 힘든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엠씨넥스는 크린룸에서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조립하기 위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 엠씨넥스  
엠씨넥스는 크린룸에서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조립하기 위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 엠씨넥스
공장이라기보다 연구소란 표현이 어울리는 엠씨넥스 직원들의 작업공간. 아니 연구소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며 그야말로 흡사 첨단을 걷는 반도체 공장 같은 분위기라 자동차 관련 산업은 모두 굴뚝산업 분위기 물씬 풍기는 제조업일 것이라는 자동차 담당 기자로서의 선입견에 금이 갔다. 입구에는 미세먼지 등으로 혹시나 하는 정전기 오작동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과 집진방지복, 모자와 마스크까지 준비돼 있으니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못지않다.

밀폐된 공간의 에어샤워를 마치고 비로소 작업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 옷차림, 이른바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적과 가끔 이를 깨는 기계음만이 맴돌 뿐이다. 휴대폰, 가방 등은 기본적으로 보안을 위해 캐비닛에 넣었다. "작업의 정확성과 중요도는 한 치의 어긋남도 허락하지 않는 전장부품의 특성에서 오는 기본"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여러 번의 품질공정과 조립공정 등을 거쳐야 비로소 차량에 장착되는 작은 카메라부품으로 자리를 잡는다. 이런 삼엄한 현장은 모바일용을 만들던 기본 뼈대에서 자동차에 들어갈 카메라로 그저 한 단계 이동하는 것에 이 업체가 어떤 마음을 갖고 뛰어들었는지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도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조차 늘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 않는가. 특히 납품할 상대가 굴지의 카브랜드들이다 보니, 반도체 못지않은 긴장을 쏟는 이 곳 내부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까다로운 차량용, 물과 온도 내구성까지 갖춰야

김 전무는 "차량용 카메라 전장부품의 기술력은 일반 모바일 등에 들어가는 부품과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즉 "온도와 방수 등은 물론 내구성 또한 월등히 까다로운 절차와 규제가 복잡해 시장진입조차 힘들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협력사 엠씨넥스는 차량용 카메라분야 국내 1위, 세계 5위 생산업체로 국내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 노병우 기자  
현대모비스 협력사 엠씨넥스는 차량용 카메라분야 국내 1위, 세계 5위 생산업체로 국내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 노병우 기자
자동차는 그 종류에 따라 열대부터 극지까지 온갖 상황에 노출된다. 과거 각종 자동차 카메라가 우아한 곳만 돌아다니던 고급 자동차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면, 앞으로 경차 등 각종 환경, 좀 더 과장해 말하면 사막을 달리는 짐차에까지 붙어 버텨낼 각오로 만들어야 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면서 과거 개발을 추진하던 이야기를 되짚던 김 전무는 특히 이렇게 자동차 카메라의 시장 상황 변화, 흐름까지 염두에 두면서 일을 벌여야 했던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현대모비스의 개발 지원 등은 그야말로 '마른땅 한줄기 소낙비'가 되지 않았을까?

현대차그룹 '상생 바람' 국산화 돛달고 '쾌속' 항해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엠씨넥스는 2007년 기아자동차 모하비의 후방카메라를 시작으로 지난해 현대·기아차에 무려 80% 가량의 물량을 공급하며 차량용 카메라 분야 일인자로 우뚝 설 수 있었다.

현재 서울 본사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 법인과 3개 공장 있으며, 글로벌 영업을 위해 중국 심천, 일본 요코하마, 대만 타이베이에 영업소를 두고 있다. 또 올해에는 베트남 법인설립을 통해 모바일 및 차량용 카메라 생산시설 증설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외 41개 기술을 특허 출원, 27개 등록 완료, 14개가 출원중이다.

   현대모비스와 엠씨넥스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차량용 완제품. ⓒ 노병우 기자  
현대모비스와 엠씨넥스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차량용 완제품. ⓒ 노병우 기자
현대모비스가 상생에 대한 협력사의 활로를 뚫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살아있는 증거가 바로 이 엠씨넥스다. 해외 전시회 등에서 부스를 마련, 해외 고객사들과 협력사들의 직거래 기회 등을 열어 해외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엠씨넥스는 지난해 크라이슬러와 계약,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피아트와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지금 이렇게 여러 곳으로 뻗어나가면서 글로벌 카메이커들과 안면을 트고 있으면서도 김 전무는 처음 도움을 준 국내 카메이커와 유관업체들을 각별히 기억한다. "현대모비스가 어려운 상황에서 손을 잡아줘 현재 세계 5위 국내 1위의 생산업체로 자리잡았다. 차량용 카메라 부품을 연구 개발할 당시 현대모비스는 개발비를 지원, 양산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는 김 전무의 말은 21세기 첨단 공장에도 전통적인 의리 관념이 흐름을 방증했다.

현재 엠씨넥스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자고로 여자는 자신을 예뻐해 주는 이를 위해 화장을 하고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죽는다는 고사를 잊지 않고 일하는 첨단 산업 역군들이 있다는 증거다. 현대모비스가 말하는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엠씨넥스의 글로벌 성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