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재 기자 기자 2013.04.29 10:37:12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찾는 일은 이제 집안의 중대사가 됐다. 서울시 한 민간어린이집의 아이들 식사시간 모습. = 이보배 기자 |
최근 정부조사 결과, 어린이집 영유아 학대 사례는 5년 새 두 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달라지는 보육정책에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가슴 쓸어내리는 사건사고에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전국 어린이집 1100곳을 대상으로 합동 기획 지도점검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점검은 보조금 부정수급과 통학차량 미신고 운행 여부 등이 중점 대상이다. 또 맞벌이 등 실수요계층이 어린이집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입소 우선순위와 운영일, 운영시간 준수 여부도 점검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위반사항이 적발된 어린이집에 대해 시설 운영정지와 폐쇄, 원장 자격정지, 보조금 환수 등의 행정처분은 물론, 사법당국 고발을 통해 형사처벌을 받게 하는 등 강력 조치할 방침이다.
◆영유아 10명 중 1명만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정부의 날카로운 지도점검에도 영유아 먹거리 등 보육의 질에 대한 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부모들은 거주 지역 내에서 보다 좋은 어린이집을 찾으려 동분서주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좋은 어린이집 찾기'에 전 가족이 매달리는 형국이다.
지난해 초 정부의 보육통계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 수는 총 4만2527개소. 어린이집은 유형별로 △국공립 △사회복지법인 △법인·단체 △직장 △가정 △부모협동 △민간 등 7개 분야로 나뉜다.
보육교직원 1인당 아동 수는 전체 5.2명으로, △국공립어린이집 6.3명 △사회복지법인 6.명 △법인·단체 6.4명 △민간 6.1명 △가정 3.7명 △부모협동 4.7명 △직장 4.8명을 보이고 있다. 표는 전국 어린이집 대비 보유아동수 현황. ⓒ 통계청 |
세부적으로는 2012년 말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은 2203개로 지난해 대비 87개 늘었고, 총 어린이집 수에서 5.2%를 차지한다. 사회복지법인은 1444개로 지난해 대비 18개 줄어든 3.4%, 법인·단체는 869개로 지난해 보다 1개소 줄어든 2%를 차지했다. 민간어린이집은 1만4440개(34%)로 지난해 보다 306개나 늘었다.
특히, 가정어린이집은 지난해 대비 무려 2213개나 늘어난 2만2935개(52.0%)로 가장 눈에 띄었다. 이외 부모협동어린이집 113개(0.3%), 직장어린이집 523개(1.2%)다.
이들 어린이집이 수용할 수 있는 아동 수는 총 172만1917명으로, 지난해 말 기준 비중은 국공립어린이집 9.5%, 사회복지법인 8.2%, 법인·단체 2%, 민간 52.6%, 가정 23.7%, 부모협동 0.2%, 직장 2.2%다. 이용률은 총 86.4%로, 지난해 83.2%에서 증가했다.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인 보육교직원 1인당 아동 수는 전체 5.2명으로, △국공립어린이집 6.3명 △사회복지법인 6.명 △법인·단체 6.4명 △민간 6.1명 △가정 3.7명 △부모협동 4.7명 △직장 4.8명이다.
어린이집 수와 이용 아동 수는 매년 증가해 5년 새 각각 2.6배와 2배 이상 증가했다. 민간과 가정어린이집에서 보육서비스 공급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지난 1998년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어린이집 시설기준 완화 및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표는 전국 어린이집수 현황. ⓒ 통계청 |
보건복지부는 향후 보육료 지원 확대로 어린이집 이용 아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을 예상, 국공립어린이집의 지속적인 확충과 우수 민간어린이집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한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역별 쏠림 현상, 직장어린이집 '심각'
상황은 이렇지만, 인구수와 가구수를 감안하더라도 전국어린이집은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어린이집과 가정·민간어린이집 간 차이도 눈에 띈다.
보건복지부 '2012년 보육통계'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서울만 보더라도 유형별 어린이집의 편중은 명확히 알 수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의 수는 물론, 가정과 민간어린이집도 해당 구에 따라 차이는 확연하다.
25개 구 중 국공립어린이집이 가장 많은 구는 강남구로, 41개가 운영되고 있다. 강남구는 이외 가정어린이집 78개, 민간어린이집은 71개가 있다. 기업이 밀집돼 있기 때문인지 직장어린이집도 서초구와 함께 가장 많은 17개를 꾸리고 있다.
반면, 종로구는 국공립어린이집 25개, 가정어린이집 8개, 민간어린이집은 20개에 불과하다. 중랑구는 국공립어린이집 24개로 종로구와 비슷하지만, 가정어린이집 124개, 민간어린이집 117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정어린이집만 비교한다면 노원구가 431개로 가장 많았고, 민간어린이집은 은평구가 202개로 가장 많다.
전국어린이집은 여전히 수도권,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어린이집과 가정·민간어린이집 간 차이도 눈에 띈다. 표는 서울지역 내 어린이집 현황. ⓒ 보건복지부 |
현행 영유아보육법은 상시 여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상시 근로자가 500명 이상이면 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전국 919곳 중 236곳이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이유는 '이행 추진 중'이 28%로 가장 많았고, '보육수요 부족'과 '장소 미확보', '예산 부족' 순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어긴 사업장을 6개월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이행 여부를 해마다 점검할 계획이지만, 처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새나오고 있다.
한편, 경기도의 경우 유형별 시와 군을 포함해 총 1만2869개가 운영되는 가운데 서울보다 국공립어린이집은 부족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수원시는 42만세대 115만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국공립어린이집은 29개로, 5만명의 강남구 대비 국공립어린이집은 12개나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광역시와 주요 도시별 국공립어린이집 수도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