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남 해남군의 한 지역 신문이 해남군 홍보계 비판기사를 4회나 연재했으나 사실관계를 입증할 근거가 모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신문은 당사자인 해남군 홍보계의 반박입장을 전혀 싣지 않은데다 1면 우측 상단에 사설까지 배치하는 파격 편집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남·완도·진도군 소식을 주간지로 발행하는 K신문은 지난 5일자(185호) 1면 '해남 홍보계 제주도는 뭐하러 갔나!', 12일자(186호) '해남 홍보계 제주뱃길 홀대 처음부터 예견했다' '홍보 철학 부재한 해남군 홍보계'라는 제하의 1면 톱 기사를 비롯, 1면 우측 상단에 사설을 실었다.
또 19일자(187호)에서도 1면 톱 기사와 1면 사설을 통해 '시간 지난다고 상처가 저절로 아물까' '땅짚고 개헤엄만치는 해남군 홍보계'라고 지적한데 이어 26일자(188호)에서는 '사안의 본질 외면한 채 자기합리화에 바쁜 해남군 홍보계' '8만 해남군민의 해(海 ) 홍보계가 돼야지'라는 기사로 비판했다.
기사에 근거가 되는 씨월드 고속훼리는 해남우수영과 제주도를 잇는 항로 취항기념으로 해남군민, 해남군 주재기자, 기획취재 언론사 기자, 공무원 등을 초청해 승선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언론사 기자들은 3월29일 8명, 3월30일 7명이 초청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앞선 29일 출발한 지역 언론사 기자 8명과 해남군 홍보계 직원 2명은 제주항에 도착해 씨월드 고속훼리에서 마련한 식당으로 이동,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홍보계 직원 2명은 기자들을 숙소로 안내한 뒤 별도의 숙소로 돌아왔다. 이들은 이튿날 오전 9시 제주항에 모여, 해남으로 돌아왔다.
◆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기사 "감정적 대응?"
4월5일자(185호) 전남 K신문에 실린 해남군 홍보계 비판기사. ⓒ 전남 K신문 |
뉴스 기사는 뉴스 가치에 의해 선택된 사실을 기술한 글로, 육하원칙이 요구하는 내용을 서술해야 한다. 기자 자신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며, 기자 자신의 주관은 오피니언에서 서술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K신문 기사는 사실 관계에 대한 펙트(입증할 수 있는 사실)가 애매모호할 뿐 아니라 상대측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감정적 대응이라는 여론이 높다.
K신문은 지난 5일자 기사에서 언론사 기자 3명의 멘트를 통해 "홍보계 직원들은 제주뱃길 자료 제공이나 브리핑이 없었으며, 숙소에 기자들만 남겨두고 가버려 업무태만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돌아올 때 비어있는 우등석으로 옮겨달라는 말을 해주지 않아 손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역설했다.
K신문은 1주일 뒤인 12일자 기사에서 "홍보계 직원들의 무성의하고 차별적인 태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군정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니셜 처리된 기자의 주장을 보도했다.
특히 "홍보계가 등급을 나눠 기자들을 관리해 일부 기자들이 소외와 홀대를 느꼈으며, 기자들과 어떠한 협의 없이 지원 원칙을 정하는 등 독단적인 태도를 취해왔다"고 보도,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K신문은 4월19일자 1면에서 2주 연속 문제제기에도 불구, 홍보계가 아무런 입장표명이나 문제파악 의지가 없다며, 복지부동 행태가 빈축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26일자 1면 기사에서도 해남군 홍보계가 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채 자기합리화에 바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홍보철학과 기본 개념의 부재에 대한 계속된 지적에 공식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신문 취재기자는 "홍보계가 얼마만큼의 홍보철학과 능력을 갖추고 업무에 임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며 "지역에서 얽키고 설키다보니 차마 기사화하지 못한 부분이 미진하게 전달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씨월드 고속훼리 관계자는 "이번 승선체험 행사는 씨월드 고속훼리에서 주관한 것이며, 해남군 홍보계에 기자들의 의전을 의뢰한 것뿐인데 불협화음이 발생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남군 홍보계 관계자는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해남 우수영~제주항 출항시기와 해남군 유적지 50%할인 사실을 알린 바 있다"며 "K신문 기사에서 홍보계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펙트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협한 부분이 많아 감정적 대응으로 여겨진다"고 맞섰다.
한편 해남군은 최근 기준없이 지출되던 홍보비를 유가부수에 따라 차등적용(지역일간지 7단계, 지역주간신문 3단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